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낚인 기분'도 좀 들던 모 숙녀만화 화예술의 전당

내용은 참 괜찮았는데 말입니다.
청보법 여파로 특정 수위 한해서는 만화나 애니메이션들 역시 미성년자 출연은 물론 교복 차림도 쉬쉬하게 된 요즘 상황에 대하여, 그럼 전에 [아마존 씨가 권해준대로] 그쪽으로는 걱정없을 유부녀물이라도 보란건가 하다가 그냥 중간 정도로 타협하여 미성년자가 전혀 안나올 작품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야 이번 늦여름의 신간으로 구한 물건너 만화가 사키 우라라 씨의 '숙녀의 융점'과 폰타카 하나다 씨의 '여자 아나운서는 괜찮아요?'입니다. 두권 다 주인공과 히로인들 평균 연령 20세 이상으로 미성년은 물론 교복 쪼가리(?)도 나오지 않는 작품들로서, 상업지보단 국내에도 정발된 '시마 사장' 시리즈나 '러브 다이어리', '허니문 샐러드' 등의 성인 지향 브랜드에 더 가까우며 수위도 얼추 비슷하구요. 그러고 보니 니노미야 히카루 씨 책은 왜 정발이 뚝 끊어졌나 몰라.










그래서 이번에 썰을 풀어볼 '숙녀의 융점'에 대하여. 이쪽 계통으로는 10년 넘게 활동죽인 여류 작가 사키 우라라 씨가 낸 7월의 신작입니다.

타이틀에 맞게 제목대로 주인공들은 숙녀(淑女)라지만 AV의 그런 괴한 이미지 말고 소녀보다는 조금 더 성장한 아직 20대 이상 30대 미만의 젊은 아가씨들. 아직 앞날이 창창하긴 하지만 마냥 청춘은 아닌, 사회초년생 시기를 지나서 슬슬 삶에 찌들어 지쳐가기 시작해 피곤해진 히로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돌대가리 상사와 애들같은 부하직원 사이에 끼어 고생하는 중간직 누님과, 마찬가지로 사고뭉치 부서직원들 때문에 남친도 못사귀며 분투하는 과장님과 그외 매일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조금 질린 젊은 사모님 등등 전부 다 여성 시점에서 약간 일상의 일탈을 다루는 단편들 모음입니다.

소재들도 오히려 공중파 '사랑과 전쟁'보다도 더 수위가 낮은 편으로 여성 작가분이 풀어내는 전개와 작화 등은 말초적이라기보다도 오히려 차분한 느낌을 주고, 내용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틀림없이 책값은 충분히 했다고 보는데….

그럼 밑에서부터가 진짜 제목대로의 이야기. 그런데도 왜 제가 '낚인거 같다'는 느낌이 조금 들었냐하면요.















겉표지 넘기고 바로 나온 속표지 첫장입니다. 약간 풀린듯한 눈빛의 누님이 누워있는 구도는 거의 비슷한데, 저 얼굴 작화는 보자마자 조금 으잉? 했었단 말이지요. 뭐랄까 왼쪽 눈이 좀 심하게 쳐져서 미간이 너무 넙데데한 느낌도 좀 들고, 무엇보다도 겉표지보다는 확실하게 그림이 좀 열화된 것 같아서 이거 혹시 내가 표지에 낚였나 했었습니다.

위에서야 내용도 꽤 괜찮았다고 했지만, 만화에서 그림은 매우 중요하고 특히 첫인상을 결정하는건 아무래도 표지가 거의 결정적이지요. 솔직히 아마존 저팬에서 처음 봤을 때도 아 괜찮다해서 집어들었는데 막상 보니까 표지가 제일 잘 그린걸 알게 되니 약간 멍하긴 하더라구요. 저 퀄 그대로 쭉 갔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전체적으로 작화가 아주 나쁜건 아니고 아마존에 나온 작가분 과거책들과 비교해보니 오히려 개성적으로 변한 편인데, 옛날에 모르고 진키 구판 샀을 때 생각도 좀 나고 조금 그시기한게 에구야. 그래도 책이 재미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하기사 '공작왕'의 오기노 마코토 씨 그림 열화된거에 비하면 양반이지요. 그쪽은 공작왕 1부가 불멸의 명작이었던만금 더더욱 눈물나는데ㅠ [거기다 5년전에 이미 이런 일을 겪었던 적도 있구요.]




2007년에 역시 표지만 보고 구한 모 OG2엔솔로지에서,

자신들을 라미아 라브레스엑셀렌 브로우닝이라고 칭하던 정체불명의 사람들.

음 오랜만에 다시 봐도 충격은 여전하군요.





마 표지에 약간 속은 느낌이 들긴 해도, 내용면으로 충분히 재밌게 본 책이었습니다. 이 작가분 새책이 나오면 또 눈이 갈 것 같긴 한데, 그때는 표지에 대해서는 약간 마음을 비워야겠어요.(엣취)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잉베 2012/09/21 17:57 # 답글

    다른 인물인거 같..
  • 유령회원 2012/09/21 18:40 # 답글

    그래서 우리는 내부컷을 봐야합니다.

    동인지쪽에선 아예 표지만 다른 사람한테 돈주고 그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 잠본이 2012/09/22 17:54 #

    아메리칸 코믹스에서도 유명한 사람 데려와서 표지그림만 그리는 식으로 독자들을 낚죠.
    짐리라든가 알렉스로스 그림 보고 혹해서 샀다가 전혀 다른 그림체라 빡친사람 여럿 될듯 OTL
  • 스킬 2012/09/21 19:04 # 답글

    훗. 국내 라노베인 던브링어도 표지는 꾸엠님이 그렸지만 속그림은 전혀 다른 분이 그렸더군요.
    표지에 속아서 샀지만 내용이라도 볼만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니었다면 울었을걸요. -_-;;;;
  • 크로이 2012/09/21 19:32 # 답글

    사키우라라는 원래 별로 작화를 볼 건 없으니까요... -_-;
  • 새누 2012/09/21 19:37 # 답글

    그림체가 어디서...
  • 자이드 2012/09/21 19:52 # 답글

    .........함정카드!
  • ∀5 2012/09/21 22:28 # 답글

    라미아와 엑셀렌이 작은 하마가 되어부렀어
  • 별호시스타 2012/09/21 23:52 # 답글

    표지만 공들은 그림은 그만 ㅠ.ㅠ
  • 듀라한 2012/09/22 00:43 # 답글

    가게에서 추천해 준다면 그것은 재고품이라는 진리가 생각나는군요.
  • 무희 2012/09/22 07:56 #

    아 본문대로 저건 아마존 추천은 아니고 그냥 제가 산 책입니다.
  • 듀얼콜렉터 2012/09/22 14:40 # 답글

    우라라씨 저 작가분은 갈수록 그림실력이 좀 퇴화되는듯한 느낌이 들긴 들더군요, 초창기때 동인지는 꽤 좋았는데...
  • 잠본이 2012/09/22 17:54 # 답글

    속였구나! 속였구나 작가!!!
  • 토끼표퇴끼 2012/09/23 01:04 # 답글

    표지에 낚여서 사다가 피본 사람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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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