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깨기 전까지는 다른 게임을 하지 말자" 게임의 추억

…라고 스스로 다짐해봅니다.

본편서는 별로였으나 언리미티드 코드에서 스토리, 목소리, 특정부위 모핑 등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사쿠라 양.



그때가 1989년. 제가 처음으로 산 가정용 게임기는 MSX의 변종인 대우 재믹스였습니다. 그 시절의 게임이라면 겔러그, 서커스, 요술 나무나 로드파이터 양배추인형 등 가벼운 액션 아케이드가 전부인줄 알았으며 덕분에 가볍게 이것저것 바꿔가며 한꺼번에 즐겨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스토리나 배경이 있고 장기간 플레이를 요구하는 가정용 작품을 접한게 있다면 알파로이드나 몽대륙, 마성전설 등이 전부였구요.

그위 1991년 패미컴을 구입하면서부터 가정용 롤플레잉이나 시뮬레이션 등의 장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 최초의 RPG는 드래곤볼Z2였고, 그 뒤 친구집을 들락날락하면서 나이트건담이야기와 피구왕 통키, 캡틴츠바사로 잘 놀았구요. 아마 이때부터 '게임 하나에 몰입하는 버릇'이 생긴 것 같아요. 열혈격투전설이나 마이티 파이널파이트도 한번 잡고 아주 불타올랐으니.

그뒤 16비트 시절은 패스, 그리고 플스와 새턴 등의 이야기도 하면 너무 길어져서 역시 패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그때는 갖고 있던 게임기도 늘 하나였는데가 게임 구하기도 어려워서 한번 손에 들어온건 본전을 뽑을 수 있게 파고 들었는데, 요즈음에는 가지고 있는 게임기와 게임이 배로 늘었지만 반면 게임할 시간은 확실히 줄어들었으니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좀 하다가도 다른걸 손대면 또 놔버리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된다는겁니다.

대략 군대를 전역하고 지난 6년간 PS2와 PS3, PSP로 놀 때의 증상(?)만 봐도 이러합니다.



이런건 또 30시간 이상 들여서 잘도 했단 말이지….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2 - 최종던전 남기고 손놓다.

기동전사 건담전기 - 전미션 클리어하고 몇개 A랭크 얻고 손놓다.

모노노케 이문록 - 3학년 겨울 기말고사 때 카무이 루트 좀 하다가 시험끝나고 묻어버림.

소울 칼리버2 - 주캐인 지그프리드, 나이트메어만 약간 깨작깨작.

사쿠라대전 뜨거운 혈조로 - 마리아 엔딩만 보고 휘리릭. (드캐로는 사쿠라, 스미레)

사쿠라대전3 - 역시 글리시느 엔딩 보고 휙~(드캐 시절엔 에리카)

사쿠라대전5 - 다이아나 엔딩 보고 휘리릭. 재미는 있는데 손이 안간다.

갓 오브 워2 - 노멀엔딩만 한번 보고는 아직까지 안하고 있다.

알 토네리코 - 미샤 엔딩만 보고 손놓다.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 1회차 엔딩 보고 휙. 한번 깬건 잡기가 싫다.

발키리프로파일 실메리아 - 최종보스 레자드 바레스에게 한번 박살난뒤 손놓다.

전국무쌍 - 난이도 보통으로 전원 클리어한뒤 유니크무기도 안얻은채로 방치.

진삼국무쌍4 - 9명 정도 상급클리어한뒤 지겨워서.

북두무쌍 - 전설편 엔딩 보고 환투편 켄시로 깨작거리다 손놓음.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 역시 1화차 엔딩 보고 휘리릭리~

블레이 블루 CS - 라그나와 진 분기만 전부 보고 방치.

디제이맥스 포터블2 - 몇곡 건들다가 하기가 싫어졌다.

오딘 스피어 - 그웬들린 최종보스전 앞에서 손놓음.

스타오션 FD - 3시간 해보고 옛날 슈패로 할 때보다 별로라서(…)

Fate/unlimited codes - 그나마 진행 중. 피그마가 탐나서 샀는데 재밌어서 세이버 릴리까진 꺼냈다.

Fate/EXTRA - 역시 진행 중. 깨작깨작 1회차 세이버로 5일째 돌입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2nd - 지하철에서 종종 한다. 노멀 50% 정도 클리어.

슈퍼로봇대전Z - 파계편이 발표 뒤에 갑자기 하고 싶어져서 현재 세츠코 루트 3화 클리어.



한달 내로 깰 수 있을까요.



일단 게임을 싫어하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요즘은 이런저런 시스템 등 복잡한 요소들이 많아서 진입벽이 높고, 기껏 익숙해져서 잘 하다가 새로운게 나오면 거기 혹해서 외도(?)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전에 하던건 그 감각, 기억이 희미해지고 다시 잡기도 귀찮아지고 이런 식이지요. 요러니 소위 야리코미같은건 딴 나라 이야기구요.

뭐 일단 지금 동시 진행중인 페이트 엑스트라나 프로젝트 디바, 그리고 이왕 파계편 나오기 전에 한달만에 슈로대Z 세츠코 루트 클리어를 도전 중인데 퇴근하고 하루 게임잡는 시간을 1시간 반 쯤 잡아도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당.

