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만화'의 추억, 어떠신지요 동영상의 찬미

한때 만화 '똘이장군'을 보고 감상문 숙제를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6월 6일, 58주년 현충일. 휴일이라서 자 쉬자!, 하기 전에 일단 순국선열분들께 묵념 한번 하고. 언제나처럼 펑펑(?) 놀지는 않고 그냥 밀린 집안일이나 좀 하면서 조용히 보냈는데요.

그리하야 제목대로의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도 주적인 부칸과 서로 총을 겨누고 휴전상태에 있는바 안보의 중요성은 새삼스레 더 떠들 필요도 없겠지만, 아무래도 과거 냉전 시대 즉 80년대말까지도 반공이 국시임을 천명하던 그때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지요. 당시의 그런 여파는 어린이용 미디어쪽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반공애니메이션, 반공만화책들이 나왔던바 현충일인 오늘 그에 대해서 조금만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반공작품의 선두주자를 말하자면 역시 똘이장군이 그 대표격이지요. 김청기 감독의 페르소나(?)인 똘이가 타잔과 같은 복장을 하고 동물친구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인간의 탈을 쓴 북괴 간첩들과 늑대+돼지의 이중마스크를 한 혹부리 쑤령을 물리치는 액션모험만화로서 80년대말만 해도 공중파에서 이걸 하도 많이 해줘서 저는 이게 TV시리즈인줄 알았었습니다;

말마따나 한번 감상문도 쓴적 있고, 특히 인상적인게 다른 늑대 간첩들은 정체가 밝혀지고 똘이 외 대한민국 경찰, 국군에게 손쉽게 쓰러지지만 2편의 최종보스 간첩 여두목 아줌마는 인간탈을 벗은 늑대상태에서도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 급기야 소복입고 산발한 처녀간첩귀신으로 2단변신하여 슈퍼아머+무공술을 구사하여 똘이를 위기에 빠드렸던바;; 그때 제 의문이 "똘이는 제타로봇은 어쩌고 왜 몸으로만 싸울까?" 였습니다.

그다음 생각나는게 '해돌이 대모험'입니다. 딱 보시다시피 마벨의 녹색거인 헐크를 그대로 따온 바. 납북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홀로 북쪽 땅에 향한 주인공 해돌이가 요정 예삐의 힘을 빌어 거대한 헐크로 변신하여 부칸군을 신나게 물리치는데, 나중에 아버지도 사살당하고 해돌이 역시 총에 맞아 죽는 충격적인 페이크 엔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마 이건 다행히 꿈이고 여차저차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되지만요.

그리고 허영만 선생의 '각시탈'은 원래 일제시대의 영웅이었지만 애니메이션은 또 시국에 맞춰 북괴와 싸우는 반공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고, 이 역시 80년대말 선거일 휴일에 MBC특선만화로 방영되기도 했었습니다. 뭐 저는 이때 KBS에서 하는 에어리어88(지옥의 외인부대)를 봤었지만요. 주제가가 꽤 흥겨웠던걸로 기억합니다.

로봇만화도 반공작품이 여러개 나왔으니 그중 하나가 전설거신 이데온의 일러서트를 살짝 바꿔서 나왔던 '해저탐험대 마린엑스'. 다만 실제 극중의 쟈가로봇은 다이오져를 따라한 것이었구요. 주인공의 형을 살해한 해저괴수를 물리친 걸로 끝난줄 알았지만 진짜 보스캐는 붉은 별의 잠수함 함대였으며 결국 최후의 적이 괴물, 괴수가 아닌 인간들이었다는데 참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었달까. 극중 공산당 친구들의 "와 남조선은 88올림피도 하고 좋겠다!"는 대사가 웃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투브에서 '김일성 나오는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그 '로보트왕 썬샤크'가 있지요. 우주의 악마 스펙터와 작당하여 다시금 남침을 꿈꾸는 혹뿌리 수령을, 역시 스펙터를 쫓아 지구로 온 외계인 소년소녀와 그들의 로봇 선샤크가 한국의 아이들과 힘을 합쳐 물리친다는 이야기. 로봇디자인은 돌백과 다이아클론에서 적당히 따왔으며, 이 역시 엔딩은 꿈이고 현실의 무장간첩들은 용감한 예비군 아저씨들에게 일망타진되더라? 제가 요걸 팀플로 발표해서 A+를 받었었지요 토호호.

