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란카구라를 사니까 순정만화도 같이 줬다 화예술의 전당

…같이 보고 정화(?)하라고 준걸까요 가물가물.

이제는 여기저기서 하도 많이 봐서 지겨우실(…) 비타용의 '섬란 카구라 SHINOVI VERSUS -소녀들의 증명-
DX 뉴뉴팩'
입니다.

지난주 2월 28일에 발매되어 현재 패키지와 DL판매량을 합쳐 12만장을 기록할 정도로 잘 팔리며 품절사례를 기록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당일 국전에서 구입자가 줄을 서기도 하고 또 총판의 물량 장난질로 아직까지도 패키지는 돈이 있어도 못구하는 해괴한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또 이걸 빌미로 한탕마인드로 물건 숨겨다가 이삼만원씩 올려받는 되팔이꾼&용산 몇몇 게임점들은 좀 너무한다 싶더라.

이 제품은 일본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DX팩으로, 일반판과 커버가 다른 게임본편 외에 사운드트랙과 한조학원 5명의 미니피규어가 들어있고 또 예약 초회특전으로 유미 양이 표지인 화보집+드라마CD로 구성된 '알몸파일'도 함께 왔습니다. 음악이야 다들 신나는 곡으로 좋은 편이고, 피규어는 도색까짐이 좀 있지만 부록으로는 나쁘지 않으며 전작에도 있던 알몸파일도 볼만하구요.

그리하야 아마존에서 그저께 구매대행으로 받아서 오오~했었는데 박스 밑에 요상한게 하나 더 들어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제목대로의 이야기. 섬란카구라 한정판에 뜬금없이 함께 딸려온, 물건너 순정만화가 후지무라 마리 씨의 최근작품인 '오늘은 회사쉬겠습니다' 1화입니다. 이 작가분 작품은 '비과 와도 맑아도', '물에 그림그리다' 등 여러가지가 정발되었다는데 암튼 참말로 예상못한 물건이라서 으이잉? 했지요. 말하자면 투러브루를 샀는데 서비스로 마리미테가 같이 왔달까.

아랫짤은 뒷표지도 함께 찰칵. 양쪽 다 주인공커플의 투샷인데요. '주간 소년점프'로 유명한 집영사의 월간 순정만화잡지 '코코하나'에서 연재 중으로 현재 마가렛코믹스 단행본 3권까지 발매되어 판매순위권에 들 정도로 나름 잘 나가먀 이것은 웹무료공개와 비슷한 개념으로 서점 등에서 나눠주는 1화 샘플이랍니다.

하지만 1화라고만 해도 월간지 원고 48페이지라 왠만한 단편분량이며, 또 코코하나 잡지컨셉이 '성인여성을 위한 순정만화'를 지향한다고 나와있길래 갸우뚱하면서도 도대체 뭘까하면서 결국 읽어보기 시작했는데요. 이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은 어느 작은 회사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아오이시 하나루. 어릴 때부터 약간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 때문에 본의아니게 서른둘이 된 현재까지도 나이=제대로 된 남친없는 모태솔로, 강제순결 기록을 갱신 중이신데요.

거기다 대학 시절에 처음으로 사귈뻔 했던 선배와 잘되는듯 싶다가, 분위기 잘 타고 역사가 이뤄지기 직전 너무 긴장해 "저 이제 통금시간이에요"라고 말실수하는 바람에 그대로 차이고 끝. 친구한테도 너 바보냐고 혼나고 본인도 자기혐오로 며칠간 집에만 틀어박히는 등 마음고생하고 트라우마가 되었다고.

지금은 여차저차 추스리고 세월이 흘러 회사에 제일 먼저 출근해서 사무실 화분에 물을 주거나~하는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우연히 계단쪽에서 회사에 알바중인 21살 대학생 타노쿠라 역시 여친과 헤어지는 전화통화를 하는걸 우연히 보게 됩니다.




또 마침 그날은 하나루의 33번째 생일날이라 친구한테도 놀림 겸 축하 문자를 받고, 당일 우연히 직장 단합 회식을 하는데 동료들은 한달 넘게 남은 후배여직원 생일은 챙기면서도 막상 당장 오늘인 하나루 생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이제 익숙해진 주인공은 뭐 그러려니하고 체념도 안할 지경이니

하지만 뒷풀이로 혼자 남겨져 바에서 술을 마실 때는, 아무리 그래도 생일날 밤에 이게 뭐하는건가 싶어서 눈물을 흘리고 마는데 이때 그녀에게 다가온게 바로 그 타노쿠라 군입니다. 같이 2차 갔던 여직원을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는데요.

