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이전 20세기 일본 미소녀 게임 대백과 게임의 추억

천사들의 오후부터 동급생, 노노무라, 카와라자키가 등 어두운 추억의 작품들에 대하여.

요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물건너 퍼스컴 관련 저자 마에다 히로유키 씨의 책들 중 하나인 '우리들의 미소녀게임 크로니클'에 대하여. 전에도 소개해드린 ['우리들의 걸게임 크로니클']이 가정용 전연령 작품들을 다뤘다면, 이 책들은 그보다 더 원조이고 수위도 더 높은 지난 20세기에 발매된 PC-88,98 사파 어둠의 게임들을 거의 총망라한 대백과 성격의 책인데요. 저 표지 띄지의 문구대로 에로게에 바친 뜨거운 청춘들을 위한 헌정사로서 또 하나의 일본 게임사를 다루는 암흑의 총집편입니다.

마 비슷한 성격의 책은 국내 AK에도 정발된 초에로게! 시리즈가 있습니다만 이쪽은 윈도우 이전 부분을 중점으로 다루며 CG나 소개, 파생작들도 더 자세하게 실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게임 소개 페이지는 전부 올컬러!!라는게 중요하지요. 다만 이글루스 수위상 여기서는 페이지 많은 부분을 화이트아웃해버린건 양해를 부탁드리며 이하 일부 내용의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1장은 '게임에서 이기면 나오는 보상CG'편입니다. 물건너 PC-8801도 막 기지개를 켜던 80년대초 여명기의 미소녀게임들은 그냥 선택기나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CG가 나온다! 라는 매우 단순한 컨셉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고 PSK의 '로리타'(야구권)도 그 중 하나지요. 제목이나 내용이나 요즘에 이런 작품 나오면 여기저기서 실컷 두들겨맞아도 모자랄 것 같지만 마 시대의 표상 중 하나라고 봅니다. 이때는 아직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참 전이었고….







스퀘어에닉스와 팔콤의 흑역사(?)들. '드래곤퀘스트'로 대박을 내기 전의 에닉스도 PC-88로 야겜 '마리짱 위기일발'을 내던 시절이 있었고 또 '이스'와 '영웅전설' 등으로 대표되는 팔콤 역시 '여자대생 프라이베이트'라는 퍼즐 게임을 발매한 적이 있으며 이게 유일한 어둠의 작품이랍니다.








제2장은 'H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편으로, 그냥 그림 몇개 나오고 땡!!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대화와 상황들이 생기고 미소녀게임이 '어드벤처'의 틀을 갖추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기본적인 토대를 완성시켜가던 시절입니다. 이때부터 슬슬 국내서도 아는 제작사나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지요.

그 바로 뒤에는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20세기 일본의 어둠을 평정했던 엘프의 초창기 작품인 '핑키펑키', 그리고 그 가이낙스(!)가 내놓은 야구권류 게임인 '전뇌학원' 시리즈도 실려있습니다. 가이낙스는 이 당시 왕립우주군의 실패에 의한 적자를 때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요런 작품들도 한창 내놓고 있었으며 그래도 이때의 노하우들이 모여서 훗날 '프린세스메이커'가 탄생하게 되었으니….






아리스와 엘프 양진영의 판타지 계통 대표작인 '란스 시리즈''드래곤나이트'도 이때 등장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란스의 얼굴이 꽤나 얌전한 편이었으며, 이후 시리즈의 개근캐릭터들도 이때부터 얼굴을 내밀었지요. 그외 국내에서 어떻게 도스 버전이 퍼져서 아직도 아시는 분들이 많은 '천사들의 오후3 번외편'이 나온 것도 딱 이맘이었답니다. 근데 수위 때문에 일본 현지에서도 나중에 수정판이 따로 나왔다나 뭐라나.








3장은 '아날로그16색 고품질 그래픽'의 편을 다루며, 물건너의 퍼스컴 대세가 PC-8801에서 PC-9801로 넘어가고 그래픽도 16색 동시발색이 가능해지며 여기에 각 개발사 스탭이 불타는 도트혼이 맞물려 급발전하는 한편 줄거리나 캐릭터도 발전하고 장르도 다양해지는 등 가장 크게 부흥하는 시절입니다. 이때 이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수작급의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리스소프트의 또다른 대표작인 던전탐색RPG '투신도시'와 엘프의 '샹그릴라', 그리고 한창 잘 나가던 '란스'3편도 PC-9801로 기종을 바꿔서 처음 발매되었지요.