그리하야 현충일인 오늘 잠시 20여년전의 추억을 떠올려본 주저리~ 였습니다. 만화영화 말고도 만화책으로도 실제 한국전쟁 당시 활약한 특공대장 조달식 씨의 싸움을 그린 '대전차 특공대'나 그외 여러가지 반공작품들이 있었고, 이걸 국민학교 1학년 때 역시 감상문을 써내는 등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요. 돌이켜보면 이데올로기 시대의 독특한 기억들이었는지라, 참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이 포스트를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하며 천사들의 오후3와 동급생 시리즈를 즐긴 저의 세대분들에게 바칩니다(엣취)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比良坂初音 2013/06/06 23:23 # 답글

    ......전 어릴 때부터 반골 기질이 쩔어서 그랬는지 똘이장군 틀어주는걸 보면 내용이 참 병신같다고 생각했드랬죠...-_;;;
  • 사카키코지로 2013/06/07 01:45 # 답글

    마지막 한줄이 모든 걸 다 깔끔하게 요약해줬네요(!?).
  • 무지개빛 미카 2013/06/07 08:28 # 답글

    오늘은 노르망디 상륙전이 개시된 D-Day죠.
  • 잠본이 2013/06/07 09:00 # 답글

    게다가 마린엑스에서 쟈가로봇과 박터지게 싸우는 해저괴수는 고지라 시리즈의 티타노사우르스 였죠(...)
  • 몽부 2013/06/07 09:45 # 답글

    천사들의 ... (쿨럭)
  • KAZAMA 2013/06/07 13:25 # 답글

    세대차이가 나는게; 90년 생쪽 세대들은 저 위의 애니들은 본적이 없지요
  • 존다리안 2013/06/07 14:04 # 답글

    또... 똘이장군.... 금강산, 금강산 하는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 먹통XKim 2013/06/08 02:04 # 답글

    우주전사 홍길동이란 애니도 있죠.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장면--사람을 주사기로 피를 빼내 죽이곤
    시체를 채소밭에 파묻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죠--!

    다이라가 XV 를 그대로 베껴먹은 슈퍼 타이탄 15도 있고요
    (다만 안춘회가 그린 2권짜리 만화책은 지금 봐도 상당합니다.주인공 로봇 빼곤 다른 건 창작이고 반공과 거리가
    먼, 마무리도 비장하죠)

    경악스러운 게 로보트왕 썬샤크는 미국이나 유럽에 DVD로 나왔답니다..영어 더빙하고요 ㅡ ㅡ
  • 먹통XKim 2013/06/08 02:04 # 답글

    사실 태권브이도 반공물적인 느낌이 있지만 억지로 집어넣은 거죠

    말콤이 세운 붉은 제국이란 이름과 붉은 별이 그것.
  • 먹통XKim 2013/06/08 02:07 # 답글

    그리고 보니 똘이장군이 중국과 합작으로 티브이판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ㅡ ㅡ

    중국이 공산국가인데 이건 대체?
  • 먹통XKim 2013/06/08 02:12 # 답글

    해돌이 대모험은 반공물에서 가장 작품성이 낫죠 ㅡ ㅡ..
    똘이장군처럼 훌러덩 벗은 이리떼들이나 돼지가 아닌 사람이 적으로 나오니까요

    고증이 가장 완벽한 유일한 반공애니메이션.

    아닌게 아니라 실제 탈북자 감수 및 일본 애니메이터까지 참여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미그기가 나오는 유일한
    애니메이션에 북한군이 쏴대는 총이 똘이장군에서 지겹게 나오던 따발총(PP Sh-41)이 아니라 처음으로 AK-47
    을 쏘고 총을 쏘자 탄피가 튀어나오는 첫 한국 애니메이션이었죠!

    --마린 엑스에서 북한군 해군 사령관으로 무려 단페이 관장(도전자 허리케인,내일의 죠에서 나오던 그 사람)이 나와서
    나중에 얼마나 웃겼는지 & ^ ^...(피닉스킹이나 우주 흑기사에 나오던 도즐 자비 못지않게)

    --마린 엑스 속편으로 333 특공대라는 반공 애니메이션이 기획 단계로 들어가서 만들다가 뭔가 사정으로 제작중단
    된 바 있더군요.지금은 몇몇 셀화와 설정집이나 포스터만 남아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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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