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학원'짱'들 지금은 뭐하고 지내시나? 화예술의 전당

추억의 학원물 주인공들에 대한 뒷담화입니다.



현실에서는 터부시되더라도 미디어물에서는 멋지게 그려지는 인기 소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폭력', 특히 현실과 가상의 괴리가 가장 심한 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학원폭력물'들일겁니다.

얼마전 일어난 중학생 알몸 졸업식 사건에서 보듯이 실제 학원폭력의 그 심각성과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만, 미디어물중에서도 특히 만화로서의 학원폭력물은 높은 인기를 끌며 이미 하나의 장르로서 정착된 상황이지요. 그런 만화들이 현실에 악역향을 끼쳤다는 식의 평행선논쟁은 일단 저리 치워두고요.


그럼 만화 속 그 잘나가는 주인공들의 진로는 어찌 되었을까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집에서 짜장면을 시키니 예전 일진이 배달을 오더라~는 일화는 그렇다 쳐도 우리나라서는 일단 대학을 안나오면 낙오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하고, 실제로 그것을 체감할 정도의 차별이 만연합니다. 꼭 대학을 안가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서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토대가 바로 선진국의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이야기도 또 패스.

여기서는 추억의 학원물에서 대활약하던 만화주인공들의 졸업 이후에 대해서 썰을 풀어보려고 해요.








● 마에다 타이손 (in '비바! 블루스')

- 이미지 왼쪽 맨위. 90년대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점프학원물의 간판격인 작품. '조금 멍청한 면도 있지만 의리있고, 자기 힘을 과시하지 않지만 걸어오는 싸움은 마다않는' 전형적인 정통파 주인공. 날라차기에 브레인버스터 등등 상황에 따라 여러 기술을 다 하지만 주무기는 역시 그 하드펀치에서 터져나오는 복싱기들이며, 패미컴용 게임 '패미컴 점프91 최강의 7인Ⅱ'에서 손오공, 죠타로, 테츠오들과 함께 활약하기도 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테스트에 합격해서 본격적인 복서의 길을 걷게 되며, 그후 몇년이 흘러 세계타이틀매치에 도전하는 것으로 작품의 막을 내리게 된다. 상대는 예전친구이자 라이벌인 하라다 세이키치.]









● 마츠하시 타카시 (in '오늘부터 우리는!')

- 역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국내서도 가장 재밌는 학원물을 고르라면 반드시 세손가락에 들어갈 수작. 아무래도 원판 이름들보다는 해적판의 '한승태와 이호준'이 더 자연스럽다.

'평범한 중학생활을 버리고 이제부터 재미나게 살자!!'를 목표로 머리모양을 바꾼 두 주인공의 고교생활을 그린 작품인데, 둘다 근처 깡패학교 학생들과 대등할 정도의 싸움실력을 갖춘걸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다. 특히 마츠하시는 작품 통틀어 가장 사악한 악당형 주인공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졸업식장에서 곧바로 어디서 스쿠터 하나를 얻어타고서는 '뭔가 재미있는 인생의 목표를 찾겠다'면서 히로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여행을 떠난다. 근데 마츠하시는 아무래도 부동산이나 다단계 등으로 사기(…)를 쳐서 대성할 듯 싶고, 이토는 집이 벤츠를 몰 정도의 부잣집이니 장래는 문제없을듯.]








● 할렐루야 히비노 (in '할렐루야Ⅱ 보이')

- 90년대 점프학원물의 또다른 인기캐릭터. 전작 단편에서는 21세기의 새로운 구세주가 될 운명인 신의 아들이었지만, 여기서는 그 설정은 흔적으로만 남아있다. 성격으로만 보자면야 위의 마츠하시와 마찬가지로 제멋대로에다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못말리는 말썽꾸러기지만, 겉보기와는 다르게 주변사람들을 챙기는 세심한 면도 가지고 있다. 특기는 등의 블랙홀공간(?)으로서 늘 등에서 주무기인 금속배트와 후라이팬, 냄비 등등을 잘도 꺼낸다.

[→단짝인 이치죠 마코토와 함께 록밴드를 결성해서 매일 클럽을 가득 채울 정도의 대성황을 이룬다. 또 여차하면 본업인 신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까나?]









● 츠루기 테츠오 (in '돌격! 남자훈련소')

- 역시 설명해봤자 입만 아픈 작품. 근데…저 남자훈련소는 보기에는 저래도 분명히 미성년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기관이다. 이 친구들은 아무리 나이많아봤자 스무살도 채 안된 청소년들인 것이다! 뭐 전 3학년 대표인 다이고우인 쟈키처럼 10년넘게 남아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진하게 풍기는 극우의 향취도 어쩔 수 없구요.

