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서점 과학 코너의 흉악한 학습만화들 화예술의 전당

어디 신성한(?) 학습 지면에서까지 연애질이야!

바로 제목대로의 이야기. 회사앞의 교보타워 사거리에 위치한 교보타워 강남지점은 외근나와 거래처 은행들 돌 때마다 가끔 들리고는 하는데요. 거기서 몇달전부터 쭉 과학, 실용도서쪽 칸에 위치하여 눈길이 가던게 바로 저 성안당의 '만화로 쉽게 배우는~' 학습만화 시리즈입니다. 그중 아직 절판되지 않은 책과 최근의 신간들이 진열되어 팔려나가고 있지요.

이 출판사 성안당부터 썰을 풀어보자면 대략 70년대부터 많은 과학도서와 수험서들을 내준 나름 유서깊은 출판사로서 그 장르는 도스 시절부터 파워포인트, 엑셀 등의 길라잡이나 산업기사, 공인중개사 등의 예상문제집과 어린이용 과학도서에 사진촬영과 DIY, 밤생활의 방중법(…) 참고서와 물건너의 라이센스를 받아 내놓은 만화작법책과 미소녀CG 그리는 방법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그리하야 저 학습만화 시리즈도 일본의 옴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2006년부터 꾸준히 정발해주고 있으며 저도 천문학책을 한권 산적이 있는데요….







현재 코너에 진열된 것은 대략 이 정도. 보시는대로 과학학습만화를 표방하되 그 취급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경영과 회계 등의 사회과학에 허수, 복소수와 같은 수학과 통계학, 그리고 물리학과 천문학, 생물학의 자연과학과 이를 응용한 반도체와 시퀸스 제어 등의 공학까지 마치 대학의 학과별 분류가 떠오를 정도로 여러가지 학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진짜 전문서적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며 내용 자체도 어디까지나 관심있다면 흥미있게 읽어볼만한 입문용의 수준이고, 각권마다 왠만하면 일반 번역자 외에도 해당 전문가의 감수도 따로 거쳤다지만 아쉽게 번역 미스나 맞춤법 오류 등도 조금 눈에 띄고요. 그래도 국내에서는 아동 학습만화를 제외하면 이런 류의 서적은 찾기 힘든지라 가끔 찾아 취향이 맞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괜찮은 책들입니다.







실제 내용은 이러합니다. 위는 '만화로 쉽게 배우는 반도체'의 한장면으로서, 어릴때 어머니를 여의고 약간 시니컬한 성격으로 자라난 대학생 청년 규민이 마침 반도체 기업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가사도우미로 보낸 메이드 소녀 지민 양에게 후계자 명목으로 반도체에 대한 강제 조교, 아니 수업을 받으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하루하루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름 등 고유명사들은 다 로컬라이징되어 있구요.

근데 아무리 학습만화라고 한들 어느날 갑자기 반도체 등 이과지식에 해박한 전속 메이드 미소녀가 뿅하고 나타나 자신을 돌봐준다는 스토리는 심히 골룸한 면이 있지만 마 하늘에서 외계인 미녀가 떨어지거나 이세계에 돌입하거나 하는 소년지의 러브코메디에도 유사한 전개가 많으니 그냥저냥 넘어갑니다. 또 그외에 특정과학분야에 흥미를 가지게된 여고생, 여중생들이 나오는 미소녀 동물원류의 시리즈들도 있구요.

여기까지는 그랴그랴하다가도 뒤늦게 제목대로의 이야기로서, 나중에 가면 약간으이이익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니까 대부분의 책이 꼭 이렇게 분홍빛 로맨스로 끝을 맺는단 말입니다!! 윗 짤도 09년에 나온 같은 시리즈 '만화로 쉽게 배우는 시퀸스 제어'의 마무리 부분인데요. 줄거리는 대략 막 공대에 들어간 새내기 주인공 명석이 자신이 입주한 하숙집댁 따님이자 동급생 겸 히키코모리(…) 주인아가씨와 우연히 만나 시퀸스 제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눈이 맞는다는 달달한 엔딩.

뭐 국내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도 연애나 치정싸움이 질리게 많이 들어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원전 신화의 재현일 뿐이지만 이쪽은 과학 학문 소개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오리지널 요소로서 국내드라마같은 로맨스나 밀담 등이 팍팍?

물론 일상물 마냥 별일없이 가볍게 마무리되는 책들도 많지만 남녀가 주역으로 나올 때는 거의 90% 이상이 이렇게 연애게임의 해피엔딩류 결말을 맞으며, 조금 더 위의 반도체편도 비슷하게 주인공과 메이드 소녀가 결국 커플이 되며 저 시퀸스제어도 마찬가지였으니 참 이젠 학습만화의 주인공들까지도 대놓고 염장을 지르는구나 하며 흐뭇한 미소가 절로 새어나왔습니다. 에효효 ㅠ

마 공대류 미녀의 선배라면 말이 필요없는 여신님 베르단디 씨가 있지만 최근의 사악한 성욕감퇴 고자되기 이면계약이 드러나 20년 넘게 지켜본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덕분일까요. 덕분에 학습만화의 이공계통 히로인들에게도 왠지 의심의 시선을 먼저 던지게 되니 참 언제나의 영양가없는 주저리~ 들이었습니다.


학습만화에도 미녀와 미소녀, 연애 요소를 충실히 집어넣은 물건너 작가 편집자들에게 영광 있으랴? 무더운 여름에도 항상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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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