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사볼 때 가장 맥빠지는 4가지 화예술의 전당

'싸가지 없다'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네 가지 원인들이지요.

바로 제목대로의 이야기. 만화책을 사보면서 힘빠지는 이유들 중 몇개를 추려보았습니다.


1. 역자가 오경화 씨이다.

- 애새끼, 우이쒸, 뜨헐, 암수를 가려보자.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번역가로서 '지갑의 수호신' 혹은 '오경화수월'로 불리시는 바로 그분. 명성에 걸맞게 손대는 작품들도 굉장히 많아서 저도 이분이 번역한 책들 가지고 있는게 '스즈미야 하루히짱의 우울'과 '하늘 가는대로', '미나미가'에 '베르제바브'와 '쁘띠에바' 등등이네요.


2. 국내출판사에서 발행을 정지합니다.

- 얼마전에도 썰을 풀어봤던 꺼리. 시공사처럼 사업을 접던가 세주문화처럼 망하는 경우면 모를까 서울이나 대원, 학산 등 멀쩡한 회사에서 책을 끊어버리면 이건 뭐 얄짤없는데. 할 수 없지요 아쉬운 사람이 원서라도 찾아볼 수 밖에.


3. 아예 일본에서도 연재를 정지합니다.

- 위보다 더 말이 안나오는 경우. 물건너가 아무리 만화사업이 발달했다고 한들 전체적으로 불황인건 마찬가지라서 인기순위에서 밀리거나 혹은 잡지가 아예 폐간되어 덩달아 연재작들도 낙동강오리알될 때가 있습니다. 다만 햣코 작가처럼 "나 더이상 못그려 징징징"거리며 결국 펜놔버리는건 정말 할 말이 없더라구요. 혐한드립과 함께 더블로 실망.


…그래서 위의 세가지 요건을 전부 충족시킨게 저 윗짤의 만화 '고스트☆레이디'(원제 타마☆히메)입니다. 물건너 만화가 츠루기 야스유키 씨가 2006년에 낸 단편을 토대로 이듬해부터 연재를 시작한 판타지만화로, 국내에서도 학산을 통해 09년부터 정식발행되어 현재 6권까지 나와있구요. 아주 훌륭한 명작이나 걸작,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러브코메디하렘물로서 저도 1권을 보고 마음에 들어 나오는대로 사모으고 있었습니다. 역자가 오경화 씨지만 마 그냥저냥 넘어가고.

그러나 작년 7월 6권을 끝으로 정발이 멈춰버렸고, 알아보니 일본에서도 연재 중이던 자이브사의 만화잡지 '월간코믹크래쉬'가 경영난을 이유로 종이 출판을 중단하고 웹코믹 체제로 전환하면서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7권을 끝으로 그만 연재중단이 되고 말았답니다. 그뒤로 몇달 동안 소식이 없다가 다행이 엔터브레인의 패미통코믹 무료연재란으로 적을 옮겨 이름을 '타마☆히메 ULTIMA'로 바꾸고 재연재를 시작했는데요.

마지막 4번째 이유는 그 뒤에 이어집니다.






4. 부실한 '완전판' & 완결도 안된 작품이 구성을 바꿔 다시 나올 때.

- 물건너에서는 한 작품이 완전판, 문고판, 편의점판 등 여러 형태로 나올 때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요즘엔 많은 만화들이 완전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발행되었습니다. 예전 단행본에 없던 컬러원고를 복원하거나 삭제된 페이지를 넣고 설정집을 추가하는 등 좀더 좋은 책들을 접하면 팬들로서도 기쁜 일인데, 간혹 요상하게 흘러가면 문제가 되지요.

