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게임들 게임의 추억

조금 옛날에 나온 두 레트로미소녀게임에 대하여111nz111.swf

21세기 들어와 완전히 실용화되어 우리 생활을 가장 크게 바꾼 발명품을 말하자면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휴대폰입니다. 수십년전 군용의 이동통신기기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까지 발전한 요즘에는, 단순한 이동전화를 넘어서 게임기, TV, 휴대폰, 디카와 내비게이션의 영역까지 전부 포함하며 어쩌면 TV나 컴퓨터보다도 더 자주 접할 떼어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는데요.

당연히 미디어물쪽에 미친 영향도 큰데, 연재 초기에는 무선전화도 없던 만화 '유리가면'의 최근연재분에서 휴대폰이 중요소재로 나오는건 정말 자주 이야기되는 꺼리이며, 비슷하게 삐삐 차고 다니던 '짱'의 주인공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가면라이더와 전대물의 특촬물에도 유사한 형태의 아이템들이 등장합니다.

거기다 아예 휴대폰을 모티브로 한 '휴대폰소녀'나 '휴대폰형사'와 같은 작품들도 있고, 또 '엔젤하트'에서도 초반부에 '다들 휴대폰을 쓰니 이제 XYZ 전언판을 치워버렸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지요. 이쪽은 다시 복구되긴 하지만요. 모바일게임도 과거의 명작들의 활발한 이식 외에 워낙 쟁쟁한 히트작이 많이 나와서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이구요.


그럼 이제부터 제목대로의 이야기. 그럼 이러한 휴대폰이 일상화하기 이전에 나온 십수년전의 두 레트로 미소녀게임에 대해서 조금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아래 소개해드릴 두 작품의 발매시기는 대략 1998년 즈음으로, 이때 휴대폰은 가히 벽돌 수준이었는데다 발신만 되는 시티폰을 '휴대폰 더이상 작아질 필요 없다'라고 박상원 씨가 광고하며 대략 안성기 씨도 본부! 본부! 하며 애니콜 광고를 찍던 그런 시절이었지요. 그야말로 한 백명 중 한명이 들고다닐까 말까한 超얼리어댑터(?)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즉 휴대폰이 있는 요즘 보면 약간 이상할 수도 있지만, 그 당시에야 당연히 자연스러웠던 그런 설정의 작품들이 있었거든요.






■ 통곡 그리고…

여기에도 여러번 관련글을 올렸던 새턴용의 1998년작 어드벤처 게임 '통곡 그리고….' '탐정 진구지 사부로'와 '체르노브' 등으로 유명하며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데이터이스트의 새턴 말기 역작으로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새턴 작품들 중 하나인데요.

소꿉친구 리요와 함께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주인공 카즈야가 교통사고에 휘말려 다른 승객들과 피신한 산속 저택은 위험한 살인트랩이 가득하며 의문의 살인마가 배회하는 참극의 장소였으니. 그 폐쇄된 저택의 하룻밤동안 함정을 돌파하고 친구들과 함께 탈출을 꾀하는 19세 추천등급의 서스펜스 어드벤처입니다.

게임성은 제가 엔하위키에도 적었던대로 건전해진 유작. 탈출이라는 컨셉에 캐릭터디자인도 요코타 마모루로 동일하니 자연스레 떠오르는데요. 다만 아이템 사용이나 이동은 되려 먼저 나온 이사쿠보다 불편하고 난이도도 꽤 높지만, 역시 지금은 활동이 뜸한 요코타 마모루 씨의 최절정의 리즈 시절 빛나는 작화들이 단점을 커버해줄 정도입니다. 지금도 간간히 새턴으로 돌리고 있지요 넵.

제목대로의 이야기를 하자면, 만약 이 때 핸드폰이 있었다면 게임 줄거리가 아예 성립이 안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작중 주인공들은 산속 한가운데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오도가도 못하고 근처의 (범인이 덫을 놓은) 저택으로 들어갔다 변을 당하지만 요즘 같으면 바로 휴대폰으로 연락하면 해결될 이야기. 아무리 깊은 산간이라도 도로도 뚫려있으니 걸어내려오다보면 전화도 터질테구요.

마 사실 이거 비단 이것뿐만 아니라 클로즈드 서클을 표방하는 현대미스테리물 거의 대부분의 난관으로, 요즘 범인들은 유선전화선은 어찌어찌 끊었어도 이젠 통신망도 차단해야될련지 말입니다. 답은 역시 전화 안터질 섬이나 밀림같은 더더욱 오지로 고고씽? 아님 아예 괴담, 판타지 세계관으로 가야 될까요, 에구야.






