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삼각관계가 눈부신 일본 영어참고서 화예술의 전당

엘렌 베이커 선생에 앞서 국제적 아수라장(?)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아마 이 블로그 열고 11년만에 처음인, 물건너의 교육용 참고서 리뷰. 얼마전 업계(?)에 이름을 떨친 엘렌 베이커 선생님에 앞서 같은 출판사 도쿄서적의 NEW HORIZON 브랜드로 나온 '미래편 NEW HORIZON- 다시 한번 영어를 해보자'입니다. 베이커 양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덴츄보 씨가 앞서 역시 작화로 참여한 전작격의 참고서이며, 90년대초에 나온 교과서에 캐릭터와 설정, AR기능을 더한 리메이크 성격으로 2011년에 나온 책이라는데요.








커버를 벗겨낸 표지. 그리고 뒤에는 '국경을 넘은 15년만의 재회로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간다-'라는 영어참고서가 아니라 무슨 역사소설(?)에 들어갈듯한 문구가 인상적이지요. 대략 실제 중학교 교과서에 나온 캐릭터들이 나이를 먹었다면…이라는 상황을 가정하여 스토리 형식을 더한 새로운 참고서라나 뭐라나. 이하 주인공 3인방의 자기소개 형식을 겸한 간단한 설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케다 켄 - 주인공. 취미는 축구이며, 중학교에 다니던 도중까지는 일본에 있었으나 아버지 직장 문제로 미국으로 이사가게 된다. 대학을 마친 후 방송국 계열에서 일하게 되며 일본 지부로 발령이 나 오랜만에 일본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 오카다 유미 - 히로인1. 켄과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쭉 같은 반이었던 소꿉친구. 아이들을 돌보는걸 좋아하여 현재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단아한 이미지의 미인이며 특기는 종이접기.


● 루시 스미스 - 히로인2. 켄이 미국의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쭉 알고 지낸 금발벽안의 소녀. 자신의 미모에 자신(?)을 갖고 있으며 글로벌 규모의 화장품 회사에 들어가 바쁘게 뛰어다닌다. 켄의 둔감함에 한숨쉬면서도 또 신경쓰이는 사이.






원본 교과서와의 작화 비교입니다. 켄과 유미, 그외 다른 친구 마이크(엑스트라)는 원작 교과서에도 출연했었으나 루시는 미래편에서 새로 추가된 오리지널 히로인인데요. 그 때문에 이후 파란의 전개가…!!








오랜만에 일본으로 돌아와 옛친구 마이크와 재회하는 켄. 이 마이크는 켄과는 반대로 어릴 때 미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왔으며 켄이 미국으로 이사간 뒤에도 쭉 일본서 지내고 있었답니다. 이때 역시 마이크의 문병을 온 소꿉친구 유미와도 다시 만나게 되며, 친선축구시합을 앞두고 부상당한 마이크 대신 켄이 대타로 뛰게 되며 응원 온 유미와도 커피 한잔 하며 나중에 같이 다닌 중학교를 다시 찾아와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는 등 좋은 분위기가 되는데요.


유미: "15년만에 돌아온 일본은 어때? 미국하고 다른 점 있어?"

켄: "별로 크게 다른건 없어. 그래도 지옥철은 익숙해지지 않더라."

유미: "아, 그건 알 것 같아."

켄: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진짜로 다른 점도 발견했어."

유미: "뭔데?"

켄: "미국에는 '아메리카커피'라는게 없더라고."


여기까지는 별일 없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길을 가던 켄을 갑자기 뒤에서 덥치는 금발처자가 있었으니, 부러운 켄이 당황하며 돌아보자 그 상대는 바로 미국의 하이스쿨 동창인 루시 스미스 양이었습니다. 그녀는 오로지 켄을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이국만리 미국에서 일본까지 찾아…온건 아니고 켄과 마찬가지로 지금 다니는 화장품 회사의 일본 지사로 발령이 나서 온거라네요. 여담으로 글래머 미인인 백인 아가씨가 길거리에서 갑자기 껴안는 바람에 지나가던 사람들 다 쳐다봐서 켄은 무지 창피했다고 합니다….


루시: "안녕, 켄! 놀랐지?"

켄: "루시? 니가 여기 왜 있는거야!?"

루시: "왜일 것 같아?"

켄: "전혀 모르겠는데."

루시: "너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거야!"

켄: "뭐?"

루시: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나도 일 때문에 왔어."


그런데 정말로, 과연 농담 뿐이었을까….










일본문화에 관심있는 루시를 위해서 켄과 유미까지 셋이서 아사쿠사로 놀러가게 됩니다. 유명한 사찰을 찾거나 닌자까페에도 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줄로 켄은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함께 있던 두 아가씨의 마음은 조금 달랐으니.