예를 들어 10년전 학산은 당시 일본서도 안나온 '시티헌터'의 애장판을 해괴한 퀄리티로 자체제작(…)해서 내놓고 대원 역시 온라인게임의 인기를 노려 연중된 '라그나로크' 애장판을 무리하게 뽑는 삽질을 저질렀습니다. 거기다 일본서도 여느 작품이 출판사를 바꾸면 지난 연재분량까지 재탕해 단행본도 표지나 구성이 변한 신장판이 나와 예전 책 산 팬들을 벙찌게 만드는 경우가 있지요. 예를 들어 이런저런 트러블로 출판사를 여러번 옮긴 '진키 시리즈'처럼요. 결국 다 사긴 했지만 --;


저 고스트☆레이디 역시 오랜만에 패미통 연재란을 가보니 '이후 추가된 분량은 책을 구입해주세요'라는 안내가 뜨고 아마존저팬의 단행본 구입페이지로 연결되었습니다. 보니까 '타마☆히메 ULTIMA' 단행본이 4권까지 나왔길래 오 벌써 네권 분량을 연재했나? 싶었지만 내용이 기존 단행본을 겉만 바꾼 것이더라구요.

즉 기존 7권 분량의 책을 표지를 바꿔 크기와 두께를 늘려 4권으로 압축시킨게 이 패미통코믹 브랜드의 신장판 ULTIMA. 지난 7권 이후로 새로 연재된 54화부터는 4권에 들어가니 뒷얘기가 궁금하면 이것부터 살수 밖에 없는데 이러면 전권들과는 같이 꽂아두면 모양도 잘 안맞고, 이게 은근히 신경쓰여 결국 1권부터 다시 모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또 문제는 이러다 보니 학산서도 구판 7권은 안내고 결국 접어버릴 것 같고 신장판을 과연 내줄지도 미지수라는겁니다. 비슷한 사례의 '협박DOG'S' 역시 출판사를 바꿔 올해초 7년만에 후속권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정발 소식이 없으니까요. 으앙 학산님 부탁드립니다! 에구야 ㅠ


요즘엔 싫은 소리하는 글들을 자주 적는데, 그저 '사보던 만화책을 완결까지 다 보고 싶은게' 왜 이리 어려운지 몰라 나오는 탄식이었습니다. 덕분에 어떤 신간 1권을 살때 약간 불안해졌으니 무슨 악순환의 반복도 아니고. 그래서 원서를 많이 보니까 일본어가 늘었어요 와 신난다! --;

결국 아마존저팬서 신장판 4권을 질렀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텟츠 2012/10/18 18:39 # 답글

    으으..정말로 잘 내다가 갑자기 뚝 끊어버리면 진짜...
  • 히무라 2012/10/18 18:40 # 답글

    ㅠㅠ나도 사모으고 있었는데
  • kykisk 2012/10/18 18:56 # 답글

    베르세르크처럼 너무 띄엄띄엄 나와도 이전내용을 까먹어서 탈력받을때도있지요..;;
  • 스카이 2012/10/18 19:49 # 답글

    단행본 하나 하나 사모으다가 완전판이 나오면 좀 당황스럽죠. 나중에 사려던 작품이 완전판 나오면 기쁘지만요-_-;
  • 라이네 2012/10/18 20:05 # 답글

    국내에서 이 만화 사보시는 분은 저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 알트아이젠 2012/10/18 20:13 # 답글

    1. 그래도 [아이 앰 어 히어로]같은 일부 만화는 번역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2. 이럴때 생각나는건 [가면라이더 스피리츠]와 [디엔비엔푸]가 있네요.
    3. 다행히도 저는 그런게 없지만 그래도 몇몇 사례를 보면 눈물나네요. 생각해보니 (정발은 안되지만)한때 [가면라이더 스피리츠]도 오랫동안 연재가 안된적도 있었죠.
    4. 그것때문에 요즘 나오는 [강철의 연금술사]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 ∀5 2012/10/18 20:17 # 답글

    가면 라이더 스피리츠...
  • 콜드 2012/10/18 21:34 # 답글

    저런 맥락에서 최유기에서 멘붕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OTL
  • 네리아리 2012/10/18 22:23 # 답글

