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본 애니메이션의 인상적인 '발연기'들. 동영상의 찬미

외국어 모를 때도 억양만으로도 약간 엥? 하던게 좀 있었지요

거두절미하고 바로 제목대로의 이야기. 로리님의 글을 보고 생각난게 있어, 지금까지 봐온 여러가지 애니메이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안좋은 의미)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목소리 연기와 그 캐릭터들에 대해서 잠깐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감상과 취향의 수준이라서 이보다 더한 경우나 예는 정말 무수하게 많겠지만 일단 제가 그동안 아 그거라면…하고 떠오르는 몇몇 군상에 대해서만 정리를 해보자면요.







● 돌아온 영웅 홍길동

- 김민종의 '홍길동', 채시라의 '곱단이', 노영심의 '돌순이' 역 등등

: 국산 애니메이션 최악의 더빙하면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게 이겁니다. 사실 요 작품의 문제는 비단 성우 뿐만이 아니지만요. 드래곤볼Z TV판에 참여한 야마우치 시게야스 씨가 감독을 맡아 작품 자체의 퀄리티는 결코 나쁘지 않았으나, 말마따나 남은건 캐릭터의 이름과 생김새일뿐 故신동우 화백님의 원작 '풍운아 홍길동'의 흔적은 티끌도 남지 않은 채로 4차원으로 뛰는 설정과 연출에 한숨만 나오는지라.

특히 김민종 씨와 채시라 씨 등 수많은 드라마 히트작을 낸 인기배우분들을 주연으로 써서 화제가 된건 좋은데, 사실 요즘의 욕먹는 연예인 더빙 망작의 어쩌면 시조격이나 다름없어 주역들 연기가 다들 평등하게 엉망이라 "사악한 기는 없애버릴 것이다~" "길동아 나의 기를 받아 으으~" 등의 안그래도 오그라드는 대사를 맛깔나게 살린 초탈력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그나마 신현준 씨의 호피 연기는 괜찮았는데.







● 다!다!다!

- 나즈카 카오리의 '코즈키 미유(강예나)' 역.

: NHK에서 막 방영될 때만 해도 솔까말 당시 인기절정이던 '카드캡터 사쿠라'의 땜빵(…)이라는 인상이 강했으나 안정적인 퀄리티로 호평받으며 중단편 분량인 원작만화의 분량을 가뿐하게 뛰어넘는 전78화 장편으로 완결된 인기작. 국내에서도 투니버스에서 일부 왜색 에피소드를 제외하고 전편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지요.

다만 방영 당시 히로인 미유를 맡은 나즈키 카오리 씨의 10대 시절 신인 연기는 어색한 감정 표현과 부정확한 발음이 안습 또 안습으로 무진장 욕먹었다고 합니다. 언어가 다르다 해도 국내 더빙판의 이지영 씨 가 맡은 예나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점이 두드러지니; 뭐 지금이야 아마가미의 츠카사나 에우레카7의 에우레카, 투러브루의 유이와 최근작 프리즈마 이리야의 미유까지 고르게 잘 활약하고 계시지만요.







● 제가페인

- 하나자와 카나의 '카미나기 료코' 역.

: 2006년 당시 선라이즈의 새로운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나온 오리지널 신작. 메카닉은 전부 3D처리하여 좀더 박력있는 배틀장면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으)며 삼돌이로 외전격 액션게임도 함께 내는 등 많은 노력이 들어간 의욕작이었지만, 상업적인 성과는 처참하다고 할 정도로 황량했지요. 저는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 에구구;

그렇게 작품은 묻혔지만 아직까지 회자되는게, 얼마전 로리님도 글을 써주신 그 하나자와 카나님의 초보 시절 눈물나는 발연기 아니겄습니까. 극중의 메인히로인 료코 양을 맡아 열연하시기는 하는데 그 수준히 가히 영화 '중천'의 김태희 씨 표정연기급이며 오죽하면 도중 감정을 잃어 무뚝뚝해지는 부분이 되려 자연스러웠을까. 이분도 일취월장하여 요즘에는 좋은 의미로 펄펄 날아다닌다지만 이때의 연기는 오랜만에 다시 들어도 참;;







● 데드 프린세스

- 아키야마 나나의 '호시무라 마키나' 역

: 물건너잡지 소년 간간에서 아직도 연재 중이며 학산에서 정발 중인 인기퇴마액션 만화. 2008년 당시 아직 여력이 남아있던 가이낙스에서 1기의 제작을 맡았으며 이후 다른 회사가 만든 2기와도 공통적으로 애절한 분위기의 엔딩곡들이 일품이었으며 지금도 즐겨 듣는데요. 원작이 완결안된 상태에서 TV판의 오리지널 마무리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그걸 전부 커버하는 최대급의 단점이 바로 히로인의 목소리였습니다.