루시: (완전히 지각해버렸어! 어제 하루종일 고민했는데도 마음에 드는 옷이 없고 거울 앞에서 고민하다 택시를 타고 간신히 아사쿠라에 도착했어. 그리고 카미나리몬에서 켄을 찾았는데…그 옆에 처음 보는 귀여운 여자애가 있었어. 켄이 일본에서 전부터 알고 지낸 유미라는 아이라고…난 내가 어른이 된줄 알았는데, 겨우 표정을 관리했어. 오늘은 나와 켄 둘이서 하는 데이트인줄 알았는데…켄. 그 아이하고 어떤 사이야?)









그뒤로도 계속 만나서 같이 노는 세 사람. 어느날은 단골바에서 술을 마시는데 루시가 완전히 필름이 끊길 때까지 들이키는 바람에 유미와 켄 둘이서 그녀를 방까지 데려다줍니다. 루시의 방에서 유미는 켄과 루시가 고등학교 때 찍은 사진이 장식되어 있는걸 발견하는데요. 유미가 말하기를 원래 루시는 밝은 성격으로 활짝 웃고 있지만 켄과 함께 있을 때의 미소가 제일 눈부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기분이 다운되서 켄을 두고 먼저 가버리구요.










유미: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도 전혀 집중할 수 없어. 켄한테는 미안해…나는 왜 그렇게 차갑게 군걸까. 정말 못된 아이야, 나는. 나중에 루시가 보낸 문자를 봤어. 집에 데려다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지. 루시는 켄을 좋아해, 전에 아사쿠사에서 확실히 알았어. 나를 보고 놀랬다가 표정을 바꿨지만 나는 확실히 봤어. 루시는 정말 좋은 아이야. 나에게도 밝게 웃어주지만 나는 루시처럼 웃을 수 없어. 정말 못된 아이야…나는.)









두 사람의 일이 마음에 걸린 켄은 회사에서도 집중못해 상사에서 깨지는 등 안습한 일을 겪습니다. 애도….









한편 루시쪽도 큰 일이 생기는데, 뉴욕에 새로운 지점이 생겨서 그 책임자로 승진시켜줄테니 돌아오라는 연락이 온겁니다. 평소대로면 기뻐할 일이지만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언니인 에이미에게도 상담해서 '경력을 소중히 해'라고 조언을 듣지만 이래저래 심란한데요. 그래서 켄을 불러내 단골바인 '나이아가라'에서 만나 자신의 승진 사실을 밝히고 마음을 전하려는 찰나, 유미가 들어와버리는데….


루시: "켄, 나 미국으로 돌아갈 것 같아."

켄: "뭐?! 왜?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됐잖아."

루시: "날 뉴욕 새 지점 책임자로 임명해준대."

켄: "잘됐잖아! 축하해."

루시: "아, 그래. 고마워…."


- 갑자기 말이 없어지더니, 켄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는 루시. 켄이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마침 입구에 막 들어온 유미가 두 사람을 보고 그대로 나가버린다.


유미: "미안해…."

켄: "아, 잠깐 기다려, 유미!"

루시: "유미?"

켄: "유미가 방금 여기 왔었어. 오해한거 같아."

루시: "그랬구나…켄, 나도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니까 슬슬 돌아갈께."

켄: "뭐? 너 여기 막 온 참인데?"

루시: "안녕, 켄. 나중에 봐."








그뒤로 유미에게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또 문자를 보내도 답도 없는채로 2주가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고민하던 켄은 루시에게 연락해서 걱정을 털어놓지만 루시는 켄이 둔해도 너무 둔하다면서 한숨을 쉬고 자신의 귀국날짜가 확정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요.

켄: "루시, 나야."

루시: "무슨 일 있었어?"

켄: "그날밤 이후로 유미를 만나지 못했어."

루시: "그래…아마도 바쁜가 보네."

켄: "그런거야? 유미가 이상하게 나를 피하는거 같은데."

루시: (한숨) "켄, 너 말이야. 진짜로 여자 마음을 너무 모르는거 같아."








루시가 귀국하는 당일, 공항으로 배웅하러온 켄 앞에 오랜만에 유미도 찾아옵니다. 어색함을 털어내려는듯이 인사를 나눈 뒤에 유미도 루시에게 기모노사진이 들어간 기념품을 선물로 전해주며 이에 기뻐하는 루시는 언젠가 꼭 이 나라에 돌아오겠다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게 되지요.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그제서야 켄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깨닫게 되어 결심하게 되었다더라.








켄: "가버렸네…."

유미: "응…."

켄: "유미, 나 이제야 깨달았어."

유미: "…뭐를?"

켄: "난 정말 바보였어. 이만큼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알게 되었어."

유미: "켄…."

켄: "유미, 쭉 너를 생각해왔어. 나와 함께해주지 않겠어?"


그때 유미는 켄을 바라보았다.


유미: "있잖아…켄, 루시의 마음 알고 있어?"

켄: "응? 루시의 마음?"

유미:"루시도, 켄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어."

켄: "루시가? 나를?"

유미: "켄의 마음, 정말로 기뻐. 하지만 대답은 조금 기다려줘…."









(이하는 켄의 시점으로 나오는 에필로그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한달 뒤….