■ 노엘~라 네쥬~.

그 다음은 플레이스테이션의 회화 어드벤처인 '노엘 라네쥬'에 대해서. 물건너의 유명 전자기기 회사이며 지금은 매각되어 이름을 바꾼 파이오니어 LDC의 98년작으로 요즘보면 변변찮지만 당시로는 놀라웠던 끊기지 않는 풀애니메이션으로 미소녀들과의 가상회화를 즐기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국내에서야 무덤덤해도 일본에서는 먼저 나온 1편이 그럭저럭 괜찮은 평을 받아 나온 후속편이지요.

스토리야 위의 통곡에 비하면 복터진 놈의 헐렁헐렁한 염장질 이야기. 별생각없이 스키장에 놀러가 신나게 즐기던 주인공은 우연히 다른 지방에서 온 여자애들에게 해벌레하며 한눈을 팔다가 들이박고, 그 꼬라지를 본 소녀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며 어쩌다 보니 인연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그녀들의 비주얼폰 번호를 알게 된다는 순 말도 안되는 프롤로그로 시작되는데요.

이 비주얼폰은 요즘 휴대폰…이라기보다는 영상통화가 가능한 모니터 달린 전화기라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장소도 주로 자신의 방 안으로 한정되며 가끔 수영장 등 외부에서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역시 테이블 위에 기기를 올려두고 사용하며 주머니에 넣어다닐 정도의 포터블한 물건은 절대로 아닙니다.

이렇게 약 3개월동안 카마쿠라에 사는 히로인 유미, 료, 치사토 등 세명의 소녀들과 띵가띵가 얘기나 나누던 주인공놈은 점차 호감도를 올리고 플래그를 세워 급기야 크리스마스 이브에 찾아가 다시 만나 인연이 닿은 그녀와 연인이 된다는, 화상 채팅의 판타지를 극대화시킨 흉악한 엔딩이 일품이었지요.

뭐 역시 요즘에는 웹캠도 필요없고 핸드폰만으로도 충분히 화상통화가 가능해졌지만 정작 이용률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하구요. 애초에 처음 만난 여자애한테 바로 번호를 따서 채팅만 하다가 애인이 된다고? 놀구 있네 구시렁구시렁(엣취) 어쨌든 휴대폰이 낯설던 시기에 집전화의 영상화가 가능하면 어떨까, 하는 기획으로 나온 작품이지요. 성격이 아예 변한 3편은 치워두고, 이것도 간간히 돌려보고 있습니다.



그리하야 휴대폰의 대중화되기 직전에,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가 아직 생소하던 때에 나온 레트로 미소녀 어드벤처게임들에 대해서 잠시 썰을 풀어보았습니다.

휴대폰의 발전으로 콘솔이나 포터블 입지가 좀 좁아진 감은 있지만 게임 자체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보며, 이 새로운 매체를 소재로 삼아 앞으로도 더욱 좋은 작품들이 나와주겠지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극중 휴대폰을 적극활용하는 '슈타인즈 게이트'같은 경우도 있었구요.

지금은 위의 두 회사 모두 저 하늘의 별이 된 상황의 가능성없는 이야기지만, 적어도 통곡은 누가 판권 좀 따서 이식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시지야 2013/02/22 19:25 # 답글

    재밌네요 ㅋ 과거 살인마들이 간단하게 유선을 제거하는것만으로도 완벽한 밀실을만들었다면 현대의 살인마들은 각종통신기술에 숙달되야만 그나마 흉내라도 낼수있겠군요ㅋ
  • 스킬 2013/02/22 19:54 # 답글

    화상전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많았습니다만 화상전화로 수화를 해서 통화하는걸 직접 목격한 뒤로 기술의 발전이 정말 행복하게 하는 측면도 많다는걸 알았죠.
  • Real 2013/02/23 10:04 # 답글

    요코다씨 원화는 유작이 아니더라도 좋지요.ㅋ
  • 블랙 2013/02/24 06:53 # 답글

    '도작'에서는 다 끝나고 나서야 무네미츠가 '아, 휴대폰이 있었다는걸 깜빡했었네요.' 하는 장면이 나오죠. (애초에 개그 장면으로 넣은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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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