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추억의 죠죠 해적판 '귀면쟁투' 화예술의 전당

나름 괴한 추억의 책들입니다

요즘에야 국내만화보다도 물건너 책들의 한글판이 더 많이 나오는게 현실이라지만, 간혹 물건너의 인기작품이라도 여러 여런이 겹쳐서 정발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그중의 하나가 바로 저 '죠죠의 기묘한 모험' 시리즈입니다.

'바오~내방자~' 등을 그린 만화가 아라키 히로히코 씨가 80년대부터 주간소년점프에서 연재한 연륜있는 히트작으로, 현재 울트라점프에서 8부 죠죠리온이 연재 중이며 만화 자체의 재미 외에도 그 특유의 대사나 자세, 효과음 등이 인기를 끌고 그 팬들을 '죠죠러'라고 일컫기도 하며 현역 크리에이터들 중에도 이 죠죠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가 많아서 여러 작품 등에도 패러디나 오마쥬 소재로 활발하게 쓰이고 있지요.

그 인기는 지금도 좋아서 과거 3부 OVA와 캡콤과 반다이의 격투, 액션게임들 외에 1부 팬텀블러드와 2부 전투조류의 TV애니메이션이 방영 중이고 신작격투게임 '올스타배들'도 멀티기종으로 발매를 앞두고 있는데요.

그러나 점프 계열의 인기만화들은 대부분 정발된 국내이건만 이 죠죠는 어째서인지 시기를 놓쳐서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으며, 해적판으로나 드문드문 나왔을 뿐 10년전 다움 죠죠까페에서 학산 등에 정발 가능성을 물어보니 "권수가 너무 많고 판매량을 보장할 수 없어서 미안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도 상황은 마찬가지이구요ㅠ 마 부끄럽지만 거의 전편의 파일들이 돌아다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만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해적판은 여러 군데서 부분적으로 출판된 적이 있는데, 특히 메가톤맨은 가히 김화백을 능가하는 해괴한 오역과 대사처리로 안그래도 기묘한 작품을 더더욱 기괴하게 만들며 짤방도 여러개 나오고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지요. 6부 스톤오션 역시 두권 정도 잠깐 나왔다가 묻힌 적이 있구요. 또 의외로 거의 제대로 번역된 해적판도 있었으니 그게 바로 저 1, 2부를 다룬 귀면쟁투였습니다.





2002년 즈음 샤크코믹스 이름을 달고 나온 귀면쟁투는 보시다시피 원판 죠죠의 모험 1, 2부에 해당하는 단행본 13권까지의 내용이며, 표지 순서는 뒤죽박죽 섞여있고 그 때문에 3부의 주인공 쿠죠 죠타로와 장년 죠셉이 뜬금없이 7권 표지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대략 중화권에서 나온 중문어판을 중역한 것으로 보이며, 그 때문에 제목 역시 귀면쟁투가 되었고 극중 등장하는 인명이나 기술명도 와무우가 와움으로 오역되는 등 잘못된 점이 많고 한자 고유명사 역시 해석이 틀리거나 함께 표기된 영문명 등은 대부분 잘렸지요. 1부에서 석가면이 '돌가면'으로 나온건 그럴 수도 있다 치고 WRYYYY~!!와 같은 특유의 기합 역시 거의 다 바뀌었구요.

하지만 대사의 내용과 뉘앙스는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전제적인 번역의 수준이 메가톤맨보다야 훨씬 더 양호한 편이고, 또 이래저래 구하기도 힘든 메가톤맨에 비해서 10년전 당시에는 일단 해적판이긴 해도 깔끔한 한국어판 죠죠를 볼 수 있었으니 일단은 반가웠습니다. 이게 해적판인데 만화전문서점 사이트에서는 그냥 대놓고 팔기도 했던 해괴한 물건이었지요; 사진 찍고 보니 2권과 13권은 또 어디로 간건지 원.

이하는 TV판도 잘 나가는 도중에 오랜만에 다시 찾아본 해당부분의 명장면들입니다.






역사적인 첫만남. 그리고 "무슨 지꺼리야~!!"는 맞춤법에 맞게 바뀌었으니 오히려 이쪽이 오역?




즈큐우우웅은 쿠우우웅! 으로. 뭐 나쁘진 않습니다.




'빵수'하니까 좀 이상하군요. 그래도 1부 최고의 명대사들 중 하나.





번역이 좀 애매하지만 다시 봐도 매번 감동먹었던 브라포드의 최후.





TV판에서는 잘려서 아쉬웠던 체페리 씨의 기묘한 방어법.





"누나~내일이란건 지금이야!!"





