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SF 미소녀&로봇 만화 '비스트 나인' 완결 화예술의 전당

전5권으로 3년간의 막을 내렸습니다.

어제 외근길에 강남 교보문고에서 사온 신간만화 두권. 책장과 창고 여기저기에서 찾느라 직원분이 약간 고생하셨습니다; 하루히짱이야 유명하니 여기선 생략하고, 오른쪽의 작품에 대해서 썰을 풀어보고자 해요.




국내 월간지 '부킹'에서 연재된 본격SF 미소녀&로봇 만화 '비스트 나인'이 단행본 전5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2010년 부킹 9월호에서 연재개시하여 '메탈하트'와 코믹판 '유령왕'의 만화가 윤재호 씨가 스토리, '브레이커'의 박진환 씨가 그림은 맡아 1권이 나오되 이후 박진환 씨가 하차, 2권부터는 캐릭터 작화는 윤재호 씨가 직접, 또 메카닉쪽은 '언히어로'의 조승엽 씨로 변경되었는데요.

초기 기획이 변한건 아쉬웠지만 윤재호 씨 그림도 '엔젤컵' 때부터 쭉 좋아했던지라 큰 불만은 없었고 또 극중 주력기인 로봇 비스트 시리즈의 액션연출도 큼지막히 시원시원하고 박력있었기에, 1회가 실린 당시 부킹을 사보는걸로 시작해 단행본도 나오는대로 꾸준히 챙겨보고 있었습니다.

또 스토리도 최신유행(?)인 TS의 요소를 조금 넣어서, 비스트 파일럿 양성기관 '르플렝스'의 열등생 주인공 최일건이 사고로 인해 교내 성적 톱클래스의 미소녀 장마리의 몸에 들어가 2세대 신형기 비스트 나인에 탑승해 활약하게 되며 이 와중에 소꿉친구이자 교내 No.2인 유하나와의 본의아닌 백합 로맨스도 볼거리구요.

단 지구의 운명을 건 싸움치고 전투 규모 등이 너무 빈약해보이며, 르플렝스 시절은 그렇다쳐도 비스트 1호의 페이지 오하라의 정식부대에 편입된 이후로도 훈련과 내부분쟁이 주가 되며 최종보스인 2세대 이레이저 융합체와의 마지막 싸움 역시 후닥닥 끝나버린게 영 찜찜한 결말이었으니.

이에 대해 작가분이 후기에서 '한권이라도 더 해서 6권 완결로 마무리짓고 싶었다'고 밝히셨는데, 결국 이 작품 역시 외부 여건에 의한 용두사미식 강제종결을 피할 수 없었나봐요. 앞서 '인게이지'나 '엑소시스터즈', '야뇌 백동수'의 끝이 그러하였고, 이 악순환이 정말 애달픕니다 참.






컬러연재되었던 1화 표지를 비롯하여 각권 서두에 실린 일러스트들입니다. 실로 화사하며 또 조금 아청스럽군요.

보면 주인공과 히로인을 겸하는 최일건(장마리)와 소꿉친구 겸 라이벌 유하나 양 외에 같은 소대 소속의 장신의 괴짜 부잣집 아가씨 캐롤 브라운 양과 안경천재소녀 클라렌스 호와 강제 로리타 교관 페이지 오하리 씨 등등 개성적인 조연들이 많았지만 조기종결로 인해 별다른 활약도 없이 한꺼번에 묻힌게 아쉬웠습니다. 예정된 6권이 아니라 열권 분량만 되었어도 좀더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었을텐데.






전에도 소개해드렸던 여러가지 부록들. 오른쪽의 2권 숨겨진 안쪽 표지는 80년대 옛날 문방구 조립식풍으로 극중의 주인공 메카 '천하무적로보트 비스트 나인'의 프라모델 완구 (뻥) 커버를 재현하였으며, 왼쪽은 3권 특전으로 들어간 각각 윤재호 씨가 그린 장마리 양의 수영복과 조승엽 씨가 그린 비스트 나인 엽서들이지요.

보면 비스트 시리즈는 얼굴과 머리카락 등이 슈로대의 얄다바오트 선생 연상된다는 의견도 나오던게 생각납니다. 또 물건너는 신간이 나오면 각 서점당 초회구매 특전과 부록들을 이것저것 얹어주는게 일상이지만 국내서는 흔치않은 시도라서 마음에 들었었는데…정작 나중의 4권과 완결편 5권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좀 허전(?)하더라구요.;






마지막은 전권의 모음짤과 함께. 첫 연재당시 정말 기대했었으며 약간 허전한 엔딩 등을 포함해 완결까지 아쉬운 구석도 많았지만, 그래도 국산 미소녀+SF 거대로봇만화로서 2년여동안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만화는 잘 사지도 않았지만 또 완결까지 모은 경우도 매우 드물었던 것 같아요. 유령왕 코믹판을 사보긴 했지만 이쪽은 솔까말 연중상태인데다가 모으다 포기한 것도 몇몇 있었고 에구구야. 윤재호 씨는 최근 라노베 '나와 호랑이님'의 특전만화를 내놓기도 하셨는데, 이에 관해서 나중에 좋은 소식이 있을거라 하니 그쪽도 기대되네요. 부디 호랑이 연재, 연재를!


앞으로의 또다른 괜찮은 국산만화 신작들도 좀 더 나와주기를 바라며.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Nero 2013/04/25 18:51 # 답글

    어...1권 보고 나서 기억 저 멀리에 묻어뒀던게 완결이 났다니..<

  • 듀라한 2013/04/25 19:34 # 답글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메카물중에서 엔딩이 만족스러운게 있었나?싶네요.
  • 먹통XKim 2013/04/25 20:28 #

    안춘희의 슈퍼타이탄
    비록 로봇은 일본 애니 다이라가 XV를 베낀, 정확히는 당시 표절 애니 개봉에 맞춰 연재하던 것이지만
    줄거리나 다른 기계 디자인은 독창적이었고 줄거리조차도 개판급(심지어 반공 애니였답니다!)
    인 표절판 애니랑 차원이 달랐답니다.

    자세한 건 http://pennyway.net/1862
  • 크로스번 2013/04/25 21:10 # 답글

    그림체가 좋네요
    한 번 봐야겠습니다
  • 스탠 마쉬 2013/04/25 21:22 # 답글

    언젠간 이런게 애니화 되는 날이 오길...
  • 콜드 2013/04/25 21:35 # 답글

    그림체는 좋군요
  • eigen 2013/04/25 23:16 # 답글

    T스토어에는 3권까지만 있네요ㅠㅠ
  • 초효 2013/04/27 16:46 # 답글

    메카의 시뻘건 머리를 보니 웬지 얄타바오트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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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