건프라배틀의 극심한 세대차이 동영상의 찬미

취미에서조차 시대에 뒤처지면 정말로 슬프지요.

이번주 건담빌드다이버즈 6화의 내용은 리쿠 포스의 새로운 멤버인 코이치(KO-1)의 영입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때 전세계 8위의 뛰어난 빌더이자 파이터였던 코이치가 4년전 건프라배틀을 그만둔 이유는 살짝 뭉클하며 더더욱 와닿는데, 누구처럼 "너 재능없어"라고 갈굼당한 것도 아니고 그저 시대, 유행에 뒤쳐져 같은 팀의 친구들이 전부 다 그만둬 혼자 남겨졌기 때문이란 것.

과거의 건프라배틀은 전작들처럼 건프라를 직접 움직여 싸우는 GBD(건프라듀얼)의 형식으로 코이치도 당시 동료들과 세계대회 우승을 노리며 열정적으로 활약했으나 가상세계의 배틀로 바뀐 GBN(건프라넥서스)가 도입되면서 GBD는 사장되었으며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고 외톨이가 된 코이치는 방구석 니트가 될정도로 극심하게 방황하였답니다. 이때 떠난 이들 중에는 최종보스 후보(!)인 츠카사의 모습도 있었구요.

마 극중에서야 리쿠와 친구들의 본심을 깨닫고 코이치도 갱생에 성공하여 포스의 일원이 되지만, 참 현실에서 즐겁게 놀자는 그 취미에서마저 뒤처졌을 때의 그 우울한 기분은 저도 너무 잘 알지요. 자랑할건 아니지만 저도 20세기 오락실이 잘 나갈 적에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항상 철권2, 킹오파, 던전앤드래곤, 메탈슬러그 등 즐겨하던 오락실이 갑자기 PC방으로 바뀌었을 때의 그 순간적인 허탈한 기분은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극중에서도 가상현실인 넥서스가 도입되면서 그만둬버린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극심한 부적응과 갈등이 생겨났으며, 지난화에서 "이딴 세계는 다 멸망해버려"라고 저주를 건 츠카사의 경우 이런 악감정이 극대화된걸까나요. 나중의 최종전에서 "너희들의 GBN도 기업 입맛에 따라 GBD처럼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을걸?" 이런 식으로 정신공격을 하는 그런 연출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래저래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8/05/09 09:39 # 답글

    역시 어른이 되면 취미가 다들 딴 것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씁쓸하게도 한국의 막장 주말, 저녁 연속극에 질려서 애니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더군요. 아니면 애 아빠가 되거나 엄마가 되면서 아이들 때문에 다시 애니에 입문하는 사람도 많은데 말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런 이유 때문에 (여자애들 좀 돌볼 일이 있어서...) 시크릿 쥬쥬를 전편 다 시청해버린 적도 있습니다.

    본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슬슬 이제 마기라는 저 근육 떡대의 진짜 모습이 밝혀질 때가 온 것 같군요. 나나세 나나미씨... 건담 이름 외우는게 힘들어서 산소건담 운운하시던데... 설마 다 그거 거짓말이죠? 그렇죠?

    오빠, 나나미 코이치의 저런 모습을 보고 충격먹어 일부러 오빠 취미를 알기위해 건담샵에서 알바뛰는 거 맞죠? 그렇죠? 이제 슬슬 진실을 발혀주실때가 되었는... "이거 놔! 너희들 뭐 하는 놈들.. 웁ㅇ룹우우ㅜ웅문움ㄴ라문리ㅏ......." (어디론가 끌려간다.)
  • 존다리안 2018/05/08 21:24 # 답글

    근데 그게 과거 취미의 연장선상이라면 괜찮을
    텐데...
    전차프라 조립하던 사람이 월탱,워썬더에 뛰어드는 셈이랄까...
  • ChristopherK 2018/05/08 21:42 # 답글

    그와중에 등장하는 가장 성공한 커플..
  • 나이브스 2018/05/08 22:04 # 답글

    뭐랄까 이것이 시대인가... 싶은
  • 듀라한 2018/05/08 23:22 # 답글

    하지만 한번 싸울때마다 부서져서 수리나 제작해야하는 배틀과 달리 온라인은 그런 유지 보수 비용은 안들어가니 시대의 흐름이 그쪽으로 갈 수 밖에 없을수도 있어요
  • Shishioh 2018/05/09 03:09 # 답글

    부숴지지도 않으니.... 긴장감은 더떨어졌>>
  • Wish 2018/05/09 07:52 # 답글

    오늘의 나는 아수라조차 능가하는 존재다!

    라는 대사는 더블오의 그라함...ㅇ<-<
  • 엑스트라 2018/05/09 12:01 # 답글

    제대로 현실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거기로 가고...... 분명 이 갈등이 클라이맥스가 될지도..,
  • 무명병사 2018/05/09 17:47 # 답글

    그래도 GBD는 건프라의 완성도가 캐릭터 성능에 좌우되지는 않을테니 말입니다.

    물론 양학꾼이나 해킹꾼들이나 비매너 플레이가 없을 때 이야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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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