마찬가지로 으허허엉 ㅠ





3부의 오라오라! vs 무다무다! 와 비슷하게 멋진 대구를 이뤄서 좋아하는 컷.





WRYYYYY~!! 등이 그냥 얼렁뚱땅 넘어간건 허전하더라.





"해냈다! 저 빛…파문이 완전히 들어갔어!!"





다른 해적판을 본 국딩 당시 이 전개에는 정말 깜짝 놀랐었습니다. 마지막에 갑자기 왠 배드엔딩인가 했지요.





그리고 뒷이야기는 100년 뒤로….





조부 죠나단과는 얼굴과 체격 빼고 성격이 정반대인 2부의 주인공 죠셉 죠스타. 당시 2부 제목은 구판의 '긍지높은 혈통'.





그의 성격을 대변하는 명장면 "도망쳐! 튀는거다~!!" 부디 올스타배틀에도 구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레전드급이었던 3부 덕분에 밀리는 감이 있었던 초기 1부와 2부가 TV판으로 재평가받는 요즘에 잠시 생각나 꺼내본 추억의 해적판 만화 귀면쟁투였습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결국 어둠의 책이지만, 아쉽게도 그나마 봐줄만하게 나온 죠죠 한국어판이 이정도 뿐이었으니까요 에구구. 그래도 10년전에는 정말 재미있게 봤으며 지금도 꺼내본 김에 다시 보니 또 괜찮네요. 진짜, 진짜 언젠가는 제대로 된 정발판이 나올 수 있기를.

오늘 나올 새 PV를 보니 올스타배틀도 더더욱 기대됩니다.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Nine One 2012/12/22 21:12 # 답글

    귀면쟁투라니... 너무나도 정확한 타이틀이군요!
  • 알트아이젠 2012/12/22 21:14 # 답글

    제가 잘 들리는 미용실에 있는데, 무희님은 이걸 직접 구입하셨군요.
  • DAIN 2012/12/22 21:22 # 답글

    대충 20년전쯤에 다른 해적판을 보시던 어떤 여자분이 1부 마지막을 보고 조나단 정말 죽는 거야~? 하고 훌쩍이던 게,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었습니다. ㅎㅎㅎ
  • 셔먼 2012/12/22 21:34 # 답글

    그래도 메가톤맨처럼 뭔가 심하게 병맛이 넘쳐나는 대사는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 리드 2012/12/22 21:47 # 답글

    '돌가면'은 원판에서도 いしかめん이라고 읽기에(せきかめん이 아니라) 저는 '석가면'보다 이쪽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와무우도 어원이 WHAM!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리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역시 어감 차이가 크긴 하죠(겟타 로보를 지금 와서 게터라고 쓰면 어색하듯이)...
  • 홍당Ι아사 2012/12/22 21:48 # 답글

    우레이이이이이이
  • 봉군 2012/12/22 22:16 # 답글

    그나마 이건 번역이 잘되었네요....
  • KAZAMA 2012/12/22 22:28 # 답글

    기묘한 추억이군요
  • tarepapa 2012/12/22 22:32 # 답글

    이것보다 더 먼저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해적판중에는 신권 죠죠(...)라는 제목도 있었죠.

    PS. URYYYY는 우레이~로 번역된듯?
  • 잠본이 2012/12/22 23:01 # 답글

    이런 문화재급 해적판이 있었다니...
  • saruin 2012/12/23 00:33 # 답글

    멤피스에서 나온 스톤오션은 4권까지 나왔었지요. 제가 지금도 가지고 있으니 확실해요;;
  • 대공 2012/12/23 02:34 # 답글

    저도 어째어째 만화방 접을때 구해서 ㅠㅠ
  • 먹통XKim 2012/12/23 08:36 # 답글

    ...이거 역사가 꽤나 길죠.

    내가 본 건 신권 조조(joJO) 란 영어제목이 앞에 써있던 것.역시 해적판이었습니다.

    ,,,,,,,,,,,,,,,,,,,,,,,,,,,,,,이걸 본 게 1990년 일이랍니다
  • ∀5 2012/12/23 09:47 # 답글

    생각해보면 죠죠 격게였던 <미래로의 유산>에서 죠셉은 젋은 버전이든 늙은 버전이든 뒤로가면 꼭 도망치는 포즈였죠..
  • 열혈명호 2013/01/01 14:34 # 답글

    귀면쟁투!!!정말 적절하네요. 10년전에 이미 해적판이 나왔었군요.ㅋㅋㅋㅋ
    곧 애니북스에서 정식 라이센스 버전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애니북스 블로그에 수많은 죠죠 매니아들이 번역에 대한 여러 팁들을 던져주고 있더라고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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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