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마스크도 학력차별, 갑질을 하냐 동영상의 찬미

뭐 타이거 마스크 특허 딴 것도 아니고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요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토에이의 '타이거 마스크W'에 대하여. 20세기 프로레슬링물의 전설적인 작품인 '타이거 마스크'의 (2세 건너뛴) 정통 후속편으로 지난 10월부터 방영되어 전 3쿨 37화로 다음주 완결을 앞두고 있는데요. 자신들의 스승이며 아버지인 노장선수 후지이 다이스케를 잔인하게 쓰러뜨린 악의 조직 호랑이굴에 맞서는 두 명의 타이거 마스크- 이즈마 나오토와 후지이 타쿠마의 더블 주인공들의 활약을 그리며 저도 추억 떠올리며 불타오르고 재밌게 봤습니다.

이 최신작 W도 그렇고 타이거 마스크 전 시리즈를 아우르는 악의 조직이 토라노아나, 호랑이굴. 모 서점의 어원이 되기도 한 이 악역집단은 전세계에 뿌리뻗은 어둠의 격투기집단이며, 깊은 산속 비밀기지에서 모국 특수부대 뺨치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간병기급 레슬러를 양성해 세계 각지에 파견하여 벨트를 따고 막대한 상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 절대적인 규칙이 어느 단체의 어느 시합이든 수입의 50%는 무조건 상납해야 하며 어길시 피의 제재가 가해진다구요.

주인공들도 대부분 이 호랑이굴에서 어둠의 살인기술을 익힌 최종 병기가 되었으나,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기에 조직을 이탈해 호랑이굴의 자객들과 대대로 사투를 벌여왔지요. 그 주역들의 간단한 면면은 아래와 같습니다.







● 초대 타이거 마스크 (in '타이거마스크')

- 본명: 다테 나오토

- 위장 직업: 부잣집 졸부(?)

- 호랑이굴 정식졸업생, 성골.

- 호랑이굴과의 관계: 최악 중의 최악. 호랑이굴을 졸업하기는 했으나, 수입 50%를 상납하는 철의 규칙을 어기고 전액을 자신이 자란 고아원에 후원함에 따라 배신자로 낙인찍혀 자객들과 대결한다. 그러나 반칙기와 정통 기술을 섞어 그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급기야 호랑이굴의 총두목인 최강자 타이거 더 그레이트에게도 승리하여 조직을 완전히 괴멸시킨다. 엔딩은 각각 다른데 만화판은 교통사고로 사망, TV판은 외국으로 떠나 행방불명되며 국내 해적판 만화에서는 군대 갔다.(……)







● 타이거 마스크 2세 (in '타이거 마스크 2세': W와 이어지지 않는 패러랠 작품 )

- 본명: 아쿠 타츠오

- 위장 직업: 신문 기자

- 호랑이굴 정식졸업생, 성골.

- 호랑이굴과의 관계: TV판에서 사망한 1세가 지원한 고아원 출신으로 자신이 그 뜻을 이은 타이거 마스크로 거듭난다. 이 때의 호랑이굴은 우주프로레슬링 연맹에 인수되어 부활했으며 타츠오도 여기 출신. 2세도 처음에는 호랑이굴과 별 악연이 없었으나, 일본프로레슬링을 장악하려는 마수에 맞서 조직과 대립하게 되며 차례차례 자객들과 사투를 벌이게 되고 새로운 악의 총수인 중동의 석유왕 핫산과 최후의 대결에서 승리하였다.






● 타이거 마스크 (in '타이거 마스크 W')

- 본명: 아즈마 나오토

- 위장 직업: 바이크 전문점 직원(추정)

- 호랑이굴 출신 아님, 6두품(?)

- 호랑이굴과의 관계: 유일하게 호랑이굴에 가지 않은 타이거마스크. 신인 시절 자신이 소속된 지방구 프로레슬링의 사장인 후지이 다이스케를 잔혹하게 처단한 GWM(호랑이굴)의 레슬러 2대 옐로데빌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1대의 전설을 계승하여 새로운 호랑이가 되었다. 한때 호랑이굴 출신이었으나 1대와 우정을 쌓은 타카오카 켄타로(1대 옐로 데빌)에게 수련을 받아 원조 1대에 버김가는 실력을 지녔으며, 어쨌든 호랑이굴 급의 강도높은 훈련을 받기는 했지만 정식졸업생은 아닌 셈.






