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0년대 나치미소녀 장교 만화 화예술의 전당

오잉 45년전 국내에 이런 작품이?



요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최근 부천만화박물관에서 처음 접하게 된 국내고전순정만화 '속죄'입니다. 초창기 한국순정만화의 거장 중 한분인 장은주 선생님이 1971년에 낸 작품으로 2차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20세기 중반 유럽 모처에 살던 금발소녀 써니의 짧은 삶을 그린 만화인데요. 일단 프롤로그부터가 결말을 보여주며 파도가 몰아치는 교도소의 독방에서 사형이 확정되어 형집행일만을 기다리며 후회로 가득차 눈물로 지새우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직 철이 없던 10대 시절 그냥 '군복이 예뻐서'라는 이유로 독일군을 동경하던 소녀 써니는 정말 소원대로 독일군에 입대해 나치의 여장교가 되며 맹활약하게 됩니다. 근데 나치가 하던 일이 역사속 딱 그대로라서 써니는 유럽 곳곳에 숨은 유대인들을 적발해 수용소로 보내버리는 임무를 맡았으며 그 과정으로 본인은 미처 몰랐다지만 한때 그녀의 첫사랑인 청년 아돌프(…)의 일가이며 써니를 돌봐주었던 유대인 집안을 아주 산산조각 박살을 내버리지요.

애초에 미쳐돌아가는 시대였으며 역시 반세뇌되어 열성적으로 활동하던 써니는 점차 자신이 택한 길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지만 이미 저지른 죄가 깊어 되돌리기에는 늦었고, 결국 전쟁이 끝난뒤 전범으로 수감되어 사형을 선고받고 이때 간신히 살아남아 신부가 된 아돌프와 재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뇌우치고, 다만 영화 '밀양'에서 다룬 것처럼 이건 가해자의 자기만족일뿐 피해자들에게는 끝끝내 용서받을 길이 없음도 깊이 새기며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엔딩이었으니 참.

마 지금껏 봐온 순정만화 중에 2차대전을 무대로 한 작품도 몇몇 있었지만 주인공부터가 아예 나치 전범으로 대놓고 악역으로 나오는 만화는 또 첨 봤습니다. 생김새야 전형적인 고전 미소녀 화풍인데 하는 짓은 캔디캔디의 악역 이라이자같은 풋사과는 명함도 못내밀 수준이었는지라. 70년대 국내에 이런 소재의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게 놀라웠으며 요 소재는 조금만 다듬으면 지금도 충분히 먹히지 않을까 싶어요.뭐 절절한 사랑의 기적 그딴거 없고 얄짤없이 사형으로 끝나는 결말도 괜찮았구요 진짜로.


이하 45년전 국내의 나치금발미소녀 장교만화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분의 다른 작품도 조금 더 찾아보고자 하며,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잉붕어 2016/10/10 13:11 # 답글

    옛날에 이런 물건이 있었군요. 상당히 놀랐습니다.
  • Wish 2016/10/10 13:43 # 답글

    이...이건 대체...!!

    우리나라 만화 역사에 나치전범울 소재로한 만화가 있을줄이야...

    내용이 궁금하네요;;
  • 무명병사 2016/10/10 13:55 # 답글

    우리나라에도 이런 만화가 있었다니 놀랍군요. 이건 재판 안되려나...
  • 피그말리온 2016/10/10 14:13 # 답글

    머릿말도 그렇고 하는 대사도 그렇고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한데 기독교에서 시작해 나치 전범의 얘기까지 간게 놀랍네요.
  • 효도하자 2016/10/10 14:19 # 답글

    놀랍내요. 엔딩도 발암냄새 안나는것 같고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 존다리안 2016/10/10 14:29 # 답글

