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궁극의 '좋은 남자'&'나쁜 남자' 화예술의 전당

로도스도 전기의 그 두 사람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꺼리는 제목 그대로 판타지세계에서 거의 최고라고 할만한 '좋은 남자'와 (매력적인 의미로)'나쁜 남자'에 관해서입니다.

정반대의 길을 걸어갔던 대극의 라이벌이야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소재입니다만 그 경우에 가장 잘 들어맞는 예로서 쉽게 떠오를 유명한 두사람, 물건너 판타지소설의 고전 '로도스도 전기'에 등장하는 영웅왕 후안과 암흑황제 베르도에 관해서 썰을 풀어버려고 해요.

이야기 전체로 보면 초중반에만 나오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안겨주었던 위대한 왕들. 훗날 이 둘의 젊은 시절을 다룬 '로도스도 전설'에서도 대활약을 보여준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영웅의 삶은 참으로 극적이었으니―

(※이하 내용은 제가 엔하위키 항목을 수정했던 부분과 동일합니다.)





● '영웅왕' - 성기사 후안.

'하얀 기사'라고 칭해지는 신성바리스 왕국의 젊은 기사단장.

그야말로 사전의 '기사도'라는 단어를 그대로 현실에 재현한듯한 인물로서, 자상한 성격에 성실한 노력가이자 그에 걸맞는 실력과 용기를 겸비한 '백년에 한번 나타날듯한 기사'로 불리는 이상적인 성기사. 그리고 금발벽안의 수려한 미남이다.(…)

또한 경건한 신자로서 타인을 대하는 이상으로 자기 자신에게도 굉장히 엄격한 편이다. 그게 어느 정도냐면 마신에게 부상당한 여신관 프라우스를 치료하느라 할수 없이 그녀의 옷을 좀 벗겼는데, 그때 아주 잠깐 혹한 것만으로도 '아, 내가 이런 추잡한 생각을!' 이러면서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는 바른생활 사나이. 정작 프라우스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렇다고 아주 벽창호는 아니다. 독실한 바리스 신도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자애와 사랑을 모토로 하는 교리를 따를 뿐이지, 현실의 세속화된 교단과 권위에 찌든 기사단과는 잘 맞지 않았다. 나아가 젊은 층 사이에서 주창하는 교단개혁에도 열심히 참여하였기에 부패한 보수층으로부터 눈엣가시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더구나 주변에서 순백의 기사네 100년만의 기사네 어쩌네 떠받들어주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차기국왕 후보로 추대되여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도 꺼림칙하던차에 자신을 흉내낸 가짜에게 3개의 성물을 도둑맞는 일이 발생하자 그 책임을 문책당한뒤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으로 잠시 나라를 떠난다.

자신과는 모든 면에서 반대인 베르도와도 의외로 잘 어울렸는데, 모스 영지에서 잠시 머무를 때 낮에는 대련하고 밤에는 밤새 술을 마시는걸로 늘 시간을 함께 보내곤 했다. 그러니까 보기엔 타고난 귀공자 타입이지만 또 놀때는 잘 노는 사람.

그뒤 아끼던 동료 나셀과의 이별에 가슴아파하면서 그의 말을 따라 지금까지 정치에서 손을 떼려 했던 마음을 돌리고, 신성왕국 바리스를 바로 잡을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마신전쟁 종결 후에는 국왕에 즉위하여 바리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기억되는 성군이 된다.

영웅전쟁 때 전동료였던 마모황제 베르도와 일기토로 싸워 목숨을 잃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체력에 따른 패배. 마검 소울크래쉬로 젊음을 유지하는 베르도에게 노구를 이끌고 접전을 펼쳐서 "나이를 헛으로 먹진 않았군?"이라고 베르도의 감탄을 살 정도였다.

또한 기술상으로 베르도가 절대로 막을 수 없는, 오직 그를 쓰러뜨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페인트공격을 날리지만 카운터로 심장을 관통당해 사망. 다만 젊은 시절의 그였다면 확실히 베르도의 숨통을 끊어놓았을 것이라고 한다.

더구나 베르도와의 싸움은 그리운 옛친구와의 재회이자 예전 동료시절에는 할 수 없었던 라이벌끼리의 진지한 결투로서 후안에게 있어 오히려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후안의 장례식이 치러지기 직전 그의 딸 피안나 공주는 젊은 시절의 후안과 프라우스가 함께 베르도를 천국으로 이끌어주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암흑황제' - 붉은 머리 용병 베르도.

암흑섬 마모의 '어둠의 숲' 출신으로 알려진 용병. 마신전쟁 이전부터 이미 로도스 최고의 전사로서 '붉은 머리의 용병'이라는 별명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었다.

평하자면 '진정한 자유인', 자신의 욕망에 더없이 충실한 인물.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여자도 안고 싶을 때 거리끼지 않는다. 다만 억지로 범하지는 않고 되려 여자쪽에서 스스로 안기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프라우스와의 첫만남 때도 베르도의 상처를 치유하던 그녀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던 차에 "그렇게 내 몸에 관심 많으면 이따가 밤에 찾아오던가"라고 내뱉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역시나 싸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공포스러운 마신장과의 싸움 때도 상대의 마법봉인 말고는 어떠한 원호도 거부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칼 한자루만 들고 달려들어서 승리하고는, 데몬슬레이어로서 훗날 마신들과 맞서는 자발적 연합군인 '백의 용사'의 상징적인 존재가 된다. 다만 본인은 공적을 세워서 출세하거나 조직을 이끌게 되는 것을 귀찮아하고 있었으며 어디까지나 싸움만을 즐기는 편.

