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위험했던 90년대 게임잡지 미연시 공략들 게임의 추억

애들 보는 책에 '쿵짝쿵짝'이라던가, '잘 먹겠습니다'라던가.

먼 옛날(?) PC-88 시절부터 이미 활성화되어 윈도우7, 윈도우8이 한창인 요즘에도 물건너 PC게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미소녀게임 중에서도 수위가 있는 에로게, 우리 말로는 야겜이지요. 16비트 시절 세계를 주름잡은 일본 콘솔이 주춤하고 또 '삼국지'의 코에이와 '이스', '영웅전설'의 팔콤이 전연령PC 시장을 떠나 콘솔과 포터블로 전공을 옮긴 이후에도 저 PC용 야겜 에로게만은 아직도 독보적으로 활발하게 신작들이 나오고 있는바.

마 그 스퀘어나 팔콤도 초창기에는 이쪽에 몸담았던 과거가 있으니까요. 또 PC-98의 유명작품 몇몇은 국내에서도 위대한 선구자들에 의해 도스로 이식되고 더구나 한글패치까지 존재하였으며 윈도우와 인터넷이 일상이 된 지금은 더더욱 구하기가 쉬워졌고, 작년부터 발효된 아청법 덕분에 이젠 다들 쉬쉬하지만 어쨌든 예전보다는 훨씬 손대기 쉬운 환경에서 물건너의 이런저런 작품들이 암암리에 퍼진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에로게들은 90년대 초창기까지는 콘솔과는 인연이 없던지라. 물론 패미컴과 슈퍼패미컴에 성인 소프트가 없던건 아니지만 거진 다 불법이었고, PC엔진 CD-ROM의 '동급생' 이후로 PC-FX, 플레이스테이션과 새턴 등 콘솔에 광학미디어가 완전히 정착되고 나서야 PC용 미소녀게임들이 일부 대사와 CG등을 수정하여 콘솔로 속속들이 이식되기 시작하며 급기야 새턴과 드림캐스트의 끝자락에는 이런 작품들이 주를 이뤘기에 '콘솔 말기에는 미소녀물이 쏟아진다'는 진담 섞인 농담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슈패미도 그 동급생2가 이식되기도 했으니.

뭐 지금은 콘솔, 포터블과 미소녀게임은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서 2004년 PS2로 투하트2가 첫번째로 발매되는가 하면 플삼과 삼돌이도 수월2, 화이트앨범2와 마브러브 시리즈 등의 작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개발비가 상대적으로 덜 들어가는 비타와 피습, 삼다수 등의 포터블로는 남성향 여성향의 다양한 물건들이 아예 쏟아져나오듯이 쌩쌩하게 발매 중입니다. 만화 '신만이 아는 세계'는 이러한 콘솔과 포터블의 미소녀게임들을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삼고 있구요.


잡설이 길었으며 이제부터 제목대로의 이야기. 90년대말 이렇게 열풍이 불었던 콘솔용 미소녀게임들을 국내 게임잡지들에서도 그냥 넘어갈리는 없었고, 지금이야 게이머즈만 남고 전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도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당시는 게임매거진, 게임라인, 게임파워 등 여러 잡지들이 그 IMF에서도 살아남아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서 여러가지 미연시들의 소개와 공략기사를 실어주며 심지어 게임라인은 '하급생'의 히로인 미즈호를 표지로 때려박는 일도 있었습니다.

뒤돌아보면 인터넷이 드물던 그 시절의 독특한 모습이었기도 하며, 집에 남아있는 그 흔적들 일부는 다음과 같은데요.





십수년전 게임라인에 실렸던 새턴용의 '피아♡캐롯에 잘 오셨습니다2'와 '프렌즈~청춘의 빛'의 공략기사들. 저 게임라인의 피아캐롯2 공략은 같은 때 나온 게임매거진의 공략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스케줄이고 선택기도 하나도 없고 대사만 대충 늘어놓아서 그때도 욕만 왕창 얻어먹은 슈레기같은 내용이었지만 잠시 넘어가주시구요.

그때도 아직 현역으로 살아있었던 새턴의 18추 등급 미소녀게임들 공략들은 매달 나오는 게임잡지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 내용이란게 참으로 위험해서 98년 5월호 게임라인의 피아1 공략은 그 머시기…이벤트를 '쿵짝쿵짝'이라고 표기하며 또 "성우들 연기가 아이스크림이라도 드시는듯 훌륭했다"고 감동섞인 평을 내놓고 또 게임매거진의 피아2 공략 역시 기자분이 후기에 '그 유명한 피아캐럿답게 정말 잘 먹고 간다. 음식이 아니지만?' 요런 소리를 대놓고 박아놓는게 일상이었습니다.

또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게임매거진의 새턴용 '버추어콜S' 공략이 더더욱 가관이었는지라. 비록 가정용의 한계로 특정CG들에 죄다 속옷 한세트씩을 입혀놓기는 했어도 남주와 히로인의 "수족관 구석에서 해볼래?" "네…좋아요." 이런 정신나간 대사를 싣고 또 그런 소녀들의 아찔한 언더웨어컷을 마구마구 그대로 올린데가 그 설명들도 '잘 먹겠습니다', '뜀틀뛰기 조교 앞으로!' 등등으로 내가 지금 게임공략을 보고 있는건지 소프트야설을 보고 있는건지 헷갈릴 지경이더라;; 물론 아이들이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던 책들이었습니다.