    1. 진짜 오경화는... 아오...
    2~3. 끄응..
  • chobomage 2012/10/18 22:57 # 답글

    오경화수월... 역시 그 명성은... 그러고보니 저도 중간에 연재가 무기한 연기되서 살까 했던 걸 못샀던 기억이 있군요. 블러드 얼론...
  • 셔먼 2012/10/18 23:25 # 답글

    1번 레알......ㄱ=;
  • WhiteGlint 2012/10/19 00:05 # 답글

    '사보던 만화책을 완결까지 다 보고 싶은게'

    정치를 끼얹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쉬운일이 안되는 걸가요...
  • windxellos 2012/10/19 00:12 # 답글

    4. 블러드 얼론이라거나 블러드 얼론이라거나......(...)
  • eigen 2012/10/19 00:14 # 답글

    라그나로크는 완결도 될지말지 모르는데 애장판부터 냈지요. 물건너에서는 F.S.S가 리부트;;; 완결이 불가능할 것 같으면 손대지않는게 상책이라고 봅니다.
  • 자이드 2012/10/19 00:58 # 답글

    1.번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죠...
  • Ithilien 2012/10/19 04:11 # 답글

    1번에서 정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 유키치 2012/10/19 05:13 # 답글

    이렇게까지 4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만화책이 있다는 것도 놀랍네요..
    다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거나 혹은 상업화의 폐해(...뭐 햣코처럼 예외도 있겠지만)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1번은 답이 없죠.. 오경화수월 ㅠㅠ
  • 수염 2012/10/19 10:24 # 답글

    가면라이더 스피리츠... ㅜㅜ....
  • 레난제스 2012/10/19 15:27 # 답글

    제게 있어서 4번째의 경우는 FSS........ 나가노 슨상님 제발 단행본좀 새로 내줘요 orz 기존에 나오던 단행본(원서)을 12권까지 사고 그 중2권은 몇년판 이러면서 슬리브 노트만 바꿔서 나온게 있기에 2권만 두권인 상황.....(1권은 처음 나왔을때 버전은 없고 98년 에디션이 있기에 현재 기존 FSS단행본은 13권 있는 상황이네요...) 그런 상황에서 리부트 버전....뭐 어쩌겠습니까.... 사야죠.... orz
  • 유령 2012/10/19 17:01 # 답글

    국내에서 이 만화 사보시는 분은 저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2)
    원판 구해봐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다가 나중에 한국어판 나오는 거 보고 쾌재를 불렀지만, 번역이 오경화란 걸 알고 절망했다가 그냥 선택지가 없으니 나오는 대로 사고 있었는데...
    아예 물 건너에선 연재 중단에 신장판인 거군요...
    ......어차피 국내에서 새로 나올 것 같지도 않은데 이 참에 번역으로 고민할 것 없이 원판으로 갈아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p.s.
    오경화 번역 중 인상 깊었던 최근작은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 4권이네요.
    76쪽 마지막 컷,

    "어어...... 저기... 으음, 앞으로 있을 항해에 관해
    그 뭣이냐... 실전 경험자로서의 어드바이스 등을 받고자...
    이따가 식사 등을 함께 하고자..."
    "고자가 너무 많아요"

    ...아마 그 '고자'는 아니겠습지요.
    ...그렇다고 해도 저 대사(한국어 번역)에서 "고(ご)"는 대체 어디에?
  • 에델슈타인 2012/10/22 03:24 # 답글

    노기자카 코믹스 4권 하도 안나와서 연중인가 했는데 다행히 4권 완결까지 나와서 안도 합니다. 근데... 샤이나 다르크가 4권이후 안나오는군요. 클레이모어 6권만 샀더니 아예 몇년 안나오다가 1권부터 다시 나오더군요. 한권만 손해봐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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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