● 타이거 더 다크 (in '타이거마스크 W')

- 본명: 후지이 타쿠마

- 위장 직업: 없음.

- 호랑이굴 정식졸업생, 성골.

- 호랑이굴과의 관계: 나오토와 마찬가지로 지방구 소속 신인레슬러였으며 사장인 후지이 다이스케의 아들. 타쿠마 역시 아버지를 폐인으로 만든 2대 옐로데빌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자청하여 호랑이굴에 들어가 조직을 내부에서 무너뜨릴 목적으로 검은 호랑이 타이거 더 다크가 되었다. 그 와중에 타이거마스크(나오토)와도 서로 모르고 대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마침내 원수인 더 서드와 승부하게 되지만 패배, 조직에도 축출되었다가 피나는 재활로 부활해 링에 오르게 된다.








● 타이거 더 그레이트 (in '타이거 마스크', '타이거 마스크 W')

- 파워, 스피드, 기술을 겸비한 조직의 총두목, 최종보스. 초대 그레이트는 1대 타이거 마스크와의 시합에서 사망하였으며, 그 손자는 처음에는 옐로데빌의 가면을 쓰고 시합을 벌이다 나중에 정식으로 그 이름을 계승하여 타이거 더 그레이트 더 서드가 되었다. W에서도 세계관 통틀어 독보적인 최강의 챔피언으로 후지이 다이스케를 하반신 불구로 만든 것도 모잘라 그 아들인 타이거 더 다크마저도 병원 신세를 지게 만드는 인간병기.

- 그외 빅타이거, 킹타이거, 타이거 더 블랙의 3명의 호랑이 복면 레슬러들이 더 있으며 그레이트와 함께 4천왕을 이루고 있다.







즉 출신성분을 표로 정리하면 W의 타이거 마스크인 아즈마 나오토는 유일하게 호랑이굴에서 가면을 받지 않은 어디까지나 '자칭', 소위 까락(?)인 타이거 마스크인 셈이지요. 정확히는 2세도 타이거 마스크스를 쓴건 졸업 이후지만 이건 패러랠월드가 되었으니 넘어가구요. 딱히 호랑이 복면에 저작권 있는 것도 아니니 괜찮다 싶었지만….









요즘 한창 진행 중인 신일본프로레슬링과 GMW의 조직의 운명을 건 시합 '파이널워즈'의 태그매치 중 한 장면입니다. 스승의 원수를 갚고자 덤비는 타이거 마스크=나오토였지만 더 서드는 그의 정체에 대해 지적하며, "네가 그 가면을 쓸 자격은 없다! 호랑이굴의 이름으로 그 가면을 박탈한다!!"라면서 시합 중에 그 가면을 찢어버립니다. 이게 마스크를 건 정식 매치도 아니고 다짜고짜 저질렀으니 복면레슬러 시합에서는 대단히 심한 짓이었지요 이게.

보면서 참 최종보스답지 않게 참 드럽다 치사하다 느낀게 호랑이굴이 타이거 마스크 특허 딴 것도 아니고 말마따나 꼬우면 저작권 협회에 상품권 등록이라도 해놓던가. 앞서 1대 타이거 마스크에게 조직이 개박살이 났으니 그 이름을 쓰는 나오토가 맘에 안드는건 알겠지만 사전협의도 없이 저러는건 쪼잔하고 갑질한다 싶었습니다. 다음화 예고에서 나오토가 다크의 복면을 빌려쓰고 설욕전을 벌일 듯 하니 다행이지만요.