이건 좀 마이너한 작품. '캔버스' 시리즈로 유명한 페어리테일이 내놓은 이색작인 '데드 오브 더 브레인'입니다. 죽은 생명을 되살리는 소생약에 의해 되살아난 시체(사령)들이 도시를 덮치며 벌어지는 참극을 다룬 RPG 게임으로 나중에 PC엔진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식판이 나오기도 했지요. 19금이기는 하지만 잔인한 장면만 많고 에로 요소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나중에 가면 장르가 터미네이터(?)로 바뀌기기도 하는 특이한 물건이었습니다.





국내에도 왕창 삭제된 북미판이 '젠타의 기사'로 정발된 '드래곤나이트3'에 이어 나온 엘프의 결정적인 대히트작 '동급생' 1편!!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2에 맞먹는 큰 파장을 부르며 이후 업계의 판도를 재정립한 작품으로, 말초적인 장면들보다도 히로인들의 개성과 스토리를 잘 살려 소위 순애물의 형태를 확립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에도 한누리팀에 의해 완전한글화되어 잘 알려졌구요. 나중에 PC엔진과 새턴로 콘솔판이 발매되며 윈도우즈로도 2번 이식되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소니아의 '바이퍼' 시리즈 첫작품인 V6가 나온 것도 이 즈음입니다. 여러개로 나뉜 스토리의 각 분량은 미니게임 수준이지만 동영상을 방불케하는 셀화풍의 애니메이션들이 최대의 특징이었지요. 나중에 전 시리즈가 음성이 추가되어 윈도우즈로도 발매되었구요. 그외에 '싸우는 웨이트리스'라는 컨셉이 눈길을 끈 PC-98에선 보기 드문 대전액션게임 '어드밴스드 VG'도 발매되었으며, PS로 나온 수작 2편 말고도 많은 후속작들이 나왔지만 죄다 엉망진창이라 그대로 묻혀버렸더라.






엘프의 '워즈워스'와 아리스소프트의 '란스4', 실키즈의 '카와라자키가의 일족'도 연속으로 소개. 저 카와라자키가의 일족은 대세이던 순애물에서 회귀하여 엘프사의 예전 특기(?)를 살려 나온 하드한 분위기의 미스테리물이며 폐쇄적인 분위기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가 꽤 볼만했지요. 이것 역시 완전한글화되어 국내에도 퍼졌습니다. 실키즈의 다른 작품 '애자매'도 나중에 발매되었구요.






엘프의, 아니 PC-98의 판타지풍 에로게 통틀어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되는 '드래곤나이트4'도 마침내 등장하다. 3편의 주인공 타케루와 루나의 아들인 카케루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시리즈의 완결편으로서 그래픽과 게임성, 스토리 등 모든 면에서 마스터피스격인 명작입니다. 그외에도 실크의 '노노무라 병원의 사람들'과 시즈웨어의 '데자이어', 훗날 삼다수로 리메이크되는 '투신도시2' 등등이 나와주고요.






엘프의 대표작이라면 아직도 손꼽히는 '동급생2'와, 역시 다크 계열의 대표작으로서 ~사쿠 형제 시리즈의 신호탄인 '이사쿠'도 1995년에 각각 등장하였습니다. 둘 다 순애와 능욕 양쪽의 수작이며 역시 완전 한글화되어 국내 커뮤니티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구요. 전작보다 발전된 그래픽과 스토리를 보여준 동급생2는 말할 것도 없고, 이사쿠의 경우 비디오를 모으는 것 말고도 아이템을 찾아 막힌 문을 돌파해나가는 탐색 어드벤처 자체로서도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데자이어'로 성공한 칸노 히로유키 씨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이브 버스트 에러'. CD3장의 대용량으로 나온 새턴판 외에 한글화되어 정식발매된 플2판도 유명한 반면 피습판은 흑역사로 전락했지요; 그리고 원작을 살린 비타판 리메이크도 발매를 앞두고 있구요. 리프의 비주얼노벨 첫번째 작품인 '시즈쿠'와 엘프의 또다른 히트작 '하급생'도 이어서 나와주었습니다.