아, 나도 한때 친구랑 록맨 4랑 5 죽자살자 덤벼들어 끝장을 보던 그런 불타는 청춘 뜨거운 정열이 있었는데(엣취)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스펙터 2011/02/19 17:46 # 답글

    제목만 딱 보고 '아, 그거 무리...' 하고 생각한 저는 패배자...OTL
    진짜 손 좀 놓고 있다가 감 까먹으면 다시 잡기 귀찮죠. 시스템 적응도 다시 해야하고.
  • 아키라 2011/02/19 17:51 # 답글

    저도 패배자[..]
    그런식으로 다른 작품에 손대고있는걸 미루고 있는 분야는 있지만 게임쪽에선 통제[?]가 안되더군요
  • 알트아이젠 2011/02/19 17:53 # 답글

    생각해보니 OG외전도 구입한다음 며칠만하고 아직도 봉인중이네요.
  • 히무라 2011/02/19 17:56 # 답글

    몇개씩 손대다보면 어느새 게임에 손을 놓고있는 자신을 보게되는...
  • 레이첼 2011/02/19 18:17 # 답글

    알 토네리코 - 미샤 엔딩만 보고 손놓다.
    저도요, 정작 오리카 깰려고 보니깐 CD가 안보여...이사올때 분실한거 같고...ㅈㅈ
  • 勇者皇帝東方不敗 2011/02/19 18:21 # 답글

    전 전역하고 못했던 PS2 게임들
    슈로대OG외전, Z, 남코X캡콤등을 하려고 했는데
    Wii를 산 뒤론 손도 안...;;;;;
    요즘엔 전국무쌍3 맹장전 하고있네요.
  • WeissBlut 2011/02/19 18:38 # 답글

    두번째 짤은 뭔가요 (…) 어디서 본 그림체인데!

    저도 하다 만거 불러보자면
    페르소나3 FES / 본편 엔딩 본 후 후일담에서 탈력
    페르소나4 / 엔딩 직전에서 탈력
    슈퍼로봇대전 Z / 세츠코 엔딩 본 뒤 랜드루트 4화에서 탈력
    SD 건담 G제네레이션 WARS / 오리진 제네레이션 클리어 하고 탈력
    오딘 스피어 / 초반에 탈력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기억 못함)
    파이널 판타지 12 / 초반에 탈력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기억 못함)
    샤이닝 포스 이쿠사 / 초반에 탈력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기억 못함)
    파이널 판타지 13 / 중반에 탈력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기억 못함)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 초반에 탈력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기억 못함)
    엔드 오브 이터니티 / 초반에 탈력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기억 못함)

    기타등등 기타등등
    PSP용 소프트까지 더하면 몇개 더 있는데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 아르니엘 2011/02/19 19:20 #

    오른쪽 위에 DP라는 뭔가의 단위를 보건데 알 토네리코 시리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 아돌군 2011/02/19 19:21 # 답글

    그냥 와우하세요 깨는게 없습니다.;
  • 듀얼콜렉터 2011/02/20 05:07 #

    200% 공감 +_+
  • 울트라김군 2011/02/19 19:25 # 답글

    사쿠라대전은 한명 깨고 나면 다른 한명 깨기가 정말 힘듭니다[...]
  • 듀라한 2011/02/19 19:46 # 답글

    아.....공감가긴하는데 절때 할 수 없어요 한개만 찐득하게 하기..
  • 큐베 2011/02/19 20:00 # 답글

    아 이거 내 이야기다......
  • Hyth 2011/02/19 21:15 # 답글

    아.....공감가긴하는데 절때 할 수 없어요 한개만 찐득하게 하기.. (2)
  • 잠본이 2011/02/19 23:08 # 답글

    책도 뭐 하나 다 읽기 전까지는 다른걸 안사야 하는데 이거저거 손대다보니 사고도 안읽은게 점점 늘고 OTL
  • 광대 2011/02/19 23:18 # 답글

    Z 사노코 안한지 어언2년 쿨럭...
  • 콜드 2011/02/20 01:12 # 답글

    진짜 한 개 확실히 끝장내놓고 해야 ㅠㅠ
  • 유나네꼬 2011/02/20 01:15 # 답글

    아이폰용 신작게임들을 중력의 이끌림으로 사긴하는데.........클리어는 전체의 10% 미만인것 같아서 큰일입니다;
  • 얼음거울 2011/02/20 02:22 # 답글

    죄송합니다, 노근성 잉여인간입니다
  • 듀얼콜렉터 2011/02/20 05:08 # 답글

    저도 그런 게임들 꽤 있는데 무희님은 좀 많으신듯...
  • 풍신 2011/02/20 09:18 # 답글

    일단 깨기는 하는데, 이후 숨겨진 던전하다가 내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2회차에서 다른 쪽 분기하다가 내던져버리죠. (랜드 루트는 하다가 이런저런 일 때문에 미뤄서...)
  • neosrw 2011/02/20 11:56 # 답글

    저도 슈로대 휴대용을 제외한 거치형은 다꺤게 손에 꼽을정도...
    나머지는 하다가 신작 나옴 신작하다 못클리어;;
  • 레포트 2011/02/22 18:56 # 삭제 답글

    진삼은 언제나 위나라 빼고 다깼지영

    위나라에서 매력을 못느끼겠어요

    서황으로 도끼스핀이나 하고 놀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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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