위의 나즈카 카오리 씨나 하나카나 씨 초보 시절 연기 그 아래의 아래를 보여준게 바로 아이돌 배우 아키야마 나나 양이 맡은 마키나였는데, 그짓말 안보태고 위의 료코가 커피였으면 이 마키나는 T.O.P 입니다. 웃을 때나 화낼 때나 평소 말할 때나 억양과 톤이 죄다 똑같고 물건너 평은 심지어 듣기평가 지문보다 못하다 하며 'TV판 망한건 마키나 목소리 탓'이란 소리도 있으니 말 다했지요. 삼가 묵념~







● 귀가부 활동기록

- M.A.O의 '물개'와 키도 이부키의 '안도 나츠키' 역을 뺀 '전부'.

: 3분기 신작으로 한창 방영 중인 현재진행형의 흑역사(?) 아직 4화 분량 밖에 나오지 않았으므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도 '오빠지만 사랑만 있으면…'으로 막 주역 맡은지도 얼마 안된 키도 이부키 양이 중견급으로 보일 정도로 대부분의 성우들이 신인이라 벌써부터 목소리가 귀에 걸린다, 제목대로 귀가 부담스럽다 등등 안좋은 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거기다 요즘 대세에 속하는 '미소녀 동물원'의 구성을 취하되 다른 경쟁작들에 밀려 그다지 화제가 되지 못하며, 스스로도 극중에서 "야 벌써 3화인데 반응 없다, 어쩜 좋아 우린 끝났어!!"라고 통렬하게 자아비판하니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헉 소리 나오며 여러모로 뒤안길이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여기 성우분들도 몇년 지나면 훨훨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이상 지금까지 봐온 애니메이션들의 기억에 남는 몇몇 연기들에 대한 주저리~ 였습니다. 그외 연예인들의 더빙 안습 사례는 지면상 고의로 생략하였구요.(…) 해외 국내 어디든간에 성우분들의 입지가 좀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항상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FREEBird 2013/08/12 18:03 # 답글

    홍길동 경우엔 처음부터 워낙 기준치를 낮춰봐서 그런지, 그나마 노영심씨 연기는 "의외로 노력한 티는 난다"라는 느낌은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는 뭐...

    요즘 본 작품들 중에선 미야카와가의 공복이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동생쪽은 "연기를 못한다"는 수준이니 상관 없지만, 언니쪽은 "듣고있으면 짜증이 물컹물컹 솟아 오른다"라는 것 때문에 더더욱 기억에 남는..)
  • 알트아이젠 2013/08/12 18:06 # 답글

    제 경우에는 [원더풀 데이즈]에서 최지훈님(당시 연극배우였다가 나중에 온미디어 계열 성우가 되었죠.)의 수하 연기와 [가면라이더 카부토]에서 김필진님의 렌게 연기를 발연기의 지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기동전함 나데카]에서 이선님의 루리도 1화에서는 참 발연기로 기억하고 있네요.
  • 젠카 2013/08/12 18:29 #

    1화에서의 루리 연기는 실력문제라기보단 사전에 캐릭터 파악이 전혀 안된 느낌이었죠. 이런건 pd가 시사할 때 지적해줘야할 부분인데 그냥 녹음이 진행되었다는게 호러 ㅜ
  • FREEBird 2013/08/12 22:18 #

    참고로 원판서도 1화의 루리는 힘차고 격한 목소리로 "나데시코 발진!"을 외쳐 주지요. 하지만 2화부터는...
  • 홍당Ι아사 2013/08/12 18:08 # 답글

    조로리의 대대대대모험의 정태호
  • Grenadier 2013/08/12 18:17 # 답글

    그 제가페인의 발연기를 한 성우가 지금의 하나카나가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요?
  • SKY樂 2013/08/12 18:20 # 답글

    8-90년대 한국애니의 경우에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여성성우들도 대체로 발연기들이었죠. 당시 한국영화들중에 성우더빙이 많았는데 그거 들어보면 참...
  • wheat 2013/08/12 18:26 # 답글

