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결말이 궁금한 홍콩, 대만 만화들 화예술의 전당

정발되다 끊겨 뒤가 궁금한 중화권 작품들이 있습니다.

보통 국내에 가장 많이 들어온 만화를 대라면 압도적인게 역시 바로 옆 물건너의 일본만화입니다. 80년대의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 해적판들을 비롯하여, 90년대초 서울문화사에서 '드래곤볼'을 정식수입한 이후로도 한동안은 잡지에 연재되는 두세개의 작품들만이 단행본으로 나오는게 일반적이었지만 현재는 완전히 역전되어 신간 비율도 일본만화가 압도적인 형국이 되어버렸지요. 또 코믹 원작 헐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히트로 미국 작품들 역시 근근히 들어오고 있고요.

그나마 아시아권에서 일본 다음으로 들어오는 해외만화를 대라면 역시 가까운 중국, 홍콩, 대만 등의 중화권 만화이 해당될텐데, 바로 제목대로의 이야기로서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었던 나름 유명하고 재미있게 보았던 중국 등지의 만화 작품들에 대해서 썰을 조금 풀어보려고 해요.






● 가두패왕 (街頭覇王 - 글: 이중흥 / 그림: 허경심)

90년대를 강타한 세계최고의 인기게임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2'를 홍콩에서 저작권은 엿바꿔먹고 무단도용하여 만들어낸 호쾌한 SF무협액션대활극. 국내에도 '스트리트 파이터2'라는 이름으로 잡지 '천하만화'에서 연재되며 단행본과 트레이딩카드도 나왔고, 또 이 작품의 배경과 캐릭터 설정들을 일부 차용하여 어린이용 실사드라마 '스트리트파이터 - 가두쟁패전'도 제작되어 익숙한 분들 많으실겁니당.

내용은 그야말로 '카오스하다'라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가히 러브크래프트 세계관 뺨치는 아스트랄의 최절정을 달리는데요. 빈슨(4천왕 이름은 다 북미식 표기)과 켄, 춘리와 브랑카 등이 죄다 중무신(고우켄)의 배다른 형제자매들이며 파동권과 승룡권 외 기술들이 동방불패도 울고 갈 천지를 격동시킬 무공들로 바뀌고 또 스파 캐릭터와 오리지널 인물이 뒤엉키며 인체격파에 고문 패륜 강간이 난무하는 막장드라마 뺨치는 스토리 등등.

또 스파에 그치지 않고 북두의 권, 타이거마스크, 미래닌자전과 심지어 세가의 시노비에 세인트세이야와 아랑전설, 용호의 권까지 고전 신작 안가리고 되는대로 다 끌어들인 작품들 주인공들이 쏟아져나오며 또 중화권 만화 특유의 상황을 묘사하는 설명식의 표현 등도 내용을 더 어지럽게 만드는데 한몫했습니다. 또 류와 춘리가 연인이란 루머도 퍼지고~ 그래도 두 사람의 결혼식 일러스트는 좋았어요.

당시 아이큐점프에서 이 작품을 평하길 "이상하다, 명백하게 너무 이상하다!". 스트리트 파이터란 이름만 믿고 덥석 책을 사본 아이들의 감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며, 그 환장할 퀄리티는 아직까지도 입에 오르내릴 수준이라. 이 쌈마이함은 이후 '격투천왕' 시리즈에서 그대로 이어받게 됩니다.

아무튼 여러가지 의미로 참 뒤가 궁금한 작품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제목 원문으로 구글 검색하니 류와 춘리의 비아그라 광고가 튀어나오더라. --;;;;







● 절대쌍교 (絶代雙驕 - 원작: 고룡 / 그림: 하지문)

국내에는 인기스타 임청하와 유덕화가 주연한 (설정 다 갈아엎은)동명의 영화도 잘 알려진 고룡의 작품을 만화로 옮긴 코미컬라이즈 작품. 90년대말에 중화권 만화를 많이 들여오고 지금은 도산한 서울플래닝 출판사의 히트작 중 하나로 대륙무협의 스토리에 화려한 작화가 어우러져서 중고등학생 독자제현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진짜 얀데레의 극한을 보여주는, 여자들이 한을 품으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보여주는 등골 섬찟한 무시무시한 이야기. 촉망받던 미남무사 강풍은 이화궁의 절대여고수인 궁주 요월과 연성(정발명은 격월과 인성)에게 사랑받았으나, 너무나 무섭고 냉정한 이 둘에게 질려 반대로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이화궁의 시녀 화월노와 연인이 되어 아이들까지 낳은 채로 도망치게 되는데….

결국 강풍 부부는 함정에 걸려 목숨을 잃게 되고, 급하게 달려왔지만 결국 늦은 강풍의 사형 천하제일검 연남천과 요월 궁주들이 강풍의 쌍둥이 아들들을 각각 데려가고 이 두 아이가 훗날 악동 강소어와 귀공자 화무결로 자라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같은 얼굴이되 환경과 성격이 정반대인 더블 주인공이 얽히고 섥히며 교차하는 전개가 무척 흥미진진했지요. 두사람의 연인이 되는 히로인들 소앵과 철심란도 나쁘지 않았구요.

다만 좋았던건 1부까지. 이야기 잘 마무리해놓고 2부에선 뜬금없이 누란인지 누룽지인지 하는 세외세력이 중원을 침략해서 아주 난리부르스가 터지는데, 그외에도 1부의 그 고수들이 쌈싸먹는 신입들이 마구 난입해서 파워밸런스를 물말아먹고 여기에도 사실 연남천의 아내였다가 친구에게 강제 NTR당한 누란 황비의 원한이 서린 황자들의 출생의 비밀까지 꼬여 개판 또 개판 .

