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친이 엄친아 오타쿠라면 화예술의 전당

몸은 현빈급인데 마음은…?




이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물건너에서도 올 가을에 나온 비교적 신작 만화인 '나기사의 남자친구(なぎさちゃんのカレシ)'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조금 덜 알려진 작가 미카게(赤影) 씨의 최근작으로서, 현재 물건너 비정기 간행잡지 '영애니멀 아이란도'에서 '아마가미', '고데레 미소녀 나기하라 소라' 등과 함께 연재 중인 작품으로 2011년 12월 현재 단행본도 1권이 나와있는데요.

일단 요즘 유행중인 소위 '모에4컷'의 구성을 띄고 있지만 내용은 아즈망가 대왕이나 케이온과 같은 일상물과는 조금 다른, 제목대로 주인공인 시라이시 나기사와 그녀의 연인 후쿠다 치히로 두 대학생 커플의 이야기를 그리는 러브코메디입니다.







줄거리 소개야 참으로 간단해서 막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 여대생 나기사 양이 OT에서 만난 동기 치히로 군에게 한눈에 반해서 고백하고 성공하여 사귀게 되었습니다, 이걸로 끝.

일단 나기사만 봐도 작화로 치면 충분히 미인이지만 본인은 "난 평범해"라고 자처하니 그러려니 하구요. 반대로 남친 치히로는 키크고 잘생기고 공부 잘하고 스포츠 만능의 엄친아. 거기다 집도 부자라서 둘이 어디 교외로 놀러갈 때는 대학생 신분에 자가용을 몰고올 정도의 능력자라는데요. 참 죽여버리고 싶은 설정입니다만 요점은 이게 아닌지라.

그럼 이제부터 본론대로의 이야기. 이미 제목에 다 나와있으니 더 볼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오타쿠다.


겉보기로는 전혀 모르겠지만 사실 치히로는 러키스타의 코나타와 현시연의 코사카에 맞멎는 아주 폐급(?), 중증의 오타쿠로서 방과 후 매일 애니메 전문점에 들리며 또 심야작품들도 줄줄이 챙겨보는게 일상이지요. 덕분에 나기사는 별별 일을 다 당하게 되는데, 일단 그의 만행 중 일부를 집어보자면


-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크게 울리는 그의 핸드폰 벨소리 프리●어 주제가


- 데이트하다가 도중에 보이는 만화전문서점으로 돌진


- 같이 여행가자고 불러내놓고 실상은 성지순례. 사진 몇장 찍고 "여행 끝!"


- 영화보러가자는게 애니메이션 밤샘 상영 이벤트.


- 본인이 부탁해 같이 코믹에 가긴 했는데, 바로 인기부스로 달려가 여친은 미아 신세



… 등등의 일을 겪으면서도 나기사가 오직 사랑 때문에 모든 고생을 감내하는 그 과정은 마치 현시연의 사키 양을 생각나게 하는데. 허나 역시 남친의 괴한 취미에 휘둘리면서도 꿋꿋이 견뎌낼 정도로 당차고 야무진 구석이 있던 사키에 비해 나가시는 훨씬 여린 성격이라는게 문제입지요.

치히로의 행각에 매번 놀라면서도 그 취미를 말리기보다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애쓰는데…치히로 방에 있던 게임들을 살펴보다 능욕물 표지의 아헤가오 표정을 흉내내고는 기절하고, 애니매 전용 영화관의 밤샘 상영을 근성으로 버텨내고, 자기도 만화를 좋아해보고 싶다면서 억지로 여름 코믹에 따라갔다가 인파에 치이고 억지로 코스프레까지 하는 등등등 그 피해는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치히로도 마냥 마이페이스는 아니고 상식과 분별력이 있어서 그녀를 많이 챙겨주지만, 아예 오타쿠 습성이 DNA에 각인된 남주라 취미에 대한 열정은 끊지 못하니.







