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키스 10화 - 조용하고 절망적인 세계 동영상의 찬미

이건 뭐 차라리 에바의 NERV가 인권단체로 보일 정도입니다.

이번에도 전투는 양념이고 스토리 전개가 주가 되는 '달링 인 더 프랑키스' 10화의 주연은 조로메입니다. 앞서 '아비지'들의 대화나 조로메의 시점에서 보는 도시에서의 하루로 패러사이트들의 사회적인 위치와 인식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데요.

먼저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존재, 이래귤러, 구시대의 유물 취급받는다는 점. 여기저기서 다양한 기체를 끌어온 13부대의 개성이 발현되어 성과를 내지만 002를 이끌기 위한 부수적인 존재로 차후에 '조정'이 필요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그들을 달래기 위해서 포상으로 훈장을 수여하고 말로는 번드르르하게 찬사를 늘어놓지만 조로메가 악수를 청하자 아무말도 없이 무시하고 가버리는 차가운 모습도 동시에 보여줍니다.

수여식이 끝나고 혼자 돌다 길을 잃은 조로메는 한 어른 여성에게 도움을 받는데 조로메가 앉기 전 살균처리를 확실하게 하며, 또 일단 음료수와 간식을 주지만 어른여성 자신은 미각에 미련을 버린지 오래 되었다고. 또 구시대의 관습으로 일단 남녀 파트너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 남자쪽은 캡슐안에서 뇌내마약을 분비받아 연명하고 있으며 대화를 나눈지 오래되어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고, 그때문에 조로메와 너무 대화를 많이 나눠 쓰러지기도 하구요.

그래도 "너희다 우리를 지켜주는거잖니"라는 말에 기운을 차린 조로메가 "언젠가 저도 어른이 되면…"이라고 말하자 웃으며 "그런건 절대로 불가능하잖아?"라고 부정당하고, 또 들이닥친 검역관들에게 귀찮은 세균덩어리, 불쌍한 피해자 녀석들 취급받는걸 보면 아이들은 도시방위와 규룡퇴치만을 위해 제조되었으며 아마 죽을 때까지 싸워야만 하고 목적이 달성되면 방역처리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짓말 안보태고 이 시대의 설정에 비하면 그래도 아직 21세기로 인권이 남아있는 써드임팩트 이전의 에바의 NERV가 훨씬 더 나아보이는데. 거긴 적어도 파일럿이 싫다 그러면 그만둘 자유라도 있었으니까요 참말로. 마지막에 송곳니가 훨씬 더 자란듯한 제로투의 모습도 그렇고 차분하고 평온한 어조로 암울하고 절망적인 편린을 보여주는 불안불안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얼마전 폼만 잡고 간 그 나기사 카오루 짝퉁같은 금발군도 슬슬 나올때 되지 않았나 여기며,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레이오트 2018/03/18 09:06 # 답글

    비슷한 류의 작품인 시도니아의 기사와 비교해도 절망적이고 암울하군요.
  • 존다리안 2018/03/18 09:41 # 답글

    에반게리온 독소의 원조 제작사 후계자 답군요.
  • 로그온티어 2018/03/18 12:51 # 답글

    세계관이 부정적인 건 상관없는데 세대갈등
    속에서 탄생한 젊은이들의 피해의식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네요. 자극적 소재에 비해 강렬함과 깔쌈함을 위해 다채롭게 조명하려는 생각도 없는 것 같고.
  • 무지개빛 미카 2018/03/18 13:14 # 답글

    그래도 뇌와 척추만 남아 어디선가 유리관에 담겨 행복하다는 뇌내망상을 하는 것 보다는 나아보이는군요.

    아니면 그 유명한 망한애니로 길이길이 회자되는 '우주를 달리는 소녀'에서 나오는 소위 1평짜리 시간과 정신의 방(...그냥 재가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이 생각나네요. 그 방안에 들어가면 뭐든지 다 만족할 수 있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그런데 밖에서 보면 완전히 공동묘지....
  • 산오리 2018/03/18 17:14 # 답글

    뭐, 멀리도 아니도 백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양반,평민(상놈), 천민(머슴)이라는 계급이 우리 주변에도 있었습니다.
    사실 어르신들 중에서도 아직도 그 개념 속에 계신 분들도 많아서 사실상 현재 진행형이죠.

    아이콘용 이미지의 할머니(?)의 목소리는 아마도 (확인은 안 해 봤지만) 17세교 교주님 베르단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잔인한 말씀 하시니까 효과 2배는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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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