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에 물먹은(?) 고전 3대 NT노벨들 화예술의 전당

그 R.O.D.의 신작이 나온다길래 말입니다.

물건너에서는 70년대부터 태동하여 인기를 끈 라이트노벨이 국내에 처음 들어온 것은 대략 90년대 중후반. 당시 대원과 학산에서 각각 '판타지 노벨'과 '어드벤처 노벨'이라는 브랜드로 '슬레이어즈'와 '시간의 이방인', '폭렬헌터'와 '마술사 오펜', '무책임함장 테일러' 등의 여러가지 작품을 내놓았지만 별반향없이 묻혀버리고 끝나버렸지요.

그러다 시간이 좀더 흘러 월드컵의 열기가 남아있던 2002년 7월 대원에서 다시금 'NT노벨' 레이블로 '풀메탈패닉!'과 '델피니아 전기' 등을 시작으로 의욕적으로 라이트노벨 사업을 재개해 마침내 성공하여, 지금은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브랜드로 물건너의 히트작들 외에 국내 작품을 포함해 매달 많은 신간들이 나와주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목대로의 이야기. 10년전 그 NT노벨 초창기에 기대받으며 나와서 많은 인기를 끈 주력작품들이지만 강산이 한번 바뀔 정도의 세월이 지나 지금은 낙동강 오리알되다시피한 세 작품에 대해서 썰을 불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외에도 더 있겠지만 일단 크게 기억나는 것만 살펴보자면요.


● 먼저 스튜디오 오르페가 주관하여 각본가 쿠라타 히데유키 씨가 낸 R.O.D. 시리즈. 종이를 무기로 사용하는 주인공 에이전트 '더 페이퍼' 요미코 리드맨의 싸움을 그린 작품으로서 국내에서는 3부작 OVA가 먼저 소개되어 인기를 끌었지요. 그 여세를 몰아 나온 라노베는 '오네가이 티처'의 우온 타라쿠 씨가 일러스트를 맡아 겉보기도 괜찮았기에 평은 어쨌든간에 잘 팔린 편이었습니다. (코믹판은 매우 그시기했지만요)

그외 TV판과 관련작품도 나오고 활발히 전개되는듯 하다가 2007년 11월의 11권 이후 완결 한권을 남기고 여태 오리무중이었며, 이번에 새 프로젝트가 발표되자 반응도 다들 '소설 완결이나 내시지?'. 올해 안에 어떻게든 12권이 나오긴 한다던데 국내서는 이미 전권 절판처리된 상황이라 정발 여부도 영 불투명합니다요.


● 그 다음은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에 관하여. '은하영웅전설'로 이름을 날리며 역시 연중으로도 악명높은 작가 다나카 요시키 씨의 스트레스 해소용(?) 작품으로서, 안하무인 절대무적 여왕님 야쿠시지 료코를 모시고 매번 일본과 세계각지의 미스테리어스한 괴물들과 맞서야 하는 경부보 주인공 이즈미다 준이치로의 절절한 고생담을 다룬 이야기이지요.

NT노벨로는 역시 다나카 씨의 다른 작품 '클랜'도 함께 냈었지만 이쪽은 작가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 야쿠시지 료코 시리즈는 일단 연중왕답지 않게 꾸준히 신간들이 나오고 있기는 한데…정작 물건너와의 계약 문제가 생겨서 그나마 띄엄띄엄 나오던 소설은 모조리 절판처리되었고 만화 신간만 명맥을 잇는 정도입니다. 처음 발매 당시 뉴타입 한국어판에서 특집기사까지 다뤄주던 때를 생각하면 참 --;;


● 마지막으로 다테 마사노리의 '대디페이스'. 위의 두건보다도 더 아리송한 케이스입니다.

역시 NT노벨 초창기 작품이며, 신비의 무술 구두룡을 계승한 주인공 쿠사카리 슈우지와 그의 겨우 8살 차이나는(!) 딸인 천재 트레저 헌터 유우키 미사 부녀의 모험을 그리는 전기물. 카구야히메, 북구신화, 인어 등의 전설과 크툴루 신화까지 접목시킨 장대한 전개가 특징이며 출판사측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니시E 씨까지 붙여주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데.

허나 전 4권의 메두사편이 2006년 1월에 나온 뒤에는 뜬금없이 작가가 증발. 전격문고 편집부서도 아닌 날밤에 뒷통수 맞은 격으로, 도쿄의 원룸 계약까지 가명으로 해놔서 그 흔적도 찾지 못했다는 루머가 돌며, 결국 전권 발행 중지&영원한 연중으로 어둠의 나락에 떨어졌습니다. 저도 나름 재밌게 계속 사보고 있었지만 어리벙벙했지요.


그리하야, 10년전 신간으로서 국내에서 소개될 때는 희망을 품고 야심차게 나왔으나 시간이 훌쩍 흐른 지금은 독자들을 벙찌게 만든 라노베 몇가지들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야쿠시지 료코는 그나마 원판을 보던가, 또 R.O.D도 희망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디페이스는 참; 작품성은 둘째치더라도 이런식으로 뒤가 끊기면 매번 찜찜할 수 밖에요 에구구야.