술김에 하나루는 "애인없는 사람들끼리 같이 놀자!"면서 합석하고, 자초지종을 들은 타노쿠라는 칵테일로 즉석 케이크를 만들어서 축하해줍니다. 그렇게 의기투합해서 오랜만에 잘 놀고 잘 마시고 아까 그 대학생 선배 얘기도 하면서 요즘도 그 연세에 통근이 있니 아 안경벗으니까 예쁘네 어쩌네 실컷 떠들며 기분좋은 밤을 보냈다, 싶었는데….





다음날 아침, 아 어제는 정말 재미있었다하고 일어나보니 타노쿠라와 한 침대 안에 누워있던걸 알게 되어 기겁하게 되는 하나루! 당연히(?) 둘 다 알몸이었고, 허겁지겁하면서 찾던 안경을 아직 잠이 덜깬 타노쿠라가 갖다주자 아 고마워…하려다가 그제서야 간신히 일어서려는데 아랫배쪽 어딘가가 뻐근한걸 느끼고, 이유를 깨닫자마자 우당탕쿵탕거리면서 옷을 챙겨입고 간신히 도망갑니다.





그래서, 했지요 뭐. 아무 계획도 생각도 없이 서른셋의 생일날 밤에 전혀 예상도 못하게 열살도 더 어린 알바 대학생 남자애와 만33세가 되는 날 밤에 축! 처녀상실(……)을 이뤄낸 사실에 하나루는 지하철에서 멘붕해버리고, 결국 그날은 도저히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회사를 쉬게됩니다.

한때 트라우마가 될뻔한걸 이렇게 쉽게 이뤄버렸나, 그래도 서른 넘었지만 로맨스있는 첫날밤을 꿈꿨었는데 과정은 어땠나 되짚어봐도 타노쿠라가 아침에 자던 얼굴말고는 하나도 기억안나!라고 절규하는 하나루. 적어도 쓸데없는 기대는 절대로 하지 말자고 추스리던 차에 그에게서 전화가 오며 "이건 절대로 사랑이 아냐!"라고 외치며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1화는 막을 내립니다…이후 뒷이야기는 잡지와 단행본에서.



본격 33세 누님21세 연하남의 러브스토리라. 마치 국산 드라마 플롯이 떠오르는 내용이지만 마 그래도 간만에 이런 계통을 보니 흥하고 또 재미있네요. (저도 비슷한 나이대라 그런지 공감도 더 잘되구요. ㅠ) 왠지 뻔해보이면서도 결국 몰입하게 되니 이는 어머님들이 드라마들 잘 보시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아마존에서는 나한테 이 책을 왜 줬는가. 상품들 검색 좀 하다보면 나중에 비슷한 장르의 신간 알림 메일을 보내주는 일은 종종 있었는데, 왜 섬란카구라 한정판을 샀는데 하필 '성인여성을 타겟으로 삼는' 순정만화 샘플을 보내준걸까요 참말로. 너무 미소녀물에만 빠지지 말고 다른 분야의 물건들도 좀 보고 적절하게 마음의 균형(?)을 찾으라는걸까요?

야 아마존저팬 요즘 정말 많이 좋아졌다, 고객맞춤 차원을 넘어서 아예 고객의 감성 케어까지도 다 배려해주시고.(엣취) 그렇게 섬란카구라 한정판을 샀더니 뜬금포로 같이 날아온, 모 순정만화 1화에 대한 주저리~였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순정물들이나 좀 찾아볼까봐요.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ViceRoy 2013/03/08 18:05 # 답글

    여자 알몸은 슴란 카구라에서 찾으시고, 남자 알몸(?)은 순정만화에서 찾으시라는 아마존의 배려....?!
  • 로리 2013/03/08 18:20 # 답글

    슴란 카구라와 상관 없어 보이는 것이 함정이긴 합니다... 그걸 떠나 후지무라 마리씨는 독특한 정서 때문에 참 좋아하는 작가이죠. 비가와도 맑아도는 정말로 재미있게 읽었구요
  • 유키치 2013/03/08 18:41 # 답글

    으아니챠 이게 무신 조화... 그냥 공짜책 받은걸로 좋아하시면 될 듯?
  • 콜드 2013/03/08 19:10 # 답글

    조흔 서비스다!(응?)
  • 셔먼 2013/03/08 20:08 # 답글

    이거 너무 뜬금없는 조합인데요.;
  • 잠본이 2013/03/08 21:24 # 답글

    술을 얼마나 했길래 거사를 치르고도 기억이 안나는 겁니까... 저 알바의 정체가 박시후였나(...)
  • 크레이토스 2013/03/08 22:16 # 답글

    요즘 아마존 서비스 약 좀 빨았나봅니다
  • KAZAMA 2013/03/08 22:41 # 답글

    만지고 싶다......
  • 레아라 2013/03/09 15:02 # 답글

    와.... 재미있어 보이는 만화책이네요........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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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