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건베 반토막 & 강변 테크노마트 모형점 사멸 로봇의 세계

우울한 일의 연속입니다.


먼저 용산 건베쪽의 이야기. 건담베이스 회원이신 분들은 알겠지만 지난 구정 연휴 때 요상한 문자가 하나 왔는데요. 대충 "전자랜드 4층으로 이전하게 되어 일주일간 쉽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뭐 그때는 그러려니 하고 일주일만에 생각이 나서 어디 확장이전이라도 했남? 하고 오랜만에 용산구경이나 할까해서 어제 오후에 털레털레 가봤더니, 이전을 한건 맞지만 제 생각과는 반대로 절반 정도의 크기로 확 줄여버렸더군요.

알고 보니 5층의 전 건베 자리에 고급가구점이 들어설 예정이라서 건담베이스와 건너편의 아카데미과학이 한꺼번에 같이 이사를 했답니다. 건베는 4층 극장의 이벤트홀을 공간으로 개조해서 들어섰고, 아카데미과학쪽은 4층 안쪽의 게임점 건너편으로 무슨 과학용구점이었나?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갔구요.

혹 처음 가보시는 분들께는 저정도도 충분히 큰편이지만 예전에 비하면 정말 작아져서, 예전에 매장 절반 정도를 차지했던 케로로나 원피스, 프리큐어 등의 비건담계 상품류들 자리는 반의 반의 반 정도로 확 줄어들었고 그나마 건프라 계통은 4면을 다 활용해서 구색을 맞춰놓았지만 통로가 너무 좁아져서 답답한 느낌이었습니다.

거기다 가게 전면을 채웠던 전시품들도 많이 사라지거나 그나마 남은건 바깥으로 밀려났고, 쉴새없이 건담애니메이션들을 보여주던 여러개의 모니터들도 전부 사라져서 커다란 벽걸이모니터 하나로 대신하며 삼국전이나 신제품 코너 등등 특수한 배치들도 사라졌구요. 무엇보다 공간이 줄어들다보니 전처럼 여유있게 지나다니면서 물건을 볼 수 없게 된게 제일 아쉬웠습니다.

이어질 밑의 경우처럼 아예 사라지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국내 최초의 반다이제품 대형직영점으로서 5년 이상 명성을 날리던 가게가 축소 형태로 이전을 당했으니 뭔가 씁씁할 기분을 감출 수 없더라구요. 나중에 생긴 서울역점보다도 더 줄었으니 참 뭐랄까.





이쪽은 정말로 우울한 이야기.

7층에 있던 마지막 모형점(이름이 뭐였더라;)이 컴퓨터 부수기재 매장으로 바뀜에 따라서 이로서 10여년만에 강변 테크노마트의 프라모델, 피규어 매장은 완전히 전멸했습니다. 그 10년간의 변화를 옆에서 똑똑히 지켜봐왔으니 더더욱 괴롭군요.

테크노마트가 처음 생겼던게 1998년. 그때만 해도 1층에는 대형체감기기들이 가득한 오락실 DMZ가 있었으며 7층, 8층에는 게임점들은 물론이고 그외 일본 외서와 불법비디오CD, 음악CD들을 취급하는 애니메이션 전문점들이 즐비했습니다. 뭐 대략 2002년까지도 많이 운영되었지요. 한때는 정말 잘 나가서 어린이날에 프라모델과 피규어 관련해서 특별전시회를 열고 일본 모 방송국에서 취재까지 해갈 정도였습니다.

근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휙휙 줄어들더니 그 많던 외서전문점들은 앗하는 사이에 7층의 투니원 딱 하나밖에 안남았고, 그나마도 주인이 어느 할아버지로 바뀌시더니 그대로 1년 쯤은 버티나 싶다가 결국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리고 7, 8 각층에 대여섯개 이상은 보이던 프라모델 전문점들도 다 사라져버리고 마찬가지로 투니원 옆의 단 하나가 근근히 남아있었지만 물건은 턱없이 줄어든데다가 바뀐 주인아주머니도 뭐 신제품이나 다른 소모품이 들어오든 말든 예정도 없다고 아예 운영에 전혀 관심없는 모습이셨고, 그 상태로 장사 정말 안된다 싶더니 결국 이렇게 종지부를 찍고 말았군요. 1층의 대형오락실도 사라진지 오래구요.

지금 서울 사는 집에서 5분 거리였던 테크노마트였는지라 한때는 정말 자주 찾기도 해서 이런 방향의 변화가 여러모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제 취미 관련으로 여길 찾을 일은 관심있는 정발게임이 뭐가 나왔을 때 정도일까? 게임쪽에서도 가족 단위의 손님들 타겟으로 정발 위주의 약간 라이트(?)한 매장들이 대부분이니 매니아 취향의 한정판이나 중고물건은 구하기 어려워서 차라리 짬을 더내 용산이나 아님 직장 바로 옆의 국전을 찾는편이 더 나을성 싶구요. 프라모델과 피규어쪽은 이제 말할 필요도 없고.