여기까진 그러려니해도 바로 1부에서 서로 철천지원수로 죽어라 죽여라하던 연남천과 요월 궁주가 연인이 되는 전개에 어이가출하며 또 소앵 양이 극독에 중독되는 부분 보고 엄마야!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위에 말씀드린대로 출판사가 망해버리는 바람에 정발은 영원히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전개라도 마무리는 보고 싶었건만.







● 영건 (YOUNG GUNS - 글/그림: 임정덕)

아마 국내에 들어온 몇안되는 비무협계 대만 만화로서 한창 때는 제법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바로 이 영건입니다. 대만 현지에서는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로서 OVA와 게임으로도 제작되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임정덕 씨는 판타지물과 역사물 등 여러 작품들을 냈지만 역시 대표작하면 바로 이것 밖에 없지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수출되었으며 93년에는 국내에서 사인회도 열렸다고.

부모님이 전해주신 진로와 야구선수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고, 또 동경하는 미인선배와도 친해지고픈 우리의 청춘남아 주인공 원건평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정통학원물. 통학버스에서의 해프닝이 계기가 되는 연애, 때로는 불량배와의 싸움과 타교와의 야구시합 등 마치 국내작품 '어쩐지 저녁'처럼 사건과 소재가 다양하지만 나쁘지 않고요.

또 컬러표지와 원고는 물론 흑백페이지도 여러가지 톤을 잘 활용해서 마치 애니메이션 셀화와 같은 깔끔한 느낌을 준게 특징이며, 중화권 만화의 설명식 묘사도 들어가지 않고 일본 혹은 국내만화와 거의 유사한 구성을 취하여 현대물에 더 잘 맞고 익숙해보이던게 성공요인들 중 하나일지. 어쨌든 마냥 싸움만 해대는게 아닌 청소년드라마같은 새콤달콤한 분위기의 학원물로 잘 보고 있었지요.

국내에서는 '스쿨버스'라는 이름으로 1991년에 아이큐점프에서 잠깐 연재되다가 중단. 그뒤 천하만화에서 연재되며 단행본이 나오다가 역시 멈춰버리며 90년대말 들어서야 서울문화사에서 다시 계약해 제대로 정발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원작이 연중되는 바람에 한국어판도 쫑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에야 뒤의 2권이 더나와서 전 12권 완결되었다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구요.

부디, 부디 서울문화사에서 자비를 베푸셔서 신판으로 완간 내주시면 안될까 하는 그런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그리하야 첫번째 가두패왕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뒤가 궁금하고, 나머지 둘 절대쌍교와 영건은 잘 보다가 완결을 놓쳐 아쉬운, 중화권의 세 만화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차라리 원서를 구해보려고 해도 일본어도 아닌 중국어는 완전히 앞길이 깜깜이라; 절대쌍교는 소설이 있다지만 영건만은 꼭 한국어판으로 마지막을 보고 싶었어요, 에구야.

십여년전 학창시절 재밌게 본 대만, 홍콩 등 추억의 중국계 만화들을 떠올리며,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로리 2013/03/25 18:16 # 답글

    저도 영건은 정말 궁금하네요 ^^
  • 히무라 2013/03/25 19:02 # 답글

    거두패왕... 여러가지로 뿜는 물건이었죠
  • 유우지 2013/03/25 19:59 # 답글

    제가 본 기억에서는 일단 최종보스(?)를 상대하다 거진 전멸. 남은 인원들이 내공을 한사람에게 전부 몰아주고 몸빵으로 사망하면서 최후의 일격을 먹인 켄만이 살아남아서'모두들, 지구로 돌아가자'라는 엔딩으로 나왔는데 이게 가두쟁패가 맞긴한건지...
  • 나이브스 2013/03/25 21:18 # 답글

    저 거두패왕이란 만화를 가지고 있죠.

    무려 패자령과 황자령이 나오는 부분까지 있다는...
  • 콜드 2013/03/25 22:08 # 답글

    영건과 절대쌍교는 진짜..
  • 望月 2013/03/25 23:44 # 답글

    절대쌍교하면 비취신공 이화접목 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 가젯트 2013/03/26 07:18 # 답글

    절대쌍교는 그냥1부만 나왔다 치고있습니다.
  • 풍신 2013/03/26 08:45 # 답글

    영건, 임정덕씨가 몸이 아프셔서 연재 중단했다고 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완결이 났습니까? 흐음...갑자기 완결을 보고 싶군요. 근처에 중국 서적 취급하는 곳에 가서 뒤져볼까나? (그런데 일본어, 포루투갈어, 영어는 이해해도 중국어는 안되잖아. 난 안될거야.)
  • Newtype 2013/03/26 14:38 # 답글

    스트리트파이터2... 와 진짜 추억돋네요. -_-;;;
    강간묘사같은 것도 나오고해서 어린마음에 꽤 쇼크였던 만화죠.

    영건도 천하출판사에서 단행본 나온 것 다 사모으고 했는데 나중에 아이큐 점프에서 연재하는 것보고 꽤 반가웠습니다.

    그당시에 천하출판사에서 자체 잡지도 냈었나보군요? 동네서점에는 단행본만 있어서 몰랐네요. -_-ㅋ
  • 원건평 2017/10/16 00:10 # 삭제 답글

    영건은 페나비라는 소규모 출판사에서 완결 발간되었습니다. 16년 11월에.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enabi&logNo=220861687715&proxyReferer=
댓글 입력 영역


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