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와 큐베가 직장인의 설움 공감하는 만화 화예술의 전당

현장직의 괴로움에 대해서, 높은 분들은 그걸 몰라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봄이 한창인 요즘에 나온 물건너 출판사 호뷴사의 격월간 만화잡지 '망가타임 키라라☆마기카' 19호에 대하여. 주인공 마도카 양과 나기사 양을 메인으로 뒤에도 마미와 사야카가 작게 그려진 화사한 일러스트에 더하여, '마도카색으로 물드는 봄'이라는 문구가 여러가지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데요. 극장판 신작을 기다리며 매번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역시나 메인은 요즘 항상 맨마지막에 실리는 아라타마이 씨의 만화 '토모에 마미의 평범한 일상'입니다. 마미 양이 생존한 세계상에서 31세의 비정규직 OL로 지내는 동인지 '토모에 마미 17년 후' 시리즈의 정식 연재작으로서 키라라마기카의 간판 작품 중 하나이며 현재 단행본도 2권까지 나와주었지요. 어째 살아나긴 했는데 그게 더 애달픈 마미 씨의 눈물나는 고생담의 연속입니다.

이번에는 모처럼 휴일에 미타기하라 중학교 체육복을 입고 지방을 티로피날레하기 위해 에어로빅 영상강의에 맞춰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마미 씨의 모습으로 시작되는데요. 다만 (작화 상으로)야 아직 나이든 티가 안나지만 체력 저하나 관절의 노후화(…)를 피할 수 없어 강의 속도를 못맞춰서 끙끙대고, 마침 찾아온 큐베에게 자세 교정에 도움을 받는 등 안스러운 일들이 계속되지요.







그래서 예고없이 찾아온 바로 그 손님 큐베. 요즘도 미타기하라를 중심으로 열심히 마법소녀 영업을 뛰고 마미에게는 가끔 식사 대용으로 남은 반찬을 얻으라 방문하곤 하지만 요번에는 회사 일로 특별히 부탁할 일이 있답니다. 마법소녀의 폭넓은 지식을 가진 미묘한 나이대의 한가한 아가씨가 꼭 필요하다며 마미의 속을 박박 긁기도 하는, 요즘 추진 중인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라고 하는게 과연?







큐베는 마법의 힘으로 마미의 방 안에 프로젝터 화면을 보여주는데, 그 와중에 마미가 맨왼쪽 구석에 'JPG보관함'이라는 폴더를 발견하자 식은땀을 흘리며 넘어가지요. 어쨌든 지구 담당자 큐베가 작성한 기획은 '마법소녀 면허제'라는 것으로, 고도의 정보화시대가 되며 또 인터넷 세대도 어려지는 등 지구의 환경에 맞춰 효율적이고 빠른 정보공유를 비전으로 삼고 있답니다.

지금까지야 TV판서 보신대로 큐베가 일일히 구두계약하고 또 임의로 정보 제공도 했지만 그런 암묵의 룰들이 요즘 신입들에게 '마녀 된다는 소리 못들었다', '소울잼이 본체가 된다니 뭔소리냐' 등등 공식 트위터(…)로 각종 항의가 들어오고 욕도 실컷 먹었다는데요. 이때문에 계약 당사자간 합의하에 공평한 지식 제공을 위해 현장 직원들이 협의하여 발족한 기획이며, 마미는 '회사 PPT 같다'면서 뭥미하시구요.








이 의도는 마미도 좋게 평가하며 자신이 현역 10대일 때도 확실히 큐베는 정보부족이었느니 빨리 알면 좋을게 많았으니 하며 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사고로 목숨을 잃기 직전의 그 지점에서 "나와 열심히 공부해서 마법소녀 면허를 따줘!!" …라는 말을 들었으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하며 난색을 표합니다. 뭐 큐베는 그것도 괜찮은 것 같다면서 넘겨버리지만요.







샘플로 만든 제1회 시험지는 제한시간 45분에 총 50문항 구성이며, OMR 카드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을 배려하여 답안지는 컴퓨터용 연필을 사용하며 기입 요령이나 주의사항 등도 쓸데없이 자세하게 실려 있습니다. 첫번째 문제인 '소울잼의 신체 컨트롤 범위는 직경 100m'는 사실 반경 100m인 함정문제라서 마미도 아쉽게 틀리고 큐베도 이에 대해 뭐라 하다가 스포일러 말라고 태클을 먹구요;








TV판을 본 팬이라면 맞출 정도의 난이도 문제들을 마법소녀 16년의 경험으로 계속 풀어나가는 마미 씨. 냉정하게 다시 보면 마법소녀는 정말 조심해야할 주의사항이 많으며 잘도 살아남았다고 회상하고, 만약 평행세계에는 반대로 자기가 비참하게 죽는 세계선도 있는게 아닐까 하는 잡생각도 해봅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스핀오프인 외전이고 본편에서는…. 그때 뭔가 요상한 구석을 발견하는데.






마미가 지적한 문제란 '전투 중 그리프 시드가 오염되었을 때도 일단 전투를 속행하는게 맞다'는 것인데, 큐베 입장에서에서 이러다 마법소녀가 마녀화될 때 내뿜는 에네르기를 노린 것이지만 마법소녀 입장에서는 당장 전투를 중지하고 안정을 취하는게 맞지요. 마법소녀들을 위한 문제인만큼 그녀들의 시점을 고려해야한다고 마미가 지적하며 큐베도 이를 받아들입니다.

