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판'을 처음 보고 싶다고 느꼈을 때 동영상의 찬미

무삭제판을 원하게 되었던 그때그시절 이야기.

예전엔 이런 장면도 공중파 저녁시간에 팍팍 틀어주던 때가 있었지요…가 아니라.




요즘엔 케이블에서 물건너의 최신방영작을 일주일 혹은 며칠 텀으로 바로 볼 수 있고, 또 조금 지난 작품도 나름 HD화질로 방송국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에게 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던건 역시 공중파 텔레비젼으로 저녁시간마다 만화영화를 방영하던 20세기의 그때 그시절이 아닐까 해요.

TV채널은 KBS, MBC 등 공중파 서너개 뿐인게 당연하고 또 인터넷은 커녕 가정에서는 컴퓨터도 일반적이지 않던 때에에 매일 저녁마다 TV 앞을 사수하고 전날 본 만화 내용이 다음날 국민학교에서 큰 화제거리 중 하나가 되곤 하던 그때 그 시절. 지금이야 공중파 저녁 애니메이션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이러한 풍경은 흑백TV시절의 동양방송 때부터 2000년대초까지 쭉 이어졌습니다.

또 그때는 현실이 워낙 스펙타클했던 덕분인지 심의도 되려 꽤나 느슨했던 편이라 '아더왕'서 병사들이 서걱서걱 잘리거나 '별나라 손오공', '울트라맨'에서도 샤워씬, ㅅㄱ 노출 등의 훌러덩훌러덩 잘만 나오고 특히 마지막의 저 '달타냥의 모험'의 아라미스 목욕장면은 다음날 학교서 장안의 화제가 되어 두고두고 회자되며 '아라미스는 여자다'라는 편견을 굳히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지요.


다만 대략 90년대 중후반부터 뭔가 좀 아니다싶게 삭제나 편집들이 눈에 보이는데. 예를 들어 '세일러문'이나 '큐티하니F'에서 분명히 옷이 다 찢어졌는데 안에 흰색 분홍색 전신타이즈를 입고 있다던가 또 KBS는 무슨 죠죠 3부 완결! 도 아니고 세일러문을 중간에 마음대로 끝! 해버렸다가 왕창 욕먹고 심지어 PC통신에 108조항 반박문이 뜬 적도 있고.

또 왜색도 문제가 되어 '카드캡터 사쿠라'도 극중 영화촬영할 때 입은 사쿠라의 하카마 복장이 편집이 불가능하자 그게 유에가 도우야에게 힘을 흡수하는 3부의 매우 중요한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통째로 들어내고 다이제스트로 몇장면만 편집해 보내주고 '마이트가인'도 쿠노이치편이 잘렸으며 '다다다' 역시 유카타에 관련되어 미방영된 화가 있었지요. MBC의 라이징오도 비슷하게 합체시 위의 뿔 두개가 잘렸으며 뭐 이건 그러려니 했는데.


서론이 길었으며 진짜 제목대로의 이야기. 제가 정말 '원판을 보고 싶다'고 느꼈던건 바로 두번째짤의 '지구용사 선가드'(태양용자 파이버드)가 처음이었습니다.

우직쾅쾅 주제가는 마 넘어간다고 해도 그 삭제가 너무 심해서. 이게 저녁시간에 편성되기 전에 명절 특선만화로도 틀어준 적이 있었는데, 광고를 더 받으려는건지뭔지 시간제약이 심해서 변신합체는 물론 필살기의 뱅크샷도 모조리 쳐냈었거든요. 그게 하도 정도가 심해서 이제 선가드가 간다!하고 마무리 칼 뽑자마자 갑자기 "와 이겼어요~"하고 기뻐하는 사람들 표정 보여주고 후닥닥 끝. 조잡한 편집의 극치였습니다

그래도 이 문제는 나중에 저녁시간의 정규프로그램이 되어 시간이 넉넉해져서 해결이 되었는데 '사자왕 가오가이거'(용자왕 가오가이가) 가니까 이젠 로봇만화도 잔인하다고 잘라버리더라. 가오가이가가 주일미군이 오염된 존다로봇의 팔다리를 뜯고 머리를 박살내는 장면도 삭제하고 황금망치(골디언 해머)의 말뚝박기 뽑기도 편집되었으니 참. 막판 조누다 최종전은 미코토 노출 빼고 살려준게 다행일까요.