거기다 화풍과 다르게 사실 이 작품 수위는 청년지 이상인지라 당연히 밤일에 관한 것도 나오는데, 둘다 성인이라 이미 선은 넘은 사이. 허나 치히로가 한번 에로게에서 본 자세를 재현하려 들자 결국 폭발한 나기사가 "이 변태!!"라면서 베개로 마구 후들겨 패는 일까지 생기고, 나중엔 고양이귀 장식을 쓰거나 코스프레 때 입었던 차림으로 만리장성을 쌓는 등 결국 그녀도 서서히 타락해가지만.

거기다 주변인들도 다들 도움이 안되는건 마찬가지인지라, 남자경험 제로들만 모인걸 자학하는 대학교 BL동호회 누님들이라던가 약간 레즈끼가 있는 나기사의 절친, 그리고 이후 처음으로 반한 리얼남이라면서 다짜고짜 치히로에게 키스해버리는 후배까지 가세해버리니 그녀의 사랑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그야말로 설정은 일상의 러브코메디를 넘어 되려 SF판타지에 가까운 설정입니다만 그래도 괜찮은 작품. 비일상의 틈바구니에서 남친을 따라 점점 흑화되어가는 히로인의 처지가 눈물겨운데요. 참고로 이 작품의 광고문구는 바키 2부의 유명한 모 대사의 패러디입니다.


"오타쿠 중에는 꽃미남이 없다 ―

그렇게 믿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지요."



이 커플의 앞날에 평화가 있기를.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구라펭귄 2011/12/23 21:45 # 답글

    여기서 명언이 떠오르네요.

    "그런거 없다."
  • 작가 2011/12/23 21:47 # 답글

    현시연이잖아......
  • 히무라 2011/12/23 23:11 # 답글

    현시연이로군요
  • 무희 2011/12/23 23:26 #

    작가님, 히무라님//비슷해보여도 다른 점도 많습니다.
  • 잠본이 2011/12/23 23:26 # 답글

    마지막 태그가 심금을 울리는군요.
  • 넨이 2011/12/23 23:48 # 답글

    재밌어보이네요. 정발되면 좋겠습니다
  • 츠루기 2011/12/23 23:50 # 답글

    태그에서 진실이 ㅎㅎ
  • 콜드 2011/12/24 04:55 # 답글

    순말도 안 된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Nine One 2011/12/24 08:33 # 답글

    이런 왜곡의 달인급 만화가 다 있다니...
  • 듀라한 2011/12/24 09:29 # 답글

    하지만 2차원이다.
  • 풍신 2011/12/24 09:44 # 답글

    아하하하...

    어느 외국 코믹 행사에 가서 어떤 코스플레이어를 보고, 현실에도, 오타쿠 중에 꽃미남(모델급 양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뭐 꽃미녀도 있었으니, 좋은 구경했을지도...
  • IEATTA 2011/12/24 10:50 # 답글

    "오타쿠 중에는 꽃미남이 없다 ―

    그렇게 믿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지요."

    ........... 그런게 있을리가 -ㅅ-
  • 호무호무 2011/12/24 11:49 # 답글

    남자가 미남이고 능력있으면 그건 오타쿠 아니죠. 그냥 좋은 취미입니다(...)
  • YoUZen 2011/12/24 11:53 # 답글

    그럼요. 오타쿠중엔 미남이 없죠.
    여기있는분들과 제가 오타쿠가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 듀얼콜렉터 2011/12/24 20:10 # 답글

    현실과 괴리가, 크흑...
  • 된장오덕 2011/12/24 22:16 # 답글

    오타쿠중에 미남도 있긴 있죠 단지 오타쿠로 불리지 않을뿐...
  • 2011/12/25 11: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젠키 2011/12/25 14:43 # 삭제 답글

    게이바부터 가고
  • OmegaSDM 2012/02/14 10:17 # 답글

    이 능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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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