아주 심각하거나 그런 일은 아니지만 가슴 어디 한군데가 조금 허전해진 것 같아요.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핑백

  • 무희의 주절주절 포스 : 테크노마트의 추억, 어떠신지요. 2011-07-05 21:57:13 #

    ... 피규어들도 전부 다 자취를 감추었고 매층마다 애니메이션을 크게 틀어놓고 아이들 발길을 멈추게 했던 풍경도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버렸지. 특히 프라모델에 관해서는 [예전]에도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만 7층의 그 마지막 매장은 한때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도 종합적으로 다루고 저도 그곳에서 비디오CD나 음악CD도 집어들곤 했는데 ... more

덧글

  • 알트아이젠 2011/02/13 21:05 # 답글

    보크스 코리아의 4층 매장이 날아갔을때가 생각나는군요. 그나저나 테크노마트는 몇년간 안 들렸는데 피규어 & 프라모델 샵이 없어졌다는 얘기만으로도 충분히 우울합니다.(거기서 HG 듀얼 어설트 슈라우드를 구입했거든요.)
  • tarepapa 2011/02/13 21:06 # 답글

    요즘 취미 업계의 타격이 은근히 보이는군요...
  • 제6천마왕 2011/02/13 21:10 # 답글

    테크노마트는 02, 03년만 해도 프라샵이랑 피겨샵이 꽤나 많았는데 몇년 전에 가보니 싹다 사라졌더군요.
    건베도 확실히 좁아진게 눈에 띄고.......
    쩝......
  • 백금기사 2011/02/13 21:11 # 답글

    일본이라고 다를바 없습니다. 아키하바라의 취미 매장 축소 현상은 날로날로 심해지고 있죠...
    이제 라디오회관까지 헐리면... 과연 재건해도 다시 모형 관련 상가가 들어설 수나 있으려나...
  • 리볼빙 2011/02/13 21:13 # 답글

    강변 테크노마트의 투니원은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군대 가기 전에 사라져서 아쉬웠는데 전멸이라니...
    안타깝군요
  • 2011/02/13 21: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勇者皇帝東方不敗 2011/02/13 21:36 # 답글

    입대하기 전에도 많이 사라졌었는데
    100일 휴가 나와서 가보니 거의 사라졌었습니다.
    저도 집에서 10분거리라 자주 이용했었는데 사라져서....;
  • 나이브스 2011/02/13 22:08 # 답글

    테크노 마트도 점점 사라지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
  • 캡틴터틀 2011/02/13 23:15 # 답글

    말년휴가 나오는 중 집에 돌아가는 길에 테크노마트에 들려 이것저것 사가던 추억이 생각나는군요.

  • 욜덴 2011/02/14 00:26 # 답글

    결국. 그 마지막 남은 가게도 ..철수한건가요... 원레 테xx가 삼x 및 전자 기기 중심의 친화적이라고해도..
    .. 결국. 그렇군요 ..에전에 한창 괜찮을때 8층에 있을때 가서 스폰 시리즈 지를때가 엇그제같은데..
  • 듀얼콜렉터 2011/02/14 02:01 # 답글

    1999년부터 가끔 한국에 갈때마다 테크노마트는 우연의 일치인지 못 갔는데 결국 영원히 못 가게 될듯 하군요 +_+
  • 블라드 루엘 2011/02/14 08:47 # 답글

    으...으음...= ㅁ=;; 강변쪽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렇게 사라지게 되니 많이 씁쓸해지네요 ㅠㅠ
  • 루이케 2011/02/14 09:31 # 답글

    환율은 오르고, 점점 자릿세는 비싸져서 힘들어지는거 같아요.

    온라인샵도 많이 닫는 추세여서 아쉽네요 (TДT)

    쪼끔 비싸도 보면서 사는걸 되게 좋아하는데...
  • 클랴 2011/02/14 10:47 # 답글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취미 관련 산업이 제일 먼저 망해가는 군요.
  • neosrw 2011/02/14 16:03 # 답글

    테크7층...프라점 주인집 아줌마 사람을 도둑놈으로 몰고가더만 결국 없어졌더군요
  • flexfever 2011/12/18 08:05 # 삭제 답글

    저또한 최근에 건담을입문하면서 예전에 분명 테크노마트에 샾들이있는걸로 알고 가볼려고 검색하다가 이글을 보고는 참 안타깝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저도 집에서 가까운거리인데 말이죠;;
  • BOw 2011/12/19 23:58 # 삭제 답글

    거기 삼풍붕괴때문인지라 거기도 붕괴사고로 우려되는것 같군요.(여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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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