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라이더 위자드 - '절망적인 설정'에 대하여 동영상의 찬미

비극적인 재회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물건너 전통의 특촬물 '가면라이더' 시리즈에서 주역들 라이더만큼이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적측의 주력부대, 인간과 유사한 체형의 훨씬 거대한 체구를 지닌 이형의 존재인 괴인이라고 봅니다.

과거 쇼와 라이더 시절의 괴인들은 인간의 마음을 지닌 개조인간 라이더와 다르게, 조직이 원하는대로 100% 완벽하게 제조되어 명령만을 충실하게 따르는 공포의 괴물들. 간혹 명령보다 승부를 우선시하여 정정당당하게 라이더에게 도전하거나 자기 멋대로 간부에게 반항하는 예외들이 있긴 했지만 일부 특수한 경우에 불과했습니다.

헤이세이 들어와 그 설정들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해서 '고대부터 존재한 신비의 생명체'같은 오컬트적인 요소가 붙은 적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역시 무시무시한 녀석들이라, 쿠우가의 미확인생명체(그론기)나 아키토의 언노운(로드)들이 거리낌없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걸 보고 식겁한 적도 있었지요. 특히 운 다그바 선생의 3만명 동시 화장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마치 인지를 벗어난 자연재해 같았던 괴인들은 대략 파이즈의 오르페녹 때부터 성격이 크게 바뀌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 역시 라이더처럼 인간의 모습을 지닌 사실이 중요하게 다뤄진 것으로서 이후 많은 후속작들에 이 요소가 들어갔습니다. 더블의 도펀트와 포제의 조디아츠는 인간들이 메모리와 스위치를 통해 변신한 형태이며, 오즈의 야미는 직접 변신은 아니더라도 그 탄생 배경이 된 욕망을 품은 인간들이 각각 존재하구요.

그래서 예전엔 그냥 '제조됐다' 정도로 끝났던 괴인 각자의 탄생배경이나 이유도 타당한 설정이 붙어 그들의 관점이나 심정을 그리는 등 드라마적인 요소가 훨씬 강화되었습니다. 또한 괴인의 인간체 모습을 거꾸로 찾아보는 것도 이야기의 새로운 포인트 중 하나가 되기도 했지요.

더불어 과거엔 그냥 라이더킥 맞고 폭사(!)하는게 일상이던 괴인의 최후도 최근 3년동안엔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더블에서 메모리가 파괴된 도펀트들은 너무 남용한 경우를 빼고는 인간으로 돌아와 비실비실해져서 철창행, 오즈는 애초에 욕망이 따로 분리되어 나온게 야미인지라 숙주인 인간은 피해가 적으며 포제 역시 일반 조디아츠들이 라스트원 이후엔 인간으로 못 돌아온다지만 대부분 무사히 몸을 되찾았구요.

그랬는데….





가면라이더 위자드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건 전작들에 비해 훨씬 어두워진 괴인 '팬텀'의 설정들입니다. 오즈의 야미처럼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탄생하는건 맞지만 대가는 그 인간의 목숨. 마력을 지닌 인간 '게이트'가 절망해 그 내면에서 태어난 팬텀이 마음의 장벽을 부수고 나와 게이트는 사망하고 괴인만 남게 된다는 진짜로 '절망스러운' 과정인데요. 절망선생 이토시키 노조무가 끌려왔다면 아마 바로 리타이어했을지두요.(엣취)

즉 인간의 죽음이 팬텀의 탄생인지라 괴인의 수 하나하나가 그대로 사망자 카운트인 셈이며, 위장한 인간체의 모습은 껍데기를 뒤집어쓴 것에 불과하기에 격파당하면 바로 소멸해버립니다. 숙주는 애초에 죽은지 오래이니 시신조차 남기지 않고 먼지만 흩날릴 뿐이지요. 사실 쇼와 라이더 시대의 괴인들도 전원이 개조인간이며 한번 괴인이 되면 절대로 되돌아갈 수 없는 점은 마찬가지이므로 어떻게 보면 원점회귀인 셈입니다.

주인공 소우마 하루토 역시 강제로 팬텀 위자드래곤의 모체가 될뻔 했지만 의지로 극복해 가두고 살아남았으며 또다른 생존자 코요미의 경우는 아직 불명. 반년전 월식의 밤에 함께 끌려왔던 다른 사람들은 모조리 다 팬텀을 낳고 사망했는데 이들 중에 혹 하루토의 지인이나 가족은 없었는지 신경쓰입니다.

'악마로 변해버린 가족들과 싸운다'는 컨셉은 애니메이션 '데카맨 블레이드'에서 쓰여 큰 충격을 주었고 라이더쪽에서도 2년전 더블에서 거의 비슷하게 재현된 적이 있습니다. 만화 '기생수'의 주인공 신이치 군도 어머니의 일로 지옥을 겪는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었구요.

만약 하루토의 친구나 가족들도 그 월식의 밤에 팬텀으로 변해버렸다면,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랑하던 이들의 모습을 차지한 괴인들과 싸울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전개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거기다 회복이나 갱생에 대한 어떤 희망도 품지 못하고 무조건 처치해버릴 수 밖에 없다는게 더더욱 안좋지요. 아직 극초반이니 이를 뒤집어줄 전개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요.

그러고 보니 10년전에 나온 PS1의 시뮬레이션 게임 '슈퍼특촬대전 2001'도 오리지널 주인공들 역시 이런 가족상잔의 스토리가 있던게 생각납니다. 정작 게임은 흑역사급이라 떡밥만 남기고 묻혀버렸지만…설정이 아까웠어요 설정이. 게이머즈에서 그 부분만 크게 다뤄 마치 괜찮은 게임인마냥 낚였던게(?) 엊그제 같구나~ 에구야.

참으로 마마마의 마녀화에 맞먹는 어두운 설정들. 바로 전작의 호쾌한 주인공 키사라기 켄타로와 시작부터 너무나 대조적인, 어두운 과거를 떠안고 있는 주인공 하루토의 이야기는 어떻게 풀려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주제가도 이래저래 평이 안좋지만 저는 마음에 들더라구요.

일단 전투의 CG연출도 대단히 멋진데 부디 예산펑크만 나지 않기를.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쿠로코아 2012/09/12 18:24 # 답글

    생각해보니 진짜 꿈도 희망도 없는 설정.
  • 텟츠 2012/09/12 18:30 # 답글

    확실히 보면서 "엄청나구만" 하고 생각했던 설정이에요...
    뭐 방송 시작했으니 늘어나진 않겠죠<-
    류우키에선 몬스터들이 인간을 먹었었죠
    팬텀은 마음속에서부터 먹어치운다고 생각할수있으려나
  • neosrw 2012/09/12 19:13 # 답글

    나중에 인간들 팬텀화의식은 뱅크샷 써먹을테고
    갈수록 CG가 줄어들거같습니다
    그나저나 인간이란게 그렇게 쉽게 절망할수있는건지 궁금하군요
  • 무희 2012/09/12 19:29 #

    1화를 보면 매우 쉽게 절망시키지요.
  • 잠본이 2012/09/12 19:28 # 답글

    본체가 되는 인간 없애고 그 자리 차지한다는 점에선 카부토의 웜 생각도 나더군요. (그쪽은 대놓고 바디스내처 카피였지만 OTL)
    마력과 관련이 있고 변할 때 얼굴에 스테인드글라스 비슷한 무늬가 떠오른다는 점에선 키바의 팡가이아...(이건 좀 비약이 심하군)
    어찌되었거나 말씀하신대로의 전개는 언젠가 한번은 나올듯. 카부토에서도 카가미의 동생으로 의태한 웜이 나왔었으니 T.T

    하루토는 생긴거나 하는짓은 그냥 깃털처럼 가벼운지라 별 느낌이 없는데 어두운 과거도 있고 하니 점점 심각한 면이 드러날듯...
    (근데 옷색깔 배색[특히 핑크색 바지]이 어째 키바의 와타루 생각나서 패션담당 누구냐 싶더라는 전설이...OTL)
  • 제6천마왕 2012/09/12 20:01 # 답글

    허... 이 무슨 꿈도 희망도 없는 설정인가요.
  • 북두의사나이 2012/09/12 20:29 # 답글

    개인적으론 코요미의 정체가 '사실은 자신이 인간인 줄 알았던 팬텀이었다!'란 쪽으로 가지 않을까 의심 중입니다.(카부토의 전례도 있으니까요.)
  • 원더바 2012/09/12 20:42 # 답글

    인간이 팬텀이 되는 과정과 상황 자체는 어째 카부토의 웜이 생각난다랄까요. 웜 역시 상대 인간을 죽이고 그 인간으로 변신해 살아가는데 위자드의 팬텀 역시...
  • 2012/09/12 20: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Merkyzedek 2012/09/12 20:53 # 답글

    오즈랑 세계관이 어느 정도 같을지는 모르겠는데....왠지 팬텀들은 그리드들 하고는 죽이 안맞을 것 같군요.
  • 동굴아저씨 2012/09/12 23:44 # 답글

    코요미는 오프닝에서 떡밥을 던져주고 있으니 진짜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일 듯...
    하루토의 경우도 의지의 힘으로 팬텀을 가뒀지만 중반부쯤에 다시 한번 절망하게 되는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도 싶네요.
    그리고 위자드래곤의 PO현실W해방ER 후 현실에서 타고다니는................
  • 에델슈타인 2012/09/13 04:17 # 답글

    의외로 무겁게 진행되는군요.
  • 새누 2012/09/21 19:48 # 답글

    아마 중요 간부가 하루토랑 아는 사이이지 않을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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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