한 시리즈의 성공과 몰락을 짧고 굵게 보여준게 바로 이 '피아캐롯에 어서 오세요!'입니다. 레스토랑 피아캐롯를 무대로 웨이트리스 속성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히트하면서 중간에 스탭 이탈 등의 사고를 겪고도 2편과 3편까지는 어떻게 잘 뽑아줬으나, 이후에 낸 후속작들은 싸그리 안좋은 꼴을 당하고 지금은 남성향 외전이 하나 명맥을 이었을 뿐 완전히 흑역사로 굴러떨어졌으니 원. 저도 새턴으로 이식된 1편과 2편으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아디오스.






마지막은 PC-98의 마지막 미소녀게임이 되었다는 '러브 에스컬레이터'와 그보다 조금 앞서 나온 엘프의 '이세계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YU-NO'입니다. 이브의 칸노 히로유키가 엘프와 손을 잡고 만들어낸 현대+판타지 배경의 어드벤처로 극중 아이템인 '보옥'을 사용한 멀티 시나리오가 호평을 받았지요. 캐릭터디자인에서도 갓마즈 등 애니쪽 원화를 주로 맡언 나가오카 야스치카 씨를 기용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며 수위를 낮추고 추가요소를 더한 새턴판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재 플4로 풀리메이크 진행 중이구요.


이하 20세기에 나온 PC-8801과 PC-98의 어둠의 미소녀 게임백과 '우리들의 미소녀게임 크로니클'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윈도우즈 등장 전까지 갈라파고스화가 심했던 일본 PC 시장이 낳은 독특한 암흑의 문화(?) 중 하나이며, 또 이런 분야도 잘 정리한 자료집이 나올 수 있는 저변도 조금 부러웠네요. 왕년의 제작사 엘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걸 지켜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면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튜티놀백 2016/03/30 16:35 # 답글

    이제 저기서 대부분의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벌써 아제들이 되어있군요. 엘프는 참 잘 나갔었는데...
  • 라무 2016/03/30 16:48 # 답글

    크 추억에 게임들이군요 피아캐롯 하급생 시즈쿠.... 역시 미소녀는 도트가 제맛인듯? ...

    이런말하는 나도 이제 아재인가 ㅜㅜ
  • 무명병사 2016/03/30 16:54 # 답글

    엘프 게임이 대부분이군요. 저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
    +호우키가 저런 표정을 지을 리가 없습니다!
  • 루루카 2016/03/30 17:04 # 답글

    천사의 오후 III...
  • 과민성 2016/03/30 18:43 # 답글

    옛날 한국에도 저런 종류의 책이 있었어요
    '미소녀 게임의 세계'란 제목인데...
    사실 소장중이기도 하지만.
  • 함부르거 2016/03/30 19:33 # 답글

    전뇌학원은 MSX2판으로 구했었는데 게임 진행이 안되서 때려쳤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 대부분 기억에 있는 게임들이군요. 아재 인증합니다. ㅠㅠ
  • 존다리안 2016/03/30 19:44 # 답글

    후후후... 바이퍼라니.... 애니도 만들어졌었지요.
  • 무념 2016/03/30 20:19 # 답글

    코에이도 어둠의 작품이 있었는데 언급이 없네요
  • 나이브스 2016/03/30 21:17 # 답글

    어두운 밤을 하얗게 지새게 했던 도트의 연인들...
  • 魔神皇帝 2016/03/30 22:31 # 답글

    도트에 혼을 담았던 시대죠. 입가에 웃음이 지는거 보니 저도 아재인듯.(...)
  • Megane 2016/03/31 21:34 # 답글

    움직이는 CG가 인상적이었던 바이퍼 시리즈...허허허.
  • 포스21 2016/04/01 16:36 # 답글

    저건 없지만 정발된 초 에로게는 구입했죠. 아직 다보진 못했지만 대체로 80년대시작해서 2001년 즘까지 작품들의 소개더군요.
    다만 간혹 2005,6년에 나온게 한두개 정도 슬쩍 나옵니다.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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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