    전 성우들의 발연기를 잘 체감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귀가부는 답이 없어요. =0=
  • 로리 2013/08/12 18:36 # 답글

    홍길동은 그래도 재미있게 봤죠... 아.. 나즈카 카오리씨도 저 때 생각하면... T_T
  • 젠카 2013/08/12 18:38 # 답글

    홍길동에서 윤석화씨 연기는 그래도 괜찮지 않았었나요? 저는 상당히 괜찮게 봤는데 다들 욕하시더라는;; 개인적으로는 노영심씨 연기가 최악이었고;; 홍길동을 연기한 김민종씨는 목소리 톤 자체는 꽤 괜찮았어요. 하지만 이런 애니에서의 연기는 익숙하지 않은 듯 했어요. 신현준씬 상당히 괜찮긴 했는데 그 이전에 영화에서 맡았던 이미지들과 거의 똑같애서 늘 듣던 그 목소리 그대로였죠..
  • Anaziah 2013/08/12 18:59 # 답글

    제가 일년 삼육오일 까라고 하면 깔 수 있는 발연기로는
    수왕성의 오구리슌을 들 수 있습니다 (먼산)....
    백미는 저격당한 서드 목잡고 짤짤이를 하던 토르에게 "놀랐어? 방탄조끼 입고있었지롱" 하는 장면의 국어책읽기와
    선대 오클링과의 싸움 후 죽기일보직전인 토르를 흔들어 깨우면서 "얼렁 일어나지 못해!" 하는 장면의 완벽한 국어책 읽기를 들 수 있습니다.
    .....하필이면 토르(어린시절) 성우가 타카야마 미나미님이라 비교대조되서 까임이 두배.
    후반부엔 같은 연예인 출신인 도모토 코이치가 나오니 좀 덜 까일까 했지만, 도모토 코이치가 의외로(까진 아니지만) 잘해서 까임 두배 증폭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나오는 메인 남캐릭터(자기) 성우가 나카이 카즈야 라서 까임 두배 증폭.
    해서 도합 까임 여덟배(저에게는....)가 되는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ㅅ=....)
  • 츤키 2013/08/12 19:05 # 답글

    전 지금도 이와 같은 투표라면

    소울 이터의 마카 알반(CV 오미가와 치아키)를 뽑을 것 같네요.. 서너번 재탕을 하고 다른 작품을 보면서 좀 나아졌지만.. 소울 이터 처음 봤을때의 그 느낌은 정말..
  • shyni 2013/08/12 19:09 # 답글

    어린시절에 홍길동을 공설운동장에 돗데기 시장급의 인원수로 돈다주고 본입장에서 지금도 길동이 옷색깔이 중간에 바뀌는게 미스테리 였습니다 (...............) 성우연기는 그게 뭐였는지 기억조차 안남아 있으니...
  • 함월 2013/08/12 19:32 # 답글

    성우 연기에는 별로 신경 안 쓰고 봅니다만 <귀가부 활동기록>은 진짜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밀어주기 식으로 신인들 몰아 넣어서 염려를 사는 애니는 많았지만 제 귀가 워낙 막귀인건지 다들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이건 특출나더군요ㅡ_ㅡ
    그렇다고 다른 부분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특이한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도 '미소녀 동물원'계 경쟁작이 많은 분기인데, 정말...
  • 펜치논 2013/08/12 20:05 # 답글

    개인적으로 최고의 발연기는 한국판 마호로매틱에서 스구루역을 하신 이름모를 성우(?)라 생각합니다
  • HWA 2013/08/12 20:18 # 답글

    천상천하 애니메이션판에서 아야역이었던 치하라 미노리. 역대급이었죠...
  • Laphyr 2013/08/12 22:27 #

    이것도 진짜 장난 아닌 책읽기 연기였죠 크크 목소리 톤이 똑같아!
  • 먹통XKim 2013/08/12 20:50 # 답글

    이젠 거론도 안되는데

    디즈니의 헤라클레스에서 헤라클레스 성우는 장동건, 메가라 성우는 이승연이 맡았는데 듣기 괴로웠습니다

    그밖에도

    아마게돈에서 혜성을 맡은 이병헌 ㅡ ㅡ

    하나같이 비성우들이 맡은 애니들이 구역질 수준이죠.

