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 화질로 다시 본 14년전 전설의 그 오프닝 동영상의 찬미

'히미코전'이 나온지도 어언 십년이 더 지났군요.




바로 제목대로의 이야기. '오프닝곡과 영상이 좋은 애니메이션'이라면 셀 수도 없이 많겠지만 '오프닝 퀄리티 너무 좋은 작품'을 대라면 딱 떠오르는 물건들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게 바로 '기갑전기 드라고나'와 저 '히미코전'입니다.

먼저 드라고나의 경우 유명 크리에이터 오바리 마사미 씨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OVA급도 울고갈 오프닝과, 본편 메카닉 작화의 해괴한 퀄리티 차이가 뭥미하게 만들며 빈축을 샀지요. 그러나 캐릭터나 스토리 전개는 괜찮은 편이었으며 나중에는 아예 저걸 아이덴티티로 확립해서 혼스펙 드라고나는 아예 오프닝과 본편 버전을 따로 내놓기도 하고 영상물도 꾸준히 재평가를 받고 있으니 다행이긴 한데.

그러나 이번에 썰을 풀어볼 히미코전은, 98년 당시 '사쿠라대전'의 성공을 주목한 물건너 미디어기업 하쿠우도와 레드컴퍼니에 제의하여 'JAPAN FANTASY PROJECT'라는 기획으로 제작발표회부터 동명의 소설과 게임, TV 애니메이션과 피규어 킷 등을 한꺼번에 발표하는 등 새로운 원소스 멀티 유즈의 미디어믹스로 야심차게 내놓았으나 모조리 각개격파당하고 오프닝 밖에 안남은 다른 의미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참 지금 봐도 참여스탭은 화려한지라 소설판은 '강철의 흰토끼 기사단'으로 유명한 마이사카 코우에 게임 제작은 '사쿠라 대전'의 히로이 오지, 캐릭터 원안은 막 '천상천하'를 연재하던 Oh!Great, TV판 오프닝과 엔딩의 작감은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고토 케이지가 맡는 등 각 방면의 실력자들을 끌어모아 오오~하게 만들었지만요.

근데 정작 상품들이 나오고 보니 그 소설,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은 세계관과 캐릭터들만 공통될 뿐 설정과 스토리가 죄다 제각각이라 이럴거면 같은 이름으로 왜 나왔는지 사람 헷갈리게 만들었지요. 좋게 말하면 평행세계 혹은 패러랠월드겠지만 그 실상은 단체경기에서 개인플레이만 하며 배가 산으로 가다 절벽으로 추락사한 격.

특히 1999년 1월 '이트맨98'의 후속으로 테레비 동경에서 방영한 1쿨 애니메이션이 결정타였으니, 사사키 유코 씨가 부르고 위의 고토 케이지가 작화감독을 맡은 오프닝 'PURE SNOW'만은 영상과 노래의 하이퀄리티로 큰 호응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지만 여기서 힘이 다했는지 이어지는 본편은 초반부터 컷 재활용에 날림 전개 등등 가히 하늘과 땅만큼 극과 극의 차이로 침몰한거 아니겄습니까.

플스1으로 나온 연애RPG '히미코전~연해'도 아직 히로이 오지가 이름값을 해서 메인히로인 히미코가 병풍이 되거나 썰렁한 3D 전투말고는 그럭저럭 할만한 평작 수준은 넘었지만서도, 전작 사쿠라대전보다 훨씬 떨어지며 딱히 다른 미소녀게임들에 비해 특별난 것도 없어 묻혔고. 또 마이사카 코우 씨가 쓰고 오그레이트가 삽화를 그린 10권 완결 소설은 유키 야나기로 일러스트를 바꿔 후속작 '히미코염전기'도 나왔지만 2007년 11권부터 쭉 연중 상태구요.

그나마 국내에 알려진 것이 오그레이트 씨가 월간 코믹드라곤에서 반년동안 연재한 만화 '히미코전~연해 와운의 장'입니다. 주인공 쿠타니 마사히코와 히로인 히메지마 히미코가 쿠슈에 소환되는 사건을 그린 프롤로그격의 작품으로 대원에서 '히미코전'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컷을 수정해서 정발되었는데, 이건 또 스토리와 그림 담당 이름을 바꿔나오는 해프닝이 있었지요 어구구야 --;

어쨌든 21세기초의 명곡과 명영상으로서 이름 높았지만 본편은 비디오CD는 커녕 다운받아서도 보지 말라던 전설의 오프닝 낚시 애니메이션 '히미코전'. 이미 나오고 또 묻힌지도 10년이 넘었지만 오랜만에 유투브에서 좋은 화질로 찾아보니 역시 저 오프닝 하나는 정말 좋네요. 앞으로도 또 관련된 이야기를 할때마다 꾸준히 화제에 오를것만 같아요…아마도.

드라마 '허준'이 한창 인기를 끌 무렵 소니 MD플레이어로 PURE SNOW를 즐겨듣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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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츤키 2013/10/29 17:55 # 답글

    pure snow는 정말 역대 애니 오프닝곡에 베스트일껍니다..정말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ㅁ;
    노래에 끌려 애니를 봤는데 3화인가?에서 스톱한;;ㅠ
  • 제노 2013/10/29 18:56 # 답글

    그 전설적인 OP빼곤 다버려 애니군요
  • Amati 2013/10/29 19:56 # 답글

    어디서 많이본 작화스타일에 연출이라고 생각했더니 고토 케이지 였군요
  • JK아찌 2013/10/29 19:58 # 답글

    히미코전 ㅋㅋㅋㅋ 오프닝에 낚여보면 절망하는 그거 ㅋㅋㅋㅋㅋㅋ
  • 콜드 2013/10/29 20:14 # 답글

    오프닝은 참 좋았는데.....
  • 동굴아저씨 2013/10/29 20:55 # 답글

    제작비의 반이 오프닝에 들어갔다는 그......................
  • 나이브스 2013/10/29 21:21 # 답글

    오프닝만 전설이 된 애니 중엔

    로도스도전기 TV판도 있죠.
  • 로리 2013/10/29 21:22 # 답글

    진짜 로도스도 전기 영웅기사전 오프닝과 함께 최고의 OP죠
  • 듀라한 2013/10/29 23:24 # 답글

    기억에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더니 이거였군요. 애니는 기억에 없습니다.
  • HermeS 2013/10/29 23:25 # 답글

    오랫만에 댓글을 다는군요
    아직도 듣고 있는 pure snow입니다...
  • 탐린모에 2013/10/30 07:40 # 답글

    오프닝은 가히 명반이었지요 오프닝만(중얼중얼)
  • 낙서 2013/10/30 10:46 # 답글

    지금봐도 쩌네...
  • 듀얼콜렉터 2013/10/30 15:44 # 답글

    정말 명곡이었죠,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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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