이하 추억을 떠올리며 보는 '타이거 마스크 W'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실제 일본 프로레슬링에서도 활약 중인 타이거 마스크 선수분들도 알고 보면 다 호랑이굴에 미리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는걸까도 갸우뚱하게 되면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Megane 2017/06/21 15:31 # 답글

    저작권료와 더불어 판권, 사용료 등등 전부 지불해도 왠지 안 될거 같습니다만.ㅋㅋㅋㅋㅋ
  • 존다리안 2017/06/21 16:13 # 답글

    호랑이굴은 의외로 악의 조직 치고는 이것저것 규정 같은 걸 중시하는 것 같은데 왜 저작권법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을까요?
    저작권을 갖기만 해도 저걸 쓰고 올라오는 주인공을 고소해서 쫓아낼 수도 있을 텐데...
  • KittyHawk 2017/06/21 16:47 # 답글

    힘을 중시하는 세계인 이상 충분히 납득할만한 강함을 갖고 있다면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는 성향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지네요.
  • rumic71 2017/06/21 16:51 # 답글

    칠팔십년대에는 실제 무대에서도 저런 비슷한 설정이 많았더랬죠.
  • 트릭스터 2017/06/21 17:31 # 답글

    근데 저거 사망플래그 아닌가요? 저런 주인공이 혈통아니라고 무시당하다가 나중에 본가를 위해 희생하고 죽은 후에서야 혈통으로 인정받는 전개를 숱하게 본 것 같은데
  • 무지개빛 미카 2017/06/21 17:59 # 답글

    일본의 각종 협회, 파벌 같은 것에는 출신성분을 무진장 따집니다.

    당장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에서도 서울대, 연고대 따지는 것이 당연히 여기던 시절이 있었고, 연예계도 방송국, 소속사 간의 파벌알력이 심했습니다. 하물며 무려 프로레슬링에서 복면레슬러에게 있어 자기 파벌도 아닌 사람이 자기 파벌의 상징을 쓰고 있으니 파벌, 즉 호랑이 굴의 자객들이나 호랑이 굴의 처단자들이 보기에는 "저 가짜놈을 해치워라"급이었으니까요
  • 포스21 2017/06/21 19:18 # 답글

    후후 현실도 타이거마스크들은 모두 토라노아나에서 주최하는 타이거마스크 인증 시험 (-_-) 같은 걸 통과해야 마스크를 쓸수 있는게 아닐까요?
  • 이굴루운영팀 2017/06/21 19:24 # 답글

    어디에선 초대가 타이거 더 그레이트랑 싸우다가 가면이 벗겨지자
    호랑이굴에서 배운 모든 걸 돌려주마라며 반칙기를 다 퍼부어서 죽여버리고 행방불명 되는 엔딩이 있었던 기억이..
  • 쿠로코아 2017/06/21 19:40 # 답글

    비겁하게 저작권을...
  • 나인테일 2017/06/21 22:43 # 답글

    이거 무슨 디X니도 아니고 판권이 아주 깡패로세(....)
  • 루돌프 2017/06/21 23:48 # 답글

    예고를 보니 빌려쓰는 것이 아니라 반반으로 해서 右 타이거 마스크 가면(나오토), 左 타이거 더 다크 가면(타쿠마) 입니다.
    마지막 컷의 오른쪽 귀가 노란색이고, 예고 영상에서의 눈도 나오토의 파란색 눈이지요.
    다음이 마지막회일 것 같은데 기대 되는군요.
    타이거 더 그레이트 서드의 가면도 벗겨질 것 같고, 차라리 이대로 2세처럼 우주프로레슬링 연맹이 등장한다든가…
  • 타이거 2017/07/14 15:34 # 삭제 답글

    45년전에 즐겨보았던 타이거 마스크를 우연히 이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이렇게 시대가 변하면서 계속 타이거 마스크가 나왔다는 것에 놀라고, 이렇게 분석적으로 글을 쓰시는 분이 있을 정도로 계속 이 만화주제가 사랑받고 있어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웠습니다. 국민학교 시절에 타이거마스크는 황금박쥐, 베트맨, 왕거미 (스파이더맨) 에 버금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만화였고,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영웅과 같은 인물 소재였습니다. 호랑이굴 이라는 단체도 특이한 소재였고. 쓰신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글을 읽으면서 귓가에 주제가가 들여오는 군요.. '거칠은 사각의 정글 속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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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