    그럼에도 조로리에 나온 뭐시기처럼 성우보다 몇 배나 돈을 받고 더빙한 주제에 헐값이라 나온 것이란 소리도 하고
  • 파게티짜 2013/08/12 20:50 # 답글

    저는 홍길동 외에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군요.
    애니는 아니더라도 극장에서 봤던 헤리포터?;;
  • 운석 2013/08/12 21:11 # 답글

    흠~, 개인적으로 '마리 이야기'라는 존재가 참......
    비성우로 그런 더빙을 만들어버려서,
    이 후에도 '혹시?'란 기대를, 국내 애니메이션의 상황까지 해서
    늘 어느 정도 늘 가지게 되어버리는 게......
    10년 넘게 속으면서 지속되는 일말의 기대가 안타깝네요.

    '곱단이'를 '곱단디(곱단이+베르단디(오! 나의 여신님))로 만들었다는 혹평까지 들은 '홍길동'이나,
    하다하다 중간에 더빙일 전문 성우로 바꿔놓고, 그 딴 걸 역사에 남기겠다며 '서울시 타임 캡슐'에 넣었던 '블루 시걸'이나......
    흑역사죠, 말 그대로.....
  • 풍신 2013/08/12 21:20 # 답글

    덕질의 레벨이 높아지면, 유명 성우의 발연기 시절 애니는 팬들에게 있어 유니크한 물건이 되어버리는 듯?
  • 피그말리온 2013/08/12 21:51 # 답글

    아...시카바네 히메...진짜...소울 이터 이상이 있을 줄은...
  • 밥상뒤집기 2013/08/12 22:21 # 답글

    그래도 까인만큼 성장한 사람이 많아서 좋아요.

    나즈카,하나카나,오미가와.. 지금은 다들 좀 괜찮죠
  • Laphyr 2013/08/12 22:29 # 답글

    이지영님 예나는 명불허전이었죠..
    그나저나 귀가부 활동기록은 너무 허접해서 도리어 애정이 갑니다 (...) 키도 이부키 성우역사에 항상 언급될만한..
  • 센프 2013/08/12 23:15 # 답글

    솔직히 홍길동은 발연기와 홍길동의 '원기옥'만 아니었으면 그럭저럭 볼 만 했습니다(...어디까지나 그럭저럭...).
    참고로 전 저거 SICAF에서 첫 공개했을 때 코엑스에서 봤습니다. 큭... ㅠㅠ
  • 열정 2013/08/12 23:19 # 답글

    그런데 하나자와 카나는 발연기이기는 했어도 특유의 음색은 그 당시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귀가부는... 답이 없지요.
  • Sakiel 2013/08/12 23:32 # 답글

    성우엔 관심이 없어 이름은 잘 모르겠으나 세인트 옥토버의 주인공 역을 맡은 성우가 아득할 정도로 발연기였죠.

    하지만 세인트 옥토버 자체가 컬트한 편이라..인기도 많이 없고 해서 막상 보는 사람들은 그게 맛(?)이라고 해서 나중엔 아무렇지도 않게 된..
  • Tao4713 2013/08/13 01:13 # 답글

    애니는 아니지만 최근 느낀 발연기는 단연 '브레이블리 디폴트'에서 마인 빅토리아 역을 맡은 '타니 카논'. 다른 인물들은 조연 들도 쟁쟁한 성우들을 대거 기용했는데, 유독 빅토리아만 아역 배우를 쓰는 바람에 압박적인 발연기가 참 의욕을 떨어뜨리더군요......
  • 오늘하루 2013/08/13 10:43 # 답글

    귀가부 재미있게 보는 1인으로서 슬픔...
  • MEPI 2013/08/13 20:31 # 답글

    제가폐인은 하나카나의 팬으로써 꼭 언젠가 보고싶네요...(?)

    홍길동은 신현준씨는 정말 괜찮았고 김민종씨도... 후반부를 제외하면 왠지 나쁘다는 인상은 안 남아있네요;;;

    아무도 언급을 안하시고 계시지만 제가 최악으로 꼽는 성우 연기는 소울링크에서 나오는 어린애 캐릭터(이름도 기억이 안나네...)가 가장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니 볼때마다 집중이 안되던... orz;;;
  • 아레스실버 2013/08/14 18:34 # 답글

    내일의 나쟈 코시미즈 아미도 빼놓기 힘들...
    텐데 작품 자체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_-_
  • Real 2013/08/17 01:16 # 답글

    홍길동이라.. 하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저때 곱단이의 음성이 더럽게 이상하다라고 처음봤을때 생각이 들던데.. 전반적으로 엉망이었긴했죠.. 나중에 극장판 런딤에서 보여준.. 악몽등은....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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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