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진짜 미스캐스팅' 소리 듣던 국내 모 성우분 동영상의 찬미

이런 사례하면 역시 이분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보통 성우가 비판받는 경우라면 먼저 연기력이 부족해 듣기 괴로울 때, 그리고 한 작품내 중복 캐스팅이 너무 심하거나 아니면 성우 개인의 안좋은 문제 외에 '어른의 사정'으로 인한 배역교체와 방송국의 노골적인 전속성우 밀어주기, 그리고 화제성을 노리고 기용된 일부 연예인의 국어책 읽기 사례 등등 여러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실력 있고, 또 여러 역할로 충분히 경험을 쌓아 인기있는 성우분도 간혹 싫은 소리 들을 수 있으니 바로 저 윗짤 '카드캡터 사쿠라'의 캐릭터 중 한명인 츠키시로 유키토(오청명) 군의 1999년 방영 당시 SBS 국내 캐스팅에 대한 일입니다. 원판쪽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 역으로 이미 소년연기의 정평을 쌓은 오가타 메구미 씨가 좋은 목소리를 들려주셨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SBS에서 '카드캡터 체리'로 방영을 시작할 때도 이 청명 역을 강수진 씨가 맡게 된다니까 응? 하던 반응이 많이 나왔습니다. 90년대말 강수진 씨는 이미 '란마 1/2'의 란마와 '시티헌터'의 우수한, '폭렬헌터'의 캐롯과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가이에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에스카플로네'의 반 파넬로 이미 남자주인공 전문 성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이렇게 격하고 남자다운 열혈경파(?) 주인공의 이미지가 강했던 강수진 씨가 갑자기 선이 가는, 그것도 원작쪽은 아예 여성이 연기한 미소년역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기대 조금 걱정 많이의 우려를 낳다가…어쨌든 방영시작해서 전파를 판 더빙판을 보고 나니까 혹시나가 역시나하고 초기엔 너무 안울리는 것 같아 가히 충격과 공포급이었습니다 에구구야.

저도 대충 생각나는게 예를 들어,




(초반부 학교 건물 안에서 도진과 청명의 대화)

청명: "도진아, 뭘 그렇게 보고 있는거야?"

도진: "아, 저기 운동장 끝에 체리가 보여서."

청명: "으응, 넌 참 눈도↗ 밝↗다↘~"




그니까 저는 마지막 대사의 억양에서 으윽했지요. 뭔가 억지로 목소리를 죽이며 지나치게 밝은 톤을 내는게 요즘말로는 소위 '오그리토그리'려나요; 또 뉴타입 한국어판 칼럼에서 강수진 씨가 직접 밝히길 당시 PC통신과 인터넷의 SBS의 소감 게시판에도 "열심히 하시는데 솔직히 안 어울려요" "실망이에요, 완전히 닭살이에요" 등 쏟아지는 혹평을 직접 다 읽고 뜨악! 했다니 삼가 묵념…조용하고 내성적일 것 같은데 또 의외로 밝은 소년 연기가 처음에 어려우셨다네요.

마 그래도 계속 보면, 아니 이 경우엔 계속 들으면 정든다고 강수진 씨 연기도 차차 안정되면서 익숙해져가고. 또 유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2기 이후로는 쿨한 유에의 이미지에 강수진 씨의 차분해진 목소리가 생각 이상으로 잘 어울려서 심지어 원판의 메구미 씨 연기가 되려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두 분 연기 다 그뒤로도 계속 좋아하며 잘 듣고 있구요.

방 정리하다 예전에 SBS 카드캡터 체리를 녹화한 테이프를 보고 잠시 생각난 주저리~ 였습니다. 십수년 전에도 이미 성우 관련해 논란(?)을 나누곤 했던 그 시절의 취미생활을 떠올려보면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존다리안 2013/11/28 18:04 # 답글

    가오가이가 보다가 체리 본 적이 있어요. 가오가이가에서 그렇게 질러대다가 체리에서
    체리니? 하고 말하니 맥이 훅 빠지더군요.
  • 음음군 2013/11/28 18:12 # 답글

    저는 반대로 강수진씨 목소리듣다 원 목소리를 들었을때 놀랐습니다.(에? 여자성우였어?)
    한쪽에 익숙해지면 반대쪽이 익숙해지기 힘든가봅니다.
    (결국 일본판 한국판 둘 다 좋아졌지만 말이지요.)
  • 機動殲滅艦 2013/11/28 19:16 # 답글

    저도 한국판의 강수진씨 목소리에 익숙했다가 처음 일본판의 목소리를 들었을때는 적응이 안 되었었죠. 그런데 일본판에 적응이 되다보니 또 강수진씨의 유에 목소리 에엑~! 소리가 나왔다는...
  • 리카아메 2013/11/28 19:16 # 답글

    저도 윗분과 같은 감상이었습니다. 일판 접하고 든 생각은 "아니 저 커다란 남학생이 이런 목소리야?!"

