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대망의 신작' 네기마, 에어기어 1권 화예술의 전당

한창 기대받던 신작 만화…였던 시절이 이 두 작품에도 있었지요.

바로 제목대로의 이야기. 추석 때 고향집으로 내려가 베란다에서 우연히 발견한 '마법선생 네기마!' 1권과 역시 '에어기어' 1권입니다. 둘다 2003년, 2004년 즉 약 10년전 물건너 소년매거진 기대의 신작으로서 야심차게 스타트하였으며 국내에서도 학산을 통해서 격주간 만화잡지 '찬스'에서 연재되어 단행본도 비슷하게 나와주었는데요.

지금이야 둘다 완결되었지만 그래도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전 각자 청운의 품을 안고 막 연재개시했던 1권의 모습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우며, 실제로도 이 두 작품은 매거진 양대 간판작으로서 많은 인기를 끌긴 했지만 최근 완결된 두 작품의 면면을 보면 꽤 화제가 되었던 이때와 비교하면 영 그식한 면이 많었던지라.

먼저 마법선생 네기마의 경우, 말이 필요없는 초히트작으로서 천지무용! 이후 슬랩스팁 러브코메디 하렘물의 새로운 붐을 연 '러브히나'의 그 아카마츠 켄 씨 대망의 최신작으로 발표 때부터 시선을 모았지요. 물론 마법소년이라는 중요한 꺼리와 네기의 용모 등은 해리포터의 향기를 진하게 풍겨 패러디물이라는 소리도 들었고, 또 반 클래스 전체를 주역으로 삼아(나중엔 비중차가 극심해지지만) 31명의 히로인을 한꺼번에 등장시킨 대담한 전개도 무리수란 우려가 많았지만 역시 그 아카마츠 씨 답게 잘 풀어가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다가 수학여행 때 이후로 농담이 아닌 '진짜 적'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학원제를 기점으로 마법세계편으로 넘어가며 완전히 배틀물로 전향하였던지라. 마 여기서 떨어져나간 팬들도 많았다지만 어쨌든 스토리 전개나 전투 연출들은 볼만하여 여전히 인기 수요를 유지하기는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얼빠지는 그 마법세계 내내 노래를 부른 네기의 아버지 나기의 몸을 빼앗은 眞최종보스= 시작의 마법사와의 마지막 결전을 홀라당 빼먹고 바로 랄라라 에필로그로 넘어가는 황당 스킵 엔딩이 그야말로 독자들 멘탈을 가출시키고 지탄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최종화 작가의 말에서 '일단은 완결입니다'라는 말을 믿고 그 마지막 싸움은 따로 외전으로라도 내주려나 했는데, 이번에 또 나온 신작 'UQ HOLDER'는 네기마와 일부 설정을 공유하되 수백년 이상을 또 뛰어넘은 아직은 약간 해괴한 느낌의 외전이 또 나왔다는 말이지요 넵. 작가분 본인이나 매거진 편집부도 당연히 독자들 반응은 알고 있겠지만 과연 무슨 생각일지. 아무튼 좀더 추이를 지켜볼 일이지요.


이어서 에어기어는 사태가 약간 더 심각하여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위의 아카마츠 씨도 마찬가지지만 일찌기 어둠의 동인 세계와 상업지 등으로 혁혁하게 이름을 날린 오그레이트 씨의 그림 솜씨는 페이지 하나하나가 일러스트 수준으로 확실히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게 맞구요. 다만 빛의 세계 초기작들 중 하나인 '히미코전' 단편 코믹은 아무리 파생상품이라도 스토리가 심히 그식했지요.

또 울트라점프에서 먼저 연재한 '천상천하'도 연재 초기에는 마치 화산고가 연상되는 고교와 10대 학생들을 주역으로 한 쥬브나일 무협격투물로 인기를 끌었으며 대략 애니메이션화된 2년전의 과거편까지만 해도 평가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그러나 연출에만 너무 신경쓰고 독자들을 위한 스토리 설명들이 드럽게 불친절하여 전국시대편가면서 도저히 못알아먹겠다고 내던지는 분들이 속출하였으며 대략 이때 즈음이 에어기어 막 시작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에어기어도 초반에는 중학교 최강의 일진으로 군림하던 열혈바보 주인공 미나미 이츠키가 신개념 점프슈즈 에어트랙을 이용한 익스트림 스포츠 에어기어의 세계에 막 빠져들어가는 과정을 흥미깊게 그리며 다양한 타입의 여러 미소녀들과 개성넘치는 동료들과의 나날을 잘 표현하여 그럭저럭 잘 나가고 역시 1쿨 TV 애니메이션도 나오긴 했는데….

그러나 스토리와 배경이 폭주하는 버릇은 천상천하와 똑같이 그대로 적용되어, 그냥 중학생 소년소녀들의 동네 지역다툼이 어느새 전세계의 모든 사상과 패러다임, 인류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천상천하 지존대격돌이 되어 학교 담벼락에서 연습하던 주인공은 급기야 막판에 인공위성 정도의 높이에서 자유낙하하여 대기권을 돌파하며 말그대로 산전수전공중전에 우주전까지 펼치는 스펙타클 SF 액숀만화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이런 무대의 팽창이야 소년배틀물에서는 흔히 쓰이는 꺼리긴 하지만요, 그 흐름과 전개가 매우 자연스러웠던 '드래곤볼'과는 다르게 이것도 스토리 전개나 사상의 설명 등이 천상천하처럼 워낙 두서없어 독자들이 와 대단하다! 하고 감탄하긴 커녕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거야? 라고 삐딱하게 보게 만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더라. 어쨌든 37권으로 완결이 되었고 오그레이트 씨 역시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긴 했는데 영 걱정이 됩니다 에구구.