거기다 '피그마리오'는 아예 40분 이상의 두화 분량을 20분 간당간당한 1화분으로 억지로 잘라 알아먹지도 못하게 만든 경우가 허다했으니 삼가 묵념 ...

그리하야 공중파 방영 당시 편집되거나 삭제된 만화영화들의 아리송한 느낌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위에서야 잠시 투덜대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릴 때 저녁시간에 늘 두근대며 TV 앞에 앉게 되던 추억이고, 저녁시간의 만화들이 자취를 감춘 현재 또 애틋한 느낌으로 가끔 생각날 때가 있네요. 언제나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센프 2013/07/23 17:27 # 답글

    전 SBS에서 방영해줬던 '큐티하니F' 를 보고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었죠. ㅅㅂ 무삭제판 내놓으라고!
  • 츤키 2013/07/23 17:39 # 답글

    천사소녀 네티도 두 화정도 덜어냈다고 들었었는데... 보고 싶네요;ㅁ;
  • 리장 2013/07/23 17:48 # 답글

    k캅스도 그 예중에 하나죠....
    이제 일본 원판을 보고싶은건 가이스터즈............Aㅏ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훌리건스타일 2013/07/23 17:52 # 답글

    미네후지코오오오오ㅗ오오오오오오-------
  • 콜드 2013/07/23 18:09 # 답글

    원판보고 싶은 게 참 많죠. 그거슨 무보정의 힘.
  • 이준님 2013/07/23 18:16 # 답글

    피그마리오를 보지 않고 삭제를 논하기는 어렵죠
  • 일렉트리아 2013/07/23 18:22 # 답글

    달타냥의모험을 삭제없이 내놓던 kbs도! 나디아 삭제없이 내놓던 mbc도 이제 없어!!!하지만 내 가슴속에 살아가!!!
  • 나이브스 2013/07/23 19:02 # 답글

    라이징오의 뿔없는 투구라 던가.

    씽씽캅의 불렀는데 안오는 사부의 로봇이라 던가...

    원피스의 검은 목도와 추파춥스라던가...

    마구마구 편집 나디아라던가...

  • 셰이크 2013/07/23 19:30 # 답글

    고스트 바둑왕의 목만 남기기...
  • 아레스실버 2013/07/23 19:30 # 답글

    전 라이센스판 아이즈에 화이트질 덕지덕지 칠해진 거 보고 분노해서 원서를 샀더랍니다.
    문젠 그 때 아직 일본 문화개방이 안 열린 때라 되새김질 해보면 그거 밀수품... 어?
  • 무지개빛 미카 2013/07/23 20:28 # 답글

    앗! 저 장면은!!! 아라미스가 말 그대로 미스로 나왔던 그 삼총사~
  • 잠본이 2013/07/23 21:25 # 답글

    Long Long Ago 20th Century~♬
  • 먹통XKim 2013/07/23 21:47 # 답글

    명절특선으로 하던 나유타(국내 방영제목은 황금테고리)에서 여주인공 알몸이 ~~비록 정밀묘사는 아니지만~~
    나오던 장면이 기억에 선합니다...
  • 나르사스 2013/07/24 08:23 # 답글

    다간 기억나네요. 중간에 갑자기 방영을 뚝 끊어놨을때부터 원판을 갈망하게 하더니 나중에 몰아서 틀어준 후반부는 그야말로 통편집의 향연 (2화에 걸친 27분간의 전투 장면을 1분에!!)
  • 블랙 2013/07/24 22:44 # 답글

    '마이트가인'의 나이토 룬나 에피소드는 국내 방영했습니다. 몇 장면은 잘렸을지도 모르지만.

    라이징오의 뿔이 잘린건 사무라이 투구의 뿔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고합니다.

    전설의 용사 다간에서는 붓쵸의 복장이 훈도시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등장 장면이 대부분 잘려 나갔죠. (KBS,SBS 방영 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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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