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조립식'에 본드질하며 만들던 추억 로봇의 세계

여기에 공감해주신다면 그야말로 아재확정…이겠지요 ㅠ

윗짤은 제가 몇년전에 만들었던 구판 1/144 조고크, 그리고 밑은 '나는 친구가 적다'의 히라사카 요미 글에 칸토쿠가 일러를 맡은 라노베 신간 '여동생만 있으면 돼' 7권의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 이츠키의 친구와 지인들이 3대3 소개팅을 하는데, 남성사이드에 참여한 이츠키의 여동생 치히로 양이 자신의 취미가 건프라라는 것을 밝히자 남자들이 공감대를 느끼고 기뻐하며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는데 마지막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카이즈: "그런 얘기라면야 건프라 20년 경력의 나를 빼면 안되지!"


치히로: "아, 저도 알아요. 그때 건프라는 접착제를 사용했었지요?"


카이즈: "…자네가 보기에 30대 후반인 나는 노인네로 보이겠지만, 20년전 건프라도 접착제는 안썼다고?"




접착제를 쓰던 예전 건프라에 대한 대화가 옛 추억을 불러오더라. 제 경우에도 8X년 때부터 건프라를 시작했으며 그때는 보통 '조립식'이라고 부르곤 했지요. 요즘에야 건프라를 비롯해 코토부키야 등 취미 계열 프라는 스냅킷인게 거의 기본사항이지만 한때는 로봇 프라모델에도 접착제가 들어있어서 손에 잔뜩 묻히고 온집안에 본드 냄새 풍기면서 로보트 만드는게 낯설지 않았습니다. 또 동봉한 접착제 다 떨어지면 누런 돼지본드로 대신하던 기억도 나구요.

접착제로 만든 건프라, 하면 역시 제일 먼저 생각나는데 아카데미 1/100 ZZ건담. 3단 변신합체를 완전실현한 지금 봐도 놀라운 제품이지만 조립난이도가 꽤나 높아서 본드 덕지덕지 묻혀가며 3번이나 만들었고, 마찬가지로 1/100 Z건담도 변형이 가능하지만 구조가 취약하여 결국은 조립실패하여 돈만 날린 아픔이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1/100 건담 마크2는 얼마나 튼튼한 명품이었던가. 그외 아카데미 드라고나와 가리안 시리즈도 본드 냄새 풍기면서 열심히 만들었었지요 넵.


처음으로 만든 반다이 정품 스냅킷 1/100 HG V2건담의 품질에 감동받았던 학창시절이 그리~워라? 접착제와 수성데칼이 일상적이던 쌍팔년도 시절의 건프라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성탄절 연휴에도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몬토 2017/12/23 12:11 # 답글

    저도 어렸을때 오공본드에 동봉 접착제 사용해서 프라만든 기억이 있는데... 제가 아재라니!!!
  • 시로 2017/12/23 12:48 # 답글

    있어요. 아카데미 드라고나 1호기 내부프레임에 콕핏블록(내부구현은 안됀 원톡모듈...)있는 고급모델 만들때 본드와 더불어 나사도 박아돌리고 하던걸 처음 경험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사박고 조이고 하는건 요즘 mg급 이상도 하는 모양이던데...

    나 30대인데 접착제쓴 기억이 있는데 한국이라 일본보다 스냅키트 보급이 늦어서인가....??
  • Rudvica 2017/12/23 14:08 # 답글

    본드는 건담보다 아미맨 만들때 무진장 썼더랬지요...
    동네에 제품 수량이 많지 않다보니 만들어 모은 아미맨으로 디오라마 구성하다 보면
    WW2 당시 독일군과 미군의 혼성부대(?!)가 나오는 상황이 흔했던...
  • 마야카 2017/12/23 16:40 # 답글

    반다이 건담만 조립해봤다가 LED Mirage를 조립하려고하는데 아무리 봐도 꼽는곳이 안보여서 당황한 적이 있죠..
  • 魔神皇帝 2017/12/23 16:45 # 답글

    동봉 접착제가 모자라서 치약처럼 끝까지 쭉쭉 펴서 쓴 적도 있었고...
    오공본드 썼더니 프라가 녹아서 못쓰게 된 적도 있었습니다.(먼산)
  • 무명병사 2017/12/23 17:25 # 답글

    옛날엔 프라에 본드쓰는 게 당연했는데 말입니다(...).
  • tarepapa 2017/12/23 19:38 # 답글

    본드로 붙여놓고 마르는걸 못 기다리고 움직이다가 떨어져서 또 붙이고 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 Shishioh 2017/12/23 20:20 # 답글

    옛날 아카데미였나 타카라였나.... 실제 대야에 물떠놓고 잠수까지 되는 U보트(로 기억나는) 보여주는 동네 문방구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뽐뿌받아서 부모님에게 과학교제 명목으로 구입성공!
    메뉴얼 대로 만들었으나... 건담 프라모델 만들던 실력으로는 역부족 이었어서 본드 덕지덕지에 배선도 재대로 되었는지 기억안남.