그리하야 한때 기대의 신작으로 시작은 장대하였으나 마무리는 여러가지로 골룸뭥미했던, 강담사 소년매거진 두 간판작이었던 마법선생 네기마와 에어기어의 10년전 막 나온 1권을 오랜만에 다시 보며 떠올린 주저리~ 들이었습니다. 매거진은 어째 '에덴의 우리'도 그렇고 잘나가다 엔딩서 삼천포로 빠진 작품들이 몇몇 보이는데, 아무튼 새로운 작품들은 부디 무탈하게 잘 나가줬으면 해요.

강산도 변하는 10년전 처음에는 많은 사랑받았던 두 작품의 추억을 생각하며,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일렉트리아 2013/09/20 18:36 # 답글

    오그레이트..저양반 작품 단점은 전부 그거죠...뜬금없는 스토리 전개...가면갈수록 알수가 없어지는 작품이야기
  • 한국 짱 2013/09/20 18:36 # 답글

    네기마는 아무리 봐도 격투만화에는 안 어울리는 그림체 -ㅅ-;;
  • 암흑요정 2013/09/20 18:37 # 답글

    시작은 좋았으나, 마무리가 어설프다.
  • Real 2013/09/20 18:40 # 답글

    네기마.. 러브히나를 잇는 러브코메디겸 하렘물인줄 알고 샀다가.. 저것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산게 아까워서 완결까지는 계속 산 비운의 작품중 하나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특히 엔딩은..으휴..
  • 여름눈 2013/09/20 19:14 # 답글

    오그레 선생의 이번 신작은 스토리 작가분이 따로 있더군요 OTL
  • 怪人 2013/09/20 19:30 # 답글

    에어기는 계단을 한칸씩 올라가면 좋은데 두칸도 아니고 서너칸 뛰어넘으니...


    네기마는 뭐..에반젤린이 있어 행복했ㅈ..
  • 광대 2013/09/20 19:37 # 답글

    에어기어는 마지막에 정신놓고 배틀씬만 봤죠...

    네기마는 작가가 한숨돌리고 다시 그릴려고 일단 완결지은것 같던데 말이죠
    신작은 SF분위기를 살려줬으면 합니다 총몽LO처럼 될려나???
  • 천미르 2013/09/20 20:12 # 답글

    네기마는 진짜 완결에서 떡밥 안 푼게 너무 많이 남은 채로 후닥닥 끝나버려서 제대로 통수; 정발본 꼬박꼬박 사모으다가 허탈해져서 결국 포기했죠[...]

    오그레 선생은 진짜 작화력 하나는 최고 레벨인데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작가를 따로 두기를 희망합니다[...]
  • 나이브스 2013/09/20 20:37 # 답글

    러브 히나때의 그 아성을 과연 어떻게 견딜까 했는데 참 네기마때 솔직히 초반부터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에어기어는 뭐 천상천하떄부터 스토리 보단 한권마다 화보집 만드시느라...
  • 크레멘테 2013/09/20 21:28 # 답글

    오구레 저 잉간 스토리 문제는 진짜 어떻게 좀 해야해요..
  • 듀란달 2013/09/20 21:30 # 답글

    오그레이트 선생은 진짜 스토리작가 하나 둬야 됩니다. 지금으로는 답이 없어요.
  • K I T V S 2013/09/21 00:33 # 답글

    네기마 1권에서 인상 깊었던건 아스나가 교복 마의 빼고 모든 부분이 분쇄되고 그걸 선생님께 들키는 장면...ㅠㅠ

    1권에선 아쉽게도 그게 젤 인상이 깊었던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KAZAMA 2013/09/21 00:49 # 답글

    가끔보면 그레이트선생은 자기가 천재라는 것을 망각하는것 같아요
  • Cailia 2013/09/21 01:48 # 답글

    오그레이트 만화는...2권 완결이던 마인 빼고 다 처분해 버렸습니다(...)
  • 크레이토스 2013/09/21 02:03 # 답글

    공통점이 하나 보이네요.
    스케일 쓸데없이 크게 만들어서 막가는 전개로 만드는거.
  • 行雲流水 2013/09/21 18:44 # 답글

    에어기어는...

    쿠루루를 차지만 않았어도 내가 절대 까지 않았을텐데...
  • 풍신 2013/09/23 05:55 # 답글

    UQ 홀더는 본격 격투물이란 느낌이라, 어떻게 어떻게 진보스와 싸우는 장면이 나올 것 같긴 하지만...(최소 챠오 린센이 필요?) 일단 코드가 맞기 때문에 즐겁게 보고 있긴 합니다. (사실 <마법선생 네기마>의 경우, 애들 졸업 후에 선생 때려치우고 2가지 세계들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여야 할 판이기 때문에, "마법선생 네기마"는 거기서 끝내는게 옳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최소 후속작으로 진보스와 싸우는 장면을 그린 마법전기(...) 네기마 같은 것을 그려줬어야...)

    에어기어의 경우는...고작 하이 테크 롤러 블레이드 갖고, 갑자기 스케일이 너무 커져서 엉망진창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냥 뜬금없는 설정으로 밀고나가다보니, 시골 소년이 모험을 시작해서 세계의 운명을 건 싸움에 휘말린다는 그랑디아 식의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뭔가가 아니라서...OTL...
댓글 입력 영역


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