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그때 '에바 신드롬'을 몸으로 겪으신 분들에게 동영상의 찬미

그것은 마치 휘몰아친 광풍과도 같았다.



최근 신극장판 '파'의 많은 자료들이 공개되어 또 이런저런 말들을 낳았던 '신세기 에반게리온'.

전작 '서'의 좋은 퀄리티에 만족한 팬들의 기대와 마찬가지로 '그만 좀 우려먹으라'는 충분히 욕먹을만한, 같은 분량의 비난을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만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아직도 널리 이야깃거리가 되는 화제작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솔직히 에반게리온만 관련되었다하면 이제는 말하기도 지겨워진 '철학적 의미'라던가 '감독의 의도' 어쩌구같은건 그냥 깊은 산속 절간 대웅전 한가운데 가부좌나 틀고 앉아있으시라 그러고, 여기서는 당시 90년대말의 에바 열풍을 온몸으로 체험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일단 제가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을 처음으로 알게된건 95년 즈음? 암튼 그때 비디오게임잡지에서. 한창 차세대기들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리던 새턴용의 게임으로 무려 그 세가가 직접 어드벤처를 만든다길래 흥미가 생겼고, 평범해보이는 쥔공은 그렇다치고 로봇생긴게 꽤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뒤로 늘 물건너의 애니메이션 소식을 겉핥기만이라도 접하던 게임잡지들의 애니메이션코너에서 - 그때는 인터넷도 드물었을뿐더러 한국판 뉴타입도 창간되기 전이었지요 -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의 소개가 빈번하게 올라오기 시작하고, 이듬해 96년에 또 '충격적인 결말'이라고 잠깐 또 완결을 알리는 기사가 실리기는 했지만 국내에서의 관심은 그야말로 '제로'.


그해 여름, 중3의 가을소풍날에 친구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만화책 두권을 빌려왔습니다. 신지는 '민호', 미사토 씨는 '혜경'으로 바뀐(꽤 좋은 이름 아닌가) 도서출판 알라딘의 해적판이었습니다만 그외 번역은 훌륭해서 꽤나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이미 완결된 에반게리온의 인기는 오히려 더욱 수직상승해버리고 우리나라에도 슬슬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그 열기가 상륙을 개시했다…?


96년 겨울 대원에서 무지막지하게 자르기는 했지만 더빙판 비디오가 마침내 출시되었고, 그뒤는 잘 아시는대로입니다.

97년 언젠가부터 게임잡지는 물론 프라모델잡지에 매번 소식들이 오르내리면서 심지어 영화관련지 마저도 에반게리온을 주의깊게 다룬 기사들이 실리는가 하면~?

용산, 청계천 등에서도 에반게리온LD를 더빙한 비디오와 화보집, 필림북, 포스터, 달력, 뱃지, 사진, 책받침 등 관련상품(거의다 무단복제)들이 꽉꽉 들어차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그야말로 유행 대유행, 데일만큼 화끈한 열풍같은 '신드롬'이었다.

쥔공 신지놈은 나가있고, 매력적인 히로인 레이, 아스카, 미사토 3인방의 인기는 가히 우주를 꿰뚫었으니 오죽하면 그때 하비저팬에 실린 하비쇼의 피규어 절반 가까이가 이 세분이었겠느냐. 특히 레이의 인기는 절대적으로서 그전에도 비슷한 타입의 캐릭터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소위 쿨뷰티의 히로인은 '아야나미 레이'형이라고 불릴 정도가 되었더라.

그 에바의 열기를 지나치게 신봉한 나머지 세가의 에바관련게임에 비하면 해괴한 괴작인 PC용의 '강철의 걸프렌드'가 국내유명성우분들을 기용한 완전한글화로 한정판까지 발매되어 많은 팬들을 낚기도 했구요.

하긴 이건 PC뿐만의 일은 아닙니다.강철의 걸프렌드가 PS1으로 이식될 때도 물건너 격주간 게임잡지인 전격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마침내 PS로 에바가 왔다'고 아주 대서특필하고 오두방정을 떨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N64로 격투게임도 하나 나왔었지.

97년 그때 제주변을 돌아보자면 역시 만만치가 않아서, 실제로 만화나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던 친구들마저도 '에반게리온'이란 이름은 들어보았으니. 심지어 학교에서 남는 시간에 누가 에반게리온 비디오 갖고왔는데 틀어보자고 해도 '그래 재밌겠다 한번 틀어보자'는 반응이 절대다수였습니다. 그만큼 파급력이 컸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뒤 극장판 2개가 개봉하고 시간이 흘러흘러 그 기세도 점차 사그라들면서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 훌쩍 흐르고 그동안 또다른 수많은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득세하고 또 사라져갔지만 에반게리온은 지금도 새로운 기획들이 전개되고, 계속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왜나면 팔리니까. 회사가 바보가 아닌 이상 돈이 되니까, 계속 팔리니까 계속 만들고. '이제 그만 좀 해라'는 말을 아무리 듣는다 해도 신상품들이 계속 안정된 수익을 기록하는- 건담같은 연작물도 아닌 단 하나의 시리즈로 그것을 해내고 있는- 에바의 저력은 진짜,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둘째치고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한때 그 열기에 푸욱~ 빠져있었던 그때를 생각하면서.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덧글