뭐 게임매거진은 97년 초창기에는 아예 '야겜 특집'이라고 PC용의 에로게 소개기사들을 싣기도 했으니까요. 현역인 게이머즈 역시 04년에 PC용의 신작 하급생2를 몇페이지를 할애하며 대대적으로 속보기사들을 낸 적이 있었고. 요즘에야 모 법률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온라인상에서도 하는 것도 꺼리게 되었지만, 당시 심의기준은 어떻게 되었는지 서점에서 아무나 살 수 있는 정기간행물 잡지에 이런 내용이 문제없이 실릴 수 있었으니 참 생각해보면 요지경입니다, 에구야.

신출귀몰 노도같은 수라장을 헤쳐나오듯 했던 그 90년대 세기말의 추억들을 떠올려보며,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Real 2013/04/14 18:41 # 답글

    지금도 저런 게임잡지들이 나오기를 바라지만.. 어렵겠죵?;; 지금도 계속되었다면 성개방도가 높아졌어도 여전히 저런 표현으로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을까요?;;ㅋ
  • 작은학생 2013/04/14 18:50 # 답글

    게임라인...
    예...
    제가 게임라인 때문에 이 길에 들어서게 됐죠.

    처음엔 평범한 게임잡지인줄 알았는데...
  • 강제수도 2013/04/14 18:50 # 답글

    저는 새턴도 없는 주제에 버쳐콜S 공략 하나 때문에 게임라인이었는지 매거진이었는지를 처음으로 샀습니다.
  • 잠본이 2013/04/14 18:51 # 답글

    그때 그 필자분들은 과연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요(;;;)
  • JOSH 2013/04/15 00:54 #

    몇몇 분은 이 이글루에 서식중입니다.... =,.=
  • 먹통XKim 2013/04/14 19:23 # 답글

    둘이 꽈배기가 되었답니다

    1998년 게임매거진 지 피아캐롯 2 새턴판 공략에서....풉
  • 2013/04/14 19: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드재현스 2013/04/14 19:29 # 답글

    동창회 리메이크 저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실린 책 끝자락에 있던 버스트어무브 2 공략에 실린 캡션이 아주 주옥같았죠.

    대미는 "배고플때 보면 죽는다" 랑 팬더를 필두로한 변태적인 캐릭터들에 대한 신랄하기 그지없는 코멘트들 ㅋㅋㅋ
  • 바람뫼 2013/04/14 19:41 # 답글

    가멜리네...콘솔도 없으면서 열심히 사 모은 기억이 나네요.
  • 크레멘테 2013/04/14 19:46 # 답글

    정말 저 필자분들 지금은 어디서 활약하고 계실까요ㅋㅋㅋㅋ
  • 콜드 2013/04/14 20:39 # 답글

    이야 저거 언제적 물건이냐~~
  • 反영웅 2013/04/14 20:52 # 답글

    아~옛날이여ㅠㅠ
  • 링고 2013/04/14 22:26 # 답글

    '잘 먹겠습니다', '뜀틀뛰기 조교 앞으로!'

    이거 언제 게임매거진에서 봤었던 대사로군요.
  • KAZAMA 2013/04/14 23:13 # 답글

    엇...............파아2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코토네 2013/04/14 23:42 # 답글

    게임라인, 게임챔프 등등... 지금은 추억이 되어 있는 잡지들....
  • 메탈맨 2013/04/14 23:54 # 답글

    저시대에는 꼬꼬마시절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강제개명당한 사례는 알고 있네요
  • 듀라한 2013/04/15 00:02 # 답글

    확실히 저런게 나오는 시절이 게임계의 청춘이였는데....
  • 2013/04/15 03:57 # 답글

    진짜 약빨고 글쓰셨죠. ㅋㅋㅋㅋ 당시에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3/04/15 08:35 # 답글

    어떻게 저 시절보다 더 위험하진 2013년이라니... 아청법이 뭐길레.
  • winbee 2013/04/15 09:19 # 답글

    ...그당시엔 지금처럼 온라인이라든지 모바일이라든지 이런거에 올인했다기보단
    이런장르 저런장르 손대서 개발이고 한글화고 했을때였으니 지금보단 좀 더 재밌었고 필사적이었다고나할까요...

    후우~
    뭐 솔직히 아청법이니 뭐니 하지만 그당시에도 심의눈치 보던건 사실이었고 그래서 벼라별 해프닝도
    많았으니 말이죠. 그래도 동급생3이라든지 도키메키메모리얼 내지는 피아캐롯2 등등 벼라별 게임들이 한글로
    나왔던 시절은 그립기만 합니다. 아니 그전에 그쪽 장르의 국내 개발도 여럿 있었긴 했죠. 캠퍼스러브스토리 라든지.
    반대로 일본에서 국내 인력을 수입하려던 시도도 있었는데 f&c라든지 밍크라든지 kss에서 그런 접촉이 많았었죠.

    ...어째 아무래도 따로 그당시 그런쪽 게임개발 상황을 포스팅으로 남겨야할듯;;
  • DUNE9 2013/04/15 14:10 # 답글

    아니..왜 캐서린과 걸건이 야겜..이..맞나..킁
  • 금린어 2013/04/15 14:15 # 답글

    저 시기에는 그냥 게임잡지 자체가 재밌었어요. 요즘에는 게임공략이라 하면 따라하기 튜토리얼 수준이라 ㅠㅠ
  • 블랙 2013/04/16 08:08 # 답글

    '게임비평'은 아예 새로나온 18금 게임 소개 코너가 있었죠.

    1,2장이지만 무흣한 CG도 그냥 무삭제로 나오고....

    (애초에 일본잡지 한국판이라서 가능했던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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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