    뭐 결국은 둘다 익숙해졌다는것도 같네요 ㅋㅋ
  • 갈색곰씨 2013/11/28 19:34 # 답글

    다들 똑같으셨군요...;ㅅ;
    내가 이상한게 아니었어...
  • winbee 2013/11/28 20:30 # 답글

    성우는 서투르고 시청자는 예민하고. 오죽하면 당시 국내 뉴타입에서도 이슈가 되었었지요.
    하지만 보노보노라든지 쿠루쿠루라든지 일본보다 국내 성우가 한가락 단단히 한 경우도 봐서
    그때는 애니 보는 맛이 좋았습니다. 투니버스가 아주 재미있었을 때였는데..
  • ∀5 2013/11/28 20:46 # 답글

    드래곤볼 극장판 김환진 더빙한다는 말에 더빙판 예매하고 본 일이 생각나네요...(베지터 성우분은 등산 중 부상으로 대역 ㅠㅠ)
    강수진 씨 최근 인상깊던 더빙이 셜록의 짐 모리어티... 그리고 최근 도타2의 레이저..
    크으 게이돋음
  • 남두비겁성 2013/11/28 21:39 # 답글

    왠지 모르게 유에일 때는 어울렸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네요.
  • 나이브스 2013/11/28 21:45 # 답글

    사실 강수진님이 하도 열혈 역만 많이 해서 그렇지

    목소리 자체는 의외로 섬세한 분위기입니다.

    뭐... 그분의 흑역사로 말하는 것중에 하나는 에스카플로네 엔딩 곡도 있으니까요.
  • mmst 2013/11/28 21:47 # 답글

    문득 길티기어젝스의 카이 일화가 생각나는군요
  • 안경소녀교단 2013/11/28 22:13 # 답글

    국내판 지수 목소리 듣다가 원판 토모요 목소리 들었을때 컬쳐쇼크였었던 기억이...
  • 휴이 2013/11/28 22:28 # 답글

    제가 어릴적 일본 가기 전에

    드래곤볼 손오공 목소리 한국어 버전을 듣다가, 일본 가서 손오공 목소리 들으니 상대적으로 너무 높은 톤이라 처음엔 적응 엄청 안되고, 뭐야 이게 했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차츰 익숙해지고 나서 다시 한국 걸 들으니 한국것이 이상하게 들리던...
  • 창천 2013/11/28 22:42 # 답글

    근데 강수진씨가 남자주인공이 아니면 뭔가 어색한...
  • 비밤바 2013/11/28 23:54 # 답글

    전 한국판으로 처음 접해서 전혀 이상한걸 못느꼈었어요.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느꼈는데 이런평을 받고있었을줄이야. 깜짝놀랐네요
  • 먹통XKim 2013/11/29 00:24 # 답글

    저는 별로...나쁘지 않았어요.

    NHK-BS2를 통하여 자막도 없이 이걸 먼저 봐서 여성우가 맡았던 걸 알았음에도
  • 유리알 2013/11/29 01:03 # 답글

    이 라인 타고 배역 맡으신게 카레카노 kbs판 비밀일기 독고준 역이었죠 부드러운 남자 아리마 ㅎㅎㅎ
    그땐 진심 두근두근 설레면서 봤습니다 열혈 역 많이 맡으시긴 했지만 그런 느낌도 좋던데요

    카드캡터 체리는 청명 역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주 논란이 많았죠 원작이 너무 많이 알려진 까닭도 있었고... 지수 역 이현선씨 연기는 좋은 편이지만 초반부 노래 삑사리는 참으로 안습 ㅠㅠ
  • 지조자 2013/11/29 08:11 # 답글

    확실히 강수진씨의 당시 연기는 지금 생각해도 여러가지 의미로 엄청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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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