그 밖에도 '~는 없다', '~로 보인다' 등의 부정형이거나 애매한 어투의 문제도 점수벌기용이기는 해도 너무 많이 보이는 등등 고려 사항들이 자꾸 나오는데, 큐베는 솔직히 마미가 이렇게 진지하게 봐줄줄 몰랐다고 감탄합니다. 마미 씨도 일단 여러가지 경험을 쌓은 사회인이라서 무슨 일이던지 한번 시작한 일은 성실하게 임하는 스타일이라나 뭐라나.







어쨌든 마법소녀 입장에서 모든 검토를 끝낸 마미. 하지만 이걸 피드백해도 마법소녀 면허제가 바로 시행되지는 않으며, 한번 결재 루트를 거친 뒤에는 시험 운용에 대해서 따로 또 보고서와 기안문과 결재할 서류들이 산더미이며 아무리 빨리 잡아도 정식으로 시작하려면 최소한 3, 4년은 더 걸릴 것 같다고 합니다. 마미 씨도 "어느 사회든지 말단은 참 힘들구나"라고 한숨을 쉬지요.

그래서 큐베도 본사(?)로 향하고 건투를 빌어주는 마미 씨였지만….







실패했답니다.

몇개월 뒤 급우울해져서 찾아온 큐베 씨의 말에 의하면 임원진 회의에서 '너무 다 까발린다', '마법소녀는 속이는게 제맛'이라는 등 온갖 태클을 다 먹고 결정적으로 '지금이 편한데 바꾸기 귀찮다'는 이유로 결국 면허제 기획 자체가 백지화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높은 분들의 독단이니 정작 영업 일선에서 뛰는 큐베는 답답할 따름이지요.

이렇게 낙담하는 큐베에게 마미는 오늘 밤은 다 잊고 마시자고 맥주를 따라주며, '그냥 말없이 마시고 싶은 밤도 괜찮구나…'라는 큐베의 독백으로 마무리되는 애잔한 엔딩이옵니다…참 원래 이 작품이 직장인 마미 씨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지만 제가 살다살다 큐베에게 공감하며 동정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마미도 큐베도 다 파이팅!…이 아니라.

본격 이 시대 현장말단의 일선 사무직, 영업직들의 고충을 그린 마법소녀 만화 '토모에 마미의 평범한 일상' 20화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언제나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Megane 2015/05/02 13:57 # 답글

    큐베의 설움.......(알까보냐!!)
  • 시로 2015/05/02 14:29 # 답글

    어떻게봐도 불법 다단계쟝... (...)
  • 로리 2015/05/02 14:57 # 답글

    네트워크 마켓팅... 이라 쓰고 불법 다단계
  • 狂君 2015/05/02 15:24 # 답글

    아 미치겠다 ㅋㅋㅋㅋ
    큐베의 마지막 현장에서 일하는 어쩌고하는말이 너무 가슴에 와닿습니다 ㅋㅋㅋㅋㅋ 큐베 주제엨ㅋㅋㅋㅋㅋㅋ
  • 토고 마나 2015/05/02 15:34 # 답글

    큐사원 미묘하게 조금 감정이 생겨버렸네요.
  • NRPU 2015/05/02 15:35 # 답글

    개추! 개추버튼은 어디 있는가!
  • 레이오트 2015/05/02 16:46 # 답글

    저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을 제공한게 큐베라는 점을 생각하면 동정심은 커녕 놀리기도 아깝네요.
  • 네리아리 2015/05/02 17:28 # 답글

    존나 쓰레기 불법 다단계라고 욕하고 싶은데 마지막 큐베의 말을 들으면 씨바...눈물이 나는...씨빠...
    "윗사람들은 현장을 보지도 않고 이상만 멋대로 말해...대응하는 건 현장의 우리들인데..."....씨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잠본이 2015/05/02 17:40 # 답글

    이것도 재미있군요. 근데 애초에 약관이나 설명을 좀 자세하게 제공해주고 계약하면 될걸 결국 상대방에게 떠넘기려고 시험을 도입하냐...
    본래 세계선의 큐베라면 아마 저기 윗분들 의견과 똑같겠죠. '그런게 왜 필요하지?' 이러며(...)
    저기 큐베는 반찬도 얻어가고 술도 같이 마시는 등 완전히 인간화되고 있는 느낌이지만.
  • Wish 2015/05/02 18:32 # 답글

    QB주제에!!!
  • 잉붕어 2015/05/02 18:44 # 답글

    마법소녀는 속여야 제맛이라고 하는 시점에서 저것들은……
  • 나인테일 2015/05/02 18:56 # 답글

    윗선이라고 하면 호무라 사장님(....)
  • 츤키 2015/05/02 19:50 # 답글

    그러니까 공개해버리면 뒤에 불만이 생길 수 없는데 숨겨두니 불만과 욕이 나오는거야!!
    윗선들은 그걸 몰라요!!!!

    근데 좋은 말이 큐베입에서 나오니 뭔가..(먼산)
  • OmegaSDM 2015/05/02 20:13 # 답글

    QB의 설움......따위 알까보냐
  • neosrw 2015/05/02 20:49 # 답글

    베이킹 파우더 언급은 없구나
  • 듀라한 2015/05/03 01:39 # 답글

    ㅉㅉ 설명이 길잖어.
    윗선엔 그냥 적당히 그럴듯한말로 포장한 다음 통과만 하면될텐데
    어짜피 하는건 프로젝트 올린 우리쪽이잖어?
    윗대가리들은 머리에 든게 없어서 그럴듯하게만 올려붙이면 통과 안되고 끝인데.
  • 란티스 2015/06/24 18:09 # 답글

    꼴좋다 큐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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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