    대야에 물받고 올려놓자 옅은 무지개색 기름+본드의 찌꺼기들들을 수면에 떠올리며 침수
    보글보글 그대로 가라앉았던.... 기억이 납니다..

  • windxellos 2017/12/23 22:24 # 답글

    아카데미 (복제품) 건담들은 참... 변신분리합체하는 기믹을 재현해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구도가 너무했었죠. 제타는 그 길고 무거운 다리를 조그마한 핀 부품 하나로 지탱하는 터라 갖고놀다 보면 안 망가지는게 이상한 수준이었고, 더블제타는 위가 큼지막한데 발이 너무 작아서 세우기도 좀 힘들었고; 갖고놀기에는 역시 땡땡하고 튼튼한 마크투가 제일 좋았지 싶습니다.
  • 나이브스 2017/12/24 03:22 # 답글

    아카데미거 많이 만들면서 그 본드 냄세 많이 맡았죠.
  • 포스21 2017/12/24 09:57 # 답글

    본드라.... 아카데미제 칸담을 조금 만들긴 했지만 그때는 얼마 안해서 본드는 그닥 많이는 안쓴거 같네요. 오히려 나이먹고 30도 훌쩍 넘어서 다시 건프라 취미가 부활하는 바람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_-; 품질은 좋아졌지만 당연히 가격도 천양지차라...

    근데 어렴풋한 기억으론 그때 본드는 잘 붙지도 않았던거 같은데요? 제대로 안붙어서 짜증 났던 기억만 남아 있는 걸 봐선...
  • 무지개빛 미카 2017/12/24 14:00 # 답글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아직도 밀리터리 프라는 본드 없이는 암 것도 못합니다. 건프라 본드질도 사실 알고보면 지금의 HG품질이라고 해도 좀 필요한데가 많죠....

    그리고 저 시절의 본드칠 하는 프라, 아직도 팝니다. 건담 구판의 함선 류나 비행기 류 사면 본드칠 많이해야 합니다. 특히 구판 미데아 조립할 때 진짜 건프라 본드칠을 책보고, 유튜브보고 따라했던터라 기억에 남네요.
  • 알트아이젠 2017/12/24 23:00 # 답글

    건담은 본드 쓴 적은 없지만, 비행기 프라모델 만들때 본드 쓴 기억이 나네요.
  • 위장효과 2017/12/27 10:05 # 답글

    당시 악화데미 건담 시리즈의 퀄은 막투=제타플러스(1/144였지만. 오히려 HGUC보다 더 나았...)>>>>>더블제타>>>>제타라고 매기고 싶지 말임다. 더블제타는 그 떡대 재현해준건 좋은데 삼단합체시키면 흐느적거리고 발은 작고, 제타는 Windxellos님 말대로 그 작은 핀 부품 하나가지고 지탱해야 하는데 이걸 본드로 고정하다가 녹아버리는 바람에 고관절무혈성괴사골절환자꼴이 되어버렸고. 그러니 탄탄한 마크투라든가 같은 변형기믹을 가지고 있지만 변형도 잘되고 안정감에서는 제타따위 멀리 뒤에 던져버릴 제타플러스가 갑이었죠(그리고 덤으로 백식).
    악화제타만의 문제였는지는 모르겠는데 막투나 더블제타와 달리 제타는 손가락 관절의 상태도 시망이라서 너무 잘 부러졌고요=>제타에서 하도 데었다가 막투를 만들었을때...뭐야 이거!!!! 싶을 정도

    그래서 문방구에서는 일반적인 프라박스에 들어가던 것보다는 좀 더 큰 튜브에 들어있는 프라용 본드도 팔았는데(없으면 그노무 돼지본드...) 처음으로 악화가 타미야짝퉁 유리병에 들어있는 본드를 출시했을 때는 그야말로 하늘을 날아갈 거 같은 기분이었지 말임다.

    그때는 정말 건프라나 밀리프라나 별 차이 없이 본드질하다 머리아파 고생하는 그런 시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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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