    그런데 "여장교"라면서 소녀라는 게 이상하기도 하고... 나치 소년단이었나?
  • 자이드 2016/10/10 14:41 # 답글

    왠지모르게 아돌프에게 고함이 떠오르는군요
  • 총통 R 레이퍼 2016/10/10 14:53 # 답글

    이건...엄청나군...
  • 슈타인호프 2016/10/10 15:20 # 답글

    헐!! 볼 수만 있다면 읽고 싶습니다 =_=
  • 슈타인호프 2016/10/10 15:32 #

    근데 옷이 20세기 죄수복이 아니라 중세 수도복스러운(...)
  • K I T V S 2016/10/10 16:07 # 답글

    이야.. 우리나라에 이런 소재 만화가 70년대에 있었다니!!!
  • 타마 2016/10/10 16:42 # 답글

    오... 명작의 스멜이...
  • 버릇없는 제비갈매기 2016/10/10 18:28 # 답글

    허헐 이거 퍼가도 될까요?
  • 2016/10/10 18:3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하얀귀신 2016/10/10 20:17 # 답글

    저 당시에 저런 물건이 있었다니,놀랍군요.
  • 나이브스 2016/10/10 22:03 # 답글

    저땐 참 저런 도전적인 시리어스 작품이 많았죠.

    지금 리메이크 해도 문제작일 듯한...
  • 코론 2016/10/10 23:20 # 답글

    지금 저런 만화가 나왔으면 '나치'를 미소녀 이미지로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나치 전쟁광 만화로 분류되어 불쏘시개가 되었겠지요.
  • 명탐정 호성 2016/10/11 05:10 # 답글

    저런 만화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신선합니다
  • 명탐정 호성 2016/10/11 08:09 # 답글

    저걸 리메이크해야
  • 문제중년 2016/10/11 09:35 # 답글

    대본소 만화에 생각도 안한 물건들이 있을 때가 있었죠.
    뭐 개중에는 지금 돌이켜보건데 일본에서 넘어온게 아닌가 싶은 것도 있었긴 합니다.

    제가 본 것중에는 2차대전 초반 독일군의 폴란드 침공부터 해서 노르웨이 침공까지를 그린 만화도 있었죠.
    뭐 영국 전투 부근을 배경으로 소년 비행단의 활약을 그린 만화도 있었는데다.
    알라메인 전투를 기점으로 한 연합군 병사의 무용담 이야기도 있었죠. (영화 사하라와 비슷했던듯.)
    순정 만화중에는 유대인 소녀가 영국의 전투에서 눈을 잃은 짝사랑하던 남자에게 자기 눈을 주고 부부가 되는
    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것도 있었고.

    물론 저보다 더 심각한 것도 있었고 말입니다.

    p.s:
    어느 드라마 보다가 문득 생각난 것.
    부자집 남자가 기억 상실해서 여자와 살다 기억을 찾으면서 여자를 잊어버린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저는 1990년대에
    만화방 만화로 봤죠.
    (아마 제목이 키 였을겁니다. 그렇게 많이 그리던 작가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냥 어딘가 영화나 이런데서 이야기를 적당히 가져온 경우도 있었지만 이런 예상외의 퀄리티로 독자를 시껍시키던
    경우가 있었죠.
  • 무지개빛 미카 2016/10/11 18:33 # 답글

    하기사 저렇게 되면 변명의 여지따위 없는거죠. 저렇게 되기 싫었다면 오토 스코르체니처럼 죽을 때까지 잘 도망치며 백만장자가 되는 길 밖에는 없을껍니다.

    PS: 2차대전 유럽을 배경으로 한 만화나 영상매체라면 어쩔수 없이 하켄크로이츠와 나치가 나올 수 밖에 없고 태평양 및 중국이라면 일장기, 욱일기가 나오고 대일본제국이란 단어가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는데, 한국전이라면 당연히 북조선 김씨왕조 깃발인 인공기와 빨갱이들과 혹부리 대마왕 김일성이 나와야 정상인데 어쩌다가 그게 등장했다고 욕을 먹는 시대가 되었는지 개탄스럽네요.

    개인적으로 각시탈 TV 드라마 시절 욱일기와 일장기가 등장했다며 항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승천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니 그럼 일제강점기 때 대일본제국의 욱일기가 안나오면 어쩌라고요. 가상역사를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단 말인가?
  • 개발부장 2016/10/12 23:09 # 답글

    헤에... 진짜 한번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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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