주인공 츠루기 테츠오(모모타로)는 처음부터 문무를 모두 겸비한 완성형 타입의 주인공. 평소의 놀라운 칼솜씨 외에도 왕호사 비기 진기호혼과 상궁조탄 등의 다양한 무술비기들을 섭렵했으며 상식과 교양을 갖추고 외국어도 네이티브 이상으로 구사하는 재원이다. 이런 엄친아가 왜 저 꼴통학교에 들어갔는지는 불명.

[→ 졸업 후에도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명문대에 들어갔고, 지금은 정계에 입문하여 역대 최연소 국회의장으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남자훈련소의 동기들과는 자주 만나며 아들도 입학시킨걸 보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는듯.]








● 오니즈카 에이키치 (in '상남2인조')

- 물건너서 미디어물로 또 지지를 받는 '폭주족만화'의 주인공들. 이후 후속작인 '반항하지마(G.T.O)'로 이어지지만 국내서는 오히려 '반항하지마' 영길 선생님의 학창시절~이라는 컨셉으로 소개되었다.

'악귀'라는 별명을 가지고 단짝인 '폭주' 류지와 함께 '귀폭' 콤비로 활약하며 극동고교를 1학년 때부터 휘어잡는 등 이름을 날렸다. 특히 전설의 팀 '폭주연합'의 대장이자 존경하는 선배였던 마사유키의 유품인 바이크 '홍련의 ZⅡ'를 타고 달리는 모습은 상남에서는 또다른 전설로 추앙되었다고. 근데 이미 여친인 나기사와 할거 다한 류지에 비해 여전히 동정이다.

[→ 졸업 이후의 꺼리가 더 많을 정도. 대역을 내세워 근처 대학교인 '유라시아 대학'에 사기로 들어가고는 또 대역들을 돌려서 졸업하고, 교사 자격증까지 따서 고교 선생님이 되었다. 류지는 바이크 전문점을 차려서 나기사와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그뒤 오니즈카는 생 시절 이상으로 주변의 온갖 사건들을 해결하며 동분서주하는데, 지금은 제자인 우루미 양을 야산에 암매장(^^;)할 뻔 했던 사실을 TV쇼서 까발리는 바람에 고향인 상남으로 도망쳐온 이야기를 그린 외전 '쇼난데이즈'가 연재 중. 근데 아직까지 동정이다.]








● 강건마 (in '럭키짱')

- 나왔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히어로! (엣취) 한국만화사에 여러모로 큰 족적을 남기고 계시는 김성모 대화백의 불멸의 출세작.한때 부산 일대를 평정하여 '닥터K'라고 불렸으며 조용히 살기 위해서 서울의 명문 쾌산고등학교로 전학오게 된다.

허나 불의를 못참는 성격 때문에 마영웅과 지대호 등 서울의 실력자들과 부딪치고 각 지방 짱들과 대결하며 급기야 일본, 미국 불량청소년들과의 국제분쟁에도 휘말리게 되는데~ 필살기는 소인배들을 무릎꿇리는 눈빛과 3단 콤보. 훗날 진화된 108계단 40단콤보를 완성한다.

[→5부까지 한 50권도 넘게 신나게 싸워대고는 본인도 영 아니다 싶었는지 과감하게 머리를 깎고 열심히 공부하기로 마음 먹는다. 다만 새로 들어온 1학년 후배 철부지 둘 때문에 좀 골치를 썩이다가 잘 해결하고, 여친과 함께 재차 학업에 열중하여 좋은 대학에 간 것 같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해피엔딩이다.]








● 현상태 (in '짱')

- 유일하게 현재진행형인 만화. 소년챔프에서 원피스보다도 더 오래 연재되는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현실과 시간 차이가 있는 일상물의 문제 덕분인지, 1권만 봐도 삐삐를 차고 다니는 주인공들이 59권 즈음해서 최신형 터치폰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유리가면'과 마찬가지로 덮어주는 것이 예의이다.

그리하야 10년이 넘어서야 간신히 3학년으로 진급했으며 즉 15년 넘게 우상고를 이끌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 싸움은 단 한번만 빼고는 진적이 없으며 현재는 일대 몇십의 다구리가 아닌 이상 일 대 일로는 당할 자가 없는 랩치트캐가 되었다.

[→ 우연히 뺑소니범과 사기꾼의 체포를 돕게 되고는 진로를 생각하게 된다. 처음엔 경찰대를 지망했지만 성적의 한계를 깨닫고 대신 형사시험을 보기 위해 열공 중…

…이어야 하는데 워낙 주변에 일들이 많아서 공부할 새가 없다. 거기다 요즘엔 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걱정이 태산이라고. 파이팅.]








이렇게 추억의 학원물 주인공들에 대한 진로를 정리해봤습니다. 이중 가장 성공한건 역시 테츠오, 가장 현실적인건 강건마려나.그래도 이 친구들은 모두 늘 자신만만하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에 마지막까지 원하는 길로 주저않고 나아갔으니. 현실을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그런 명쾌한 면이 부럽기도 합니다. 뭐 만화는 만화이므로.

한때 이들의 활약에 푸욱~ 빠졌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핑백

  • 잠보니스틱스 : 오늘의 화창한 잡동사니 2010-05-30 10:47:22 #

    ... 작품은 어느 쪽? ★구수한 한국이름 라이더 (rumic71님) 창씨개명의 추억. ★세기말 구세주의 기적 (나타라시바님) 지저스 켄시로스트 슈퍼스타(?) ★잘나가던 학원'짱'들 지금은 뭐하고 지내시나? (무희님) 다 그런대로 대충 졸업하고 잘사는데 한놈만 무한유급(...) ★현재의 과학기술로 영생을 손에 넣는 방법 (utena님) 일단 무얼 하 ... more

덧글

  • 콜드 2010/02/24 22:13 # 답글

    참 추억의 만화들이군요. 그로고보니 핫도그의 도기는? ^^
  • natsue 2010/02/24 22:18 # 답글

    츠루기 테츠야는 아들 세대가 나오는 2부에서 장렬히 사망하시기도......
    (...랄까 이 만화가 죽은 사람 부활시키기가 껌인 세상이라서......)
  • 腦香怪年 2010/02/24 22:54 # 답글

    츠루기는 같은 작가의 남자훈련소 외전 격인 "열혈마계남(원제는 모르겠고요)"에 보면 정계에 진출해서 무려 총리대신이 되어 있던 데.. 그 건 본편 시리즈와는 다른 설정인가요?

    그 작품을 보면 하여튼 남숙 졸업생들은 거개가 사회에서 각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모습을 보여주긴 하는 데 (심지어는 유학생이었던 제이까지 7함대 사령관이 되었으니)
  • 魔神皇帝 2010/02/24 23:21 # 답글

    ....짱이 아직도 하고 있었습니까?;;;;
  • PLel 2010/02/25 02:09 # 답글

    남자훈련소도 재밌게봤지만, 왠지모르게 오늘부터 우리는이 가장 인상깊었던 듯...
  • 듀얼콜렉터 2010/02/25 05:00 # 답글

    정말 추억의 작품들이네요.
  • 잠본이 2010/02/26 12:20 # 답글

    현상태만 아직까지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군요. (노린 작명인가?)

    근데 강건마의 결말은 너무 평범해서 김이 빠지는군요. 김사장 스타일이라면 우주정복도 가능할텐데!
  • 시무언 2010/03/01 07:56 # 삭제 답글

    크로우즈의 보우야는 그냥 행방불명(...)됐지만 친구들은 다 자기 갈 길 가더군요. 막판에 다들 자기 진로 찾아가는게 보기 참 좋았는데
  • 나이브스 2010/05/30 17:49 # 답글

    그러고 보니 크로우즈 쪽은 그 후 이야기가 어떤지 잘 못봤네요
  • ㅇㅇ 2011/06/28 13:34 # 삭제 답글

    현상태 짱은 1부까지만 하고 끝났어야 함...
  • A 2012/01/28 16:43 # 삭제 답글

    미츠하시 즉 한승태는 사실 정의감이 있어서 그런 일은 안할 것입니다.ㅎ
    사실 누구보다 더 깊은 의리와(마지막 탁현이를 믿어주는 것까지)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죠.

    나중에는 형사가 됩니다.

    스토리는 약간 다르나 미츠하시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같은 작가가 만든 '오늘 부터 나는 형사' 단편에서는
    최근 일본어 이름판은 다른 게 써져 있는 것 같은데 옛날 한국어 이름 판에서는 한승태라고 이름이 나왔습니다.

    100 센트는 아니나
    짱이었던 한승태 (미츠하시)는 형사가 됩니다.




    http://dcimg1.dcinside.com/viewimage.php?id=comic_new&no=29bcc427b78677a16fb3dab004c86b6fb5a2b0f8bff73109733700c7990bf963908e78e2a9d7e7cc227441d1aabfc4e01c9a68ab96880ad194ba3bd106f89c4f41cb65d28f8c20973153957354&f_no=3dec8077b58269f151be87e74580736f57dfe86680
댓글 입력 영역


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