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캐릭터들 화예술의 전당

미디어물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인데.
만화나 게임같은 미디어에서는 자주 쓰이는 시추에이션 중에 간혹 자주 보면 좀 머시기하고, 한술 더떠 현실에서 접하면 화르륵 오그라드는 경우들이 몇개 있지요.

제 경우 좀 그랬던게 첫번째는 어느 두 사람이 서로 막 다투거나 아님 부딪쳐서 마주 봤다가 조용~해지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전개. 이건 가상이든 현실이든 막 오그라드는걸 참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두번째가 제목대로의 이야기,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경우인데요. 말그대로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마치 타인처럼 서술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나'를 다른 명사로 호칭해서 말하는건 현실에서도 드물지 않지요. 예를 들어 부모님이 아이에게, 선생님이 제자에게, 군간부가 병사에게 해서 "엄마 이따 올께" 라던가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매우 감격했다"라던가 "행보관 하고 싶은 얘기는 말이야~" 등등.

그런데 이런 특정관계에서의 호칭 말고 자기 이름을 그대로 스스로 칭할 때 위에 말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앙, 리토! 무서워~♡" "미호는 미사한테 절대로 안질거야!"…라던가. 어디서 보던 이름이다 싶은건 넘어가주시고.

이는 주로 나이 어린 여자애 혹은 정신연령이 이와 비슷한 4차원 혹은 천연계통의 여성이 주로 쓰곤 하며, '귀여움'을 강요, 아니 강조하는 말투라서 어느 정도의 항마력이 필요하고 특히 현실에서 직접 보면 버틸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간혹 오카마 속성의 남캐들도 쓰고 하는데 이건 개그속성이라 부담이 덜하고, 위의 미사카 시스터즈 역시 최근 3인칭 어투 계열의 최고인기캐로 잘 나가고 있으며 이쪽은 특유의 기계적인 습성 덕분에 개성적인 요소로 통하여 흥했구요. 그외 토우마 씨도 종종 쓰고.





이런 3인칭 말투는 꼭 물건너 뿐만 아니라 국내 작품에서도 알게 모르게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윗짤은 축구전문 만화가 오일룡 선생님의 작품 중 하나인 '스트라이커 대 스트라이커'의 한장면으로, 저기 나온 여주인공 마키 히로세 양(극중 가칭, 본명은 길어서 생략)은 현 일왕의 친동생이라는 설정인데요.

근데 이 아가씨도 누군가에게 말하는건 그렇다치고 심지어 혼자 회상하거나 독백할 때조차도 히로세는 말이지요 히로세는요 히로세가요 이렇게 꼭 죽어도 3인칭입니다. 뭐 공주라서 곱게곱게 키워져서 여린 감성의 소유자라 그런가 치죠. 심지어 몸까지 약한 청순가련파이니.




역시 비교적 최근작으로 3인칭 어투의 선두주자를 달자면 '드래곤퀘스트8~하늘과 대지와 바다와 저주받은 공주님~'의 미티아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근위병으로 일하던 트로덴 왕국의 공주인 미티아 양은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인 주인공을 쭉 좋아했다는 설정인데요. 후에 도르마게스의 저주를 받아 나라가 망하고 아버지는 마물로, 자신은 말로 변했어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강한 마음의 소유자로, 전투에 끼진 못해도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는 공주님! 거기다 미인에 마음씨도 좋으시니.

본편 거의 내내 말이 된 공주님은 탈것(…)으로서 주인공 일행의 마차를 끌지만 극중 나오는 '신비한 호수'의 물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그뒤에도 주인공의 꿈속에서 나타나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여기까진 좋은데 또 그 말투가….