거친 인상만큼이나 성격도 무뚝뚝한 편이지만 스커드 왕국의 왕자 나셀에게만은 예외. 잠깐 스커드의 용병대장으로 일할 때 나셀에게 검술을 가르쳤으며, 친동생만큼이나 잘 아껴주었다고 한다. 나중에 마신전쟁이 발발한 뒤에도 워트와 더불어 나셀에게 합류하여 힘이 되주었다.

또한 모스 영지에서 만난 성기사 후안과는 그야말로 극과 극의 존재로 맞는 점이 하나도 없었지만 또 그게 마음에 든건지 친구로서 잘 지냈다. 덧붙여 여기서도 주변 메이드들과의 잠자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후안은 그냥 못본척 내버려뒀다고. 인간이면서 드워프인 프레베와 맞짱을 뜰 정도의 주당이기도 하다. (후안 曰 "이것들은 괴물이다!!")

나셀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유일하게 자신의 위에 설만한 그릇으로 인정하고 있었지만, 마신소환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된 나셀이 오명을 뒤집어쓰고 모두의 곁을 떠나게 되자 무언가 큰 심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마신전쟁 종결 후에는 마신왕에게 빼앗은 마검 소울크래쉬의 힘으로 젊음을 유지하면서 압도적인 무력과 카리스마로 고향 마모를 통일해 마모제국을 세우고 황제의 자리에 올라서 로도스 본토에 대한 대침공을 시작했다.

이는 지금까지 명예나 공적 따위를 성가셔하던 베르도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행동으로서, 과거 나셀에게서 보았던 '패왕'의 자취를 쫓았던 것인지 혹은 마신왕과의 사투 때 목숨을 잃은 연인 프라우스의 유언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으며 그 진심이 드러나는 일은 끝까지 없었다.

'영웅전쟁'이라 불리는 이 싸움에서 과거의 전우였던 후안에게 승리하지만 그 직후 카라에게 암습을 당하고 카슈에게 목숨을 잃게 된다. 다만 이 진실을 아는 자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후에도 성녀 프라우스와 후안과 함께 바리스의 낙원에 들었다고 전해지며, 마모에서는 신앙의 존재가 되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싸움인 모스의 대미궁에서 벌이는 마신왕과의 결전.

그 이후 빛과 어둠의 대극을 걸어간, 하지만 과거에 아꼈던 똑같은 사람의 부탁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추구했던 그 모습은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 없으며, '평화로운 로도스'라는 같은 미래를 바라면서 각자의 신념에 따라 길을 달리하는 두 영웅의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로도스도 전설도 나중에 5권과 외전을 포함해 신판으로 나와주었으면 해요.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怪人 2010/11/11 21:38 # 답글

    정말..로도스도 전설을 보고 마계마인전을 보면

    "판? 페이크 였군" 싶습니다..
  • SeaBlue 2010/11/11 21:48 # 답글

    웅? 베르도가 카슈에게 목숨을 잃었나요?;;; 옛날옛적 소설을 본 제 기억으로는 카라가 쏜 번개 맞아 죽었던 것 같은 기분이;;;(카슈는 끼어들려고 폼만 잡았었고)
    뭔가 새로운 진실이?
  • 무희 2010/11/11 22:04 #

    물건너 위키의 최근판본에 의하면 후안을 쓰러뜨린 직후 카슈와의 일기토 도중 카라가 날린 불의의 화살로 어깨에 상처를 입고, 그틈을 노린 카슈에게 목을 베여 쓰러졌다고 합니다. 다만 그 화살을 날린게 카슈의 부하 혹은 나셀일지 모른다는 암시도 있어서 진위는 불명.
  • natsue 2010/11/12 00:11 #

    카라의 라이트닝 볼트에 죽은 것은 애니 버전 혹은 초기 판본일 겁니다.
    로도스도전설 외전 쪽에 의하면 복병이 쏜 '즉효성 마비독'이 발라진 화살을 맞고 약해졌을 때 카슈에 의해 숨졌으며,
    그 전까지는 후안의 일격으로 인해 한팔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도 '카슈를 압도했다'고 묘사됩니다.

    그 화살을 날린 것이 누구인지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카슈가 저격병을 매복시켰다는 '소문' 정도는 나옵니다만.
  • RR 2010/11/12 01:11 # 삭제

    초기 판본에선 벼락맞아 죽습니다.
  • 아르니엘 2010/11/12 01:58 #

    마계마인전 쪽에서는 확실하게 라이트닝 볼트입니다. 뒤에 수정된 모양.
  • 스카이 2010/11/11 22:10 # 답글

    로도스도 전기보다 전설이 더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기에 나온 저 두 영웅의 젊은 시절 활약상을 보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 듀얼콜렉터 2010/11/12 01:49 # 답글

    로도스도전기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 풍신 2010/11/12 04:53 # 답글

    읽으면서 역시 여자(프라우스)는 나쁜 남자(베르도)가 더 좋은 것이란 진리가 들어 있더군요. (응?)
  • lchocobo 2010/11/12 12:15 # 답글

    한국판 마계마인전을 처음 읽었을때는 나와서 그냥 죽어버리고 죽여버리는 저 둘이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요?
  • 무희 2010/11/12 15:25 #

    저는 국내 비디오로 나온 OVA를 먼저 봐서 그런지 나중에 소설로 볼때도 포스가 느껴지더라구요.
  • 백면본좌ㅣ 2011/06/20 00:15 # 삭제 답글

    이둘은 딱 세계를 구원할 가짜구세주 하얀 빛의 매 백기사 그리피스와 복수를 의해 이발를 갈고잇는 고독한 늑대 검은 검사 가츠와 비슷하다는...
댓글 입력 영역


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