여러분도 잘 보던 책이 이런 식으로 황되서 으잉, 했던 경험들이 있으신지요. 항상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네리아리 2013/05/02 17:26 # 답글

    대디페이스는 진짜 재미있게 봤는데 ... 훌쩍
  • 여름눈 2013/05/02 17:34 # 답글

    아 진짜 대디페이스...
  • 슬픈영혼 2013/05/02 17:45 # 답글

    대디페이스는 눈물나네요.근데 메두사편 후반 일러도 대충인게 내부문제가 있는거 같은데 작가부터 증발했으니
  • shaind 2013/05/02 17:45 # 답글

    ROD는 OVA판을 무척 좋아했고 TVA도 괜찮게 봤습니다만...... 정작 라노베 판을 사 보고는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같은 작가가 쓴다면 새로 라노베 시리즈가 나온다고 해도 안살듯.
  • rumic71 2013/05/02 17:48 # 답글

    야쿠시지 료코야 어차피 국내에 못 나오는 게 있고(그래봐야 한권뿐이었지만), 저도 대디페이스를 몇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라리 다른 작가가 이어받게 하든가...
  • 츤키 2013/05/02 17:58 # 답글

    라노베를 어느정도 보신 분들(기간)이라면 대디 페이스의 통수는 정말이지..


    근데 빚 때문에 야반도주를 했다는 설도 있던데.. 정말 뭐때문인지...
  • 요다카바 2013/05/02 18:53 # 답글

    대디페이스 통수는 정말 저도 공감합니다... ㅎㄷㄷ함 아예 작가증발이라니..

    r.o.d는 ova로 접해서 봣었지만 뭐 완결이 안나요 ㅡ.ㅡ
  • 칼군 2013/05/02 19:35 # 답글

    아.. 대디페이스... 진짜 속 시원하게 이유라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질려서 연중했음이라는 말도 좋으니...
  • 노란개구리 2013/05/02 20:30 # 답글

    꾸준히 연중하면서도 어쨌든 신작은 들고나오는 도바시 신지로가 성실(...)해보이는 퀄리티네요 ㅋㅋㅋ
  • 우석양 2013/05/02 20:42 # 답글

    데디페이스가 델파니아전기 다음으로 열심히 봤던 작품인데..
    어째 마무리가 좀 이상타 했더만 저런 사정이;; 아직까지 정확한 어른의 이유를 모르는건가요..ㅠ
  • 하루카엘 2013/05/02 21:00 # 답글

    날 라노베로 입문작이 대디페이스인데...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3/05/02 21:30 # 답글

    우와 작가가 증발하다니 그런 일도 있을 수 있군요
  • 잠본이 2013/05/02 21:51 # 답글

    세상에 작가증발이라니 역시 현실은 소설보다 기묘하군요(...)
  • 로리 2013/05/02 21:53 # 답글

    대디페이스는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샀는데 전설(...)이더군요
  • DukeGray 2013/05/02 21:53 # 답글

    요즘 말많은 IS 작가보다 한술 더 뜨는 군요.
  • 아이온 2013/05/02 23:02 # 답글

    대디페이스...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말이죠...
    아, 그런데 주인공 이름은 키타기리가 아니라 쿠사카리 입니다
  • 라미카_Sh 2013/05/02 23:51 # 답글

    작가증발이라니. 정말로 그런일이=△=
    제가 보던 작품중 시대(?)는 비교적 최근입니다만 소년음양사라고.. 계약문제인지 어떻게된건지 20권까지 나와놓고 어느순간 신간소식이 뚝 끊기더니 급기야 절판이 뜨더라구요T T 권수가 되는지라 책장에서 존재감도 있어서 속상하게 말입니다..-_-
  • 콜드 2013/05/03 00:13 # 답글

    대디페이스는 군대있었을 때 재밌게 봤었는데 저런 일이 있었다니...
  • KAZAMA 2013/05/03 01:25 # 답글

    추억이다;;;;;;;;;;;;;;;;;중학생때 봤던것들
  • 레아라 2013/05/03 01:32 # 답글

    아 정말 대디페이스........... ㅠㅠ
  • 셸먼 2013/05/03 11:26 # 답글

    대디페이스는 정말 온갖 루머가 많죠(....) 진짜 뭐가 이유인지라도 알았으면 좋겠네요.
  • 차원이동자 2013/05/03 12:45 # 답글

    그러고 보니 연중이 많네료
  • 듀얼콜렉터 2013/05/03 17:18 # 답글

    어, 그저 작가의 속도가 느린줄 알았는데 증발이라니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 Ithilien 2013/05/03 19:13 # 답글

    아. 대디페이스는 진짜. ㅡㅡ;;
    작가가 날라버리는덕에 혈압이 팍올랐지요. 재미도 있고 일러도 좋은데 어째서. ㅠㅠ

    알고보니 전격의 편집진의 마수를 피해서 튀어버린 거의 유일한 사례라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저거 모두다 전권 소장중이란게 제일 안습한 부분인듯합니다. 엉엉엉. 완결. 완결을 보자!
  • 고지식한 루돌프 2013/05/04 16:16 # 답글

    rod 애니는 재밌었죠.. 책좋아하다보니 종이에게 사랑받는다는발상도 참 신선했고, 라노벨은 안읽어봤지만...
  • Yusaku 2013/05/04 20:48 # 답글

    대디페이스....

    저도 전권 가지고 있지요

    예전에 단편집 나온다는 루머있었을때도 참 열심히 기다렸는데.

    과연 우리생에 이게 완결 아니 작가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있을까싶습니다.
  • 포스21 2013/05/05 18:24 # 답글

    그나저나 저것들과 비슷한 시기에 나오던 나인에스 (9S) 는 어떻게 된건가요? 단순히 연재가 느린건지? 암튼 이것도 흐지부지 되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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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