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S 일판 중고의 황당 사례 게임의 추억

과거에 없던 기술 진보의 부작용(?)인지 뭔지.

지난 주말 용던에서 사온 3DS 레드 일판 중고와 '섬란카구라 버스트' 신품입니다. 원래는 신형 큰다수 일판을 사고 싶었지만 아직까진 가격이 꽤 센편이고, 또 삼다수로는 특별히 하고 싶은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고 비타를 사려고 돈도 모으고 있는 중이라 그냥 구형을 사게 되었습니다. 중고지만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고 또 반짝반짝하는 색깔도 마음에 들었네요.

하긴 생각해보면 이게 제가 산 첫번째 닌텐도 정품 하드였습니다. 국민학생 때 산 구판 패미컴은 국산 짝퉁이었고 영광의 슈패미는 결국 만져보지 못했으며ㅠ 닌텐도64와 게임보이도 전부 친구집에서 한 것들 뿐. 거기다 DS도 兄이 마트 사은품으로 받아온걸 만진게 전부라서 정말 이게 처음이구나! …정발이 아니긴 하지만요.





그 삼다수 일판을 사게 된 원인 중 하나인 '섬란카구라 버스트'. 전작이 나왔을 때부터 삼다수가 끌리긴 했는데 어영부영 넘겨버렸다가, 요즘에 나온 신작 버스트가 또 1편까지 전부 포함된 합본판이라 해서 이번에야말로, 하고 집어들었습니다.

발매원인 마벨러스와 실제작사인 탐소프트의 전작인 '일기당천 시리즈' 중에서도 마지막인 PSP용의 '일기당천 XROSS IMPACT'를 꽤 재미있게 했기에 자연스레 이 작품에도 호감이 갔습니다. 실제로 하이퍼폭유배틀이라는 장르명을 비롯해 일기당천에서 물려받은 요소가 많고, 시스템도 비슷해서 금방 익숙해졌네요. 그래서 지금 1편의 한조학원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하고 있긴 한데….







그러니까 이건 월요일부터의 이야기. 정작 게임기와 게임을 사온 일요일 당일엔 즐기긴 커녕 기동도 못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냐 하면 본체에 비밀번호가 걸려있었거든요.

한마디로 이걸 용던에 매각한, 전 소유자가 대체 뭐하던 미친 X인지는 몰라도 본체의 청소년 보호기능에서 걸 수 있는 제약이라는 제약은 몽땅 다 걸어놨던겁니다. 인터넷 안되는건 둘째치고 데이터 업데이트와 초기화는 물론 카메라 오차수정까지 싸그리 다 금지해버렸더라구요.

거기다 업데이트는 드럽게 안해놔서 버전도 2.0번대. 섬란카구라는 그 이상 버전이 필요한데 업데이트가 안되니 당연히 게임도 구동못할 수 밖에. 뭐만 하려면 4자리 패스워드 입력하라는 화면이 뜨고 그것도 다 틀리니 애완동물 이름 맞추라는 등신같은 질문이 또 뜨는데 당연히 못 맞추고, 인증번호 받고 싶으면 일본닌텐도 본사에 전화하라는데 그것도 어려운 이야기였지요. wii는 그나마 인증번호 생성기가 나오긴 했는데 삼다수쪽은 아직 철벽가드인지라.


아니 진짜 그날 일요일 밤은 살기가 활활 불타올랐습니다. 대체 중고로 가게에 팔면서 뭐 이따위로 암호를 다 걸어서 넘겨버렸냐? 혹시 삼다수를 사긴 했는데 갑자기 집안형편이 안좋아져서


"아아 나의 삼다수짱이 다른 이의 손에 농락당하는걸 보고 싶지 않아!"

라던가,


"크크크…내가 삼다수를 팔 수 밖에 없는 이 사회는 썩었어…나말고 아무도 못하게 저주할거야 크큭…"


…이런 것도 아니구요.


그래서 월요일 퇴근길에 영수증을 들고 매장 찾아가 설명하니 주인아주머니도 급당황. 다른 가게 사람들 불러 이래저래 해봐도 번호를 알길이 없어서 결국 다른 패스워드 안걸린 물건으로 교환해주시고, 그 문제의 암호걸린 삼다수는 이번에 일본가는 업자에게 맡기기로 했답니다. 자기네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앞으로 삼다수 일판 매입할 때 꼭 확인하겠다고 메모까지 하시더라구요.

그야말로 예전 콘솔기기에는 볼 수 없었던 기술의 진보에 의한 해프닝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 물건 팔면서 뒤엣 사람은 전혀 생각안하는 성의없는 어떤 견자제우자제의 무책임함 때문이었기도 하구요. 어떤 놈인지 몰라도 오늘 집에 가다 확 X이나 밟아라.


시작부터 약간 피곤한 삼다수 사용기였습니다. 그래도 게임은 재밌었다.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듀얼콜렉터 2012/09/06 19:42 # 답글

    왠지 엄청 초딩스런 짓이군요, 정말 어찌 저런짓을...
  • 알트아이젠 2012/09/06 20:01 # 답글

    이거 참 난감한 상황이군요.;;
  • 크레멘테 2012/09/06 20:22 # 답글

    우와 이런 일도 있군요-_-;;; 별 미친놈이 다 있네...
  • 블루드림 2012/09/06 20:24 # 답글

    그야말로 신기한 사건이군요. 세상은 넓고 별별 변태가 다 있군요 ㅎㅎㅎㅎ
  • 대공 2012/09/06 20:33 # 답글

    저도 비타 초기화 모르고 중고샀을땐 저도 그런걸 당했나 싶어서 깜짝 놀랐는데 진짜 초딩같은 짓을 하는 인간이 있군요. 아줌마도 황당해 하시는게 눈에 보입니다.
  • 루루카 2012/09/06 20:33 # 답글

    그냥 변태라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네요...
  • 콜드 2012/09/06 20:55 # 답글

    그거 참...
  • 사카키코지로 2012/09/06 21:40 # 답글

    트롤 중에 트롤이군요.
  • 풍신 2012/09/06 22:36 # 답글

    으아...그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심하군요.
  • akashic 2012/09/06 23:29 # 답글

    저주템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별 짓을 다 해놨군요. 그나마 가게에서 교환해줘서 다행입니다.
  • X칼리버 2012/09/07 09:33 # 답글

    진짜 개념이 없네요 콘솔게임 매각전에는 초기화가 당연하거늘
  • 무명 2013/03/10 04:21 # 답글

    UX때문에 3DS를 살까 말까 고민중인데 실례가 아니라면 그동네 중고 시세가 대충 얼만지 여쭤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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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