유미에게는 아직 그때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몇번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좋은 대화만 몇번 나눌 뿐이었다. 루시의 마음을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유미에 대한 마음을 깨닫는 것도 너무 늦었다. 나는 정말 엉망진창의 한심한 꼬맹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가 혐오스럽다.

루시에게서 지난주에 메일이 왔다. 뉴욕 지점에서 정열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주 토요일에 그 단골바로 와줘, 서프라이즈 선물이 있으니까."라는 마지막이 신경쓰였다. 유미에게 오랜만에 전화했더니 "재미있겠네"라면서 오겠다는 대답을 받았다. 솔직히 루시의 서프라이즈선물이라는 것보다도, 지금까지 유미에게 대답을 듣지 못한 것이 더 중요했다. 결심했다. 그날이야말로 유미의 대답을 듣고 싶다.

그리고 약속의 토요일.


켄: "여, 오랜만이야."

유미: "정말이네, 잘 지냈어?"


오랜만에 다시 보는 유미의 웃는 얼굴. 그녀는 여전히 귀엽다. 일단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서 루시의 서프라이즈란걸 바텐더에게 물어보니, "맡아놓은 물건이 있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한다. 그리고 바로 다른 주문받은 칵테일을 만들러 갔다. 오늘 바텐더 씨 태도가 좀 이상하네. 뭔일 있었나? 그것보다도, 더욱 중요한 일이 있다. 나는 유미에게…!


켄: "있잖아, 유미."

유미: "왜?"

켄: "실은, 그때의 대답을…!"



순간, 조금 가라앉은 나와 유미가 얼굴을 마주 보는 순간 가게의 문이 벌컥 열리며, 눈 앞에 모델같은 체형의 금발 미인이…아니, 루시잖아!!!


루시: "야호, 오랜만이야! 모두 잘 지냈지?"

&유미: "!?!?"

루시: "켄, 다녀왔어! 나 일 그만뒀어!!"


뒤에서, 바텐더가 싱긋 웃고 있었다….



그리하여 파란만장한 삼각관계의 결말은, 오픈 느낌의 하렘엔딩…이었습니다? 본인들 교과서 캐릭터들로 삼각관계 하렘물을 더한 참고서를 내고, 또 나중에 다시 낸 신판교과서에도 아예 노리고낸듯한 엘렌 선생님을 추가해 역시 큰 화제를 낳는 등등(비록 지나친 19禁 2차 창작은 자제요청하긴 했지만요) 교육계에서 모에가 작렬하는 NEW HORIZON, 도쿄서적의 행보에 앞으로도 응원을 보내고자 합니다. 명절에도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잉붕어 2016/09/13 13:11 # 답글

    이걸 보고 오늘도 다크소울 찍고 있을 철수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 해집니다(…)
  • Wish 2016/09/13 13:13 # 답글

    ...내가 지금 뭘 본거지?
  • 튜티놀백 2016/09/13 13:20 # 답글

    일본에서는 교과서 인물들이 아침드라마를 찍고 있을때 오늘도 한국의 철수는 기차를 막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 풍신 2016/09/13 13:24 # 답글

    뭔가 X신 같이 멋진 것 같은데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거 바텐더가 주인공이죠? (의미 불명)
  • 무지개빛 미카 2016/09/13 14:16 # 답글

    과연 성진국 일본은 달라도 한참 다르군요. 영어로 보는 한국 아침드라마. (뭬야?)
  • JK아찌 2016/09/13 14:18 # 답글

    교과서요????
  • 피그말리온 2016/09/13 20:13 # 답글

    이제 막장드라마 작가들이 새로운 시장에 눈을 뜨는 거군요...;;
  • 킹오파 2016/09/13 20:22 # 답글

    이건 막장드라마....
  • 소시민 제이 2016/09/13 20:32 # 답글

    바른 생활에 나오는 철수 영희였다면....

    싸대기 한두방으로 끝나지 않는 초 막장 드라마가 나왔을겁니다.
  • 잠꾸러기 2016/09/13 20:50 # 답글

    교과서에 집중은 잘 될듯ㅋㅋㅋ
  • 일렉트리아 2016/09/13 22:04 # 답글

    이거 완전 사실상 한일합작 아닙니까?
  • 잠본이 2016/09/14 01:06 # 답글

    직장 그만뒀다니 뒷감당 어쩔 작정이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sharkman 2016/09/14 01:09 # 답글

    정신없이 읽었군요.
    한권 사야겠네...
  • R쟈쟈 2016/09/14 01:50 # 답글

    이걸로 영어 배우면 재미질것 같습니다 ㄷㄷㄷ.
  • 듀얼콜렉터 2016/09/14 06:01 # 답글

    진짜 영어부분 읽으면서 파란만장한 내용이구나 했네요 ㅋㅋㅋ
  • 아침북녘 2016/09/14 12:21 # 답글

    아침 드라마 각본 아닙니까???
  • 토마토맛토익 2016/09/14 22:24 # 답글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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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