그러니까 "미티아는 오늘 여정이 어땠냐 하면요", "미티아는 언젠가 꼭…" "미티아는 기분이 좀 안좋았어요" 해서 말씀하실 때마다 자기 이름이 몇번이나 나오시는지. 이게 뭐 동서양 공주님 공식 화법인지 모험의 시작부터 끝까지 쭉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모 공략에서도 "이제 부탁인데 자기자신을 이름으로 부르지 좀 말아주세요~"고 한마디 해놨을까.--;


길게 늘어놓았지만 이런 말투를 쓰는 캐릭터들을 싫어하는건 절대로 아니고, 오히려 위의 경우처럼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면 오히려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만약 어린애도 아니고 나이 좀 든 사람이 실제생활에서 자기 이름으로 저런 표현을 쓰는걸 바로 옆에서 보면 못견딜지도 모르겠네요, 에구구.

그야말로 난이도높은 말입니다. 무희는 여러분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바랍…우욱 언제나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네리아리 2012/06/19 17:36 # 답글

    마지노 선은 인터넷 까지...
  • 스카이 2012/06/19 18:28 # 답글

    현실에선 강호동이 썼었죠. 호동이는요.
  • 조훈 2012/06/19 18:35 # 답글

    석천이는요
  • 나루미 2012/06/19 18:58 # 답글

    호동이는요 석천이는요 ㅋㅋㅋㅋㅋㅋ
  • 토끼표퇴끼 2012/06/19 19:02 # 답글

    이몸도.......
  • RoyalGuard 2012/06/19 19:09 # 답글

    금서 목록의 미사카 라스트 오더 나오는 이야기는....
  • ReiCirculation 2012/06/19 19:11 # 답글

    그래서 전 동생들한테도 '오빠는~'
    절대 안그럽니다...스스로 손발 돋아서...
    무조건 나는...이라고 말합니다...
  • 3456 2012/06/19 19:20 # 삭제 답글

    심판님 민호는 심판님 말 잘듣잖아요.
    롯데 포수의 3인칭화법
  • aLmin 2012/06/19 19:23 # 답글

    최민수씨도 쓰지 않나요. "민수는 말이다.."
  • 라피나 2012/06/19 19:46 # 답글

    매카서 장군도 3인칭화법을 썼다고 본적이....
  • 望月 2012/06/19 20:11 # 답글

    제 주변에 삼인칭 쓰는 동생 하나있습니다. 남자요
  • 리카아메 2012/06/19 21:00 # 답글

    이 강호동이가~!
  • 스바로그 2012/06/19 21:28 # 삭제 답글

    이제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 시무언 2012/06/19 23:02 # 삭제 답글

    더 락도 3인칭 화법 쓰지않던가요? 율리우스 카이사르도3인칭으로 글을 썼다고 하고
  • 오뎅사리 2012/06/19 23:44 # 답글

    친구랑 장난친다고 써봤는데 스스로가 힘들정도로ㅠ오글거립니다. 참고로 전 덩치가 큰편이라 언밸런스함이 보는이를 괴롭게하는 사태가...
  • 아레스실버 2012/06/20 00:25 # 답글

    아레스실버는 그런 말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 이코르바보 2012/06/20 00:47 # 답글

    행보관: 행보관 말이 말 같지가 같나?
  • 풍신 2012/06/20 01:34 # 답글

    시스터즈는 자기라는 개체가 많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으니 그럭저럭 납득이 가는데 다른 경우는...(하기야, 공주님/말의 경우는 말 말고 사람인 "미티아"라고 강조하려고 그런 말투를 쓴 것...이려나...요?)
  • KAZAMA 2012/06/20 07:12 # 답글

    주로 자신의존재감어필? 인거같더군요 군인들 특히3인칭화는오글오글
  • Moment 2012/06/20 09:55 # 삭제 답글

    잉길리시의 오죠사마: One cannot admit it.
    넹. I/me 대신 One을 씁니다.
  • 炎帝 2012/06/20 14:55 # 답글

    원래 3인칭화는 귀족들이 자주 쓰는 방법이라더군요.
    빅토리아 여왕의 경우도 짐을 뜻하는 명사로 we를 썼다고 하고요.
    (짐이라는 말 자체도 3인칭의 개념이 있다 들었습니다.)
  • kdhlight 2012/06/20 21:31 # 삭제 답글

    지금이야 그러려니하는데 처음 접했을때는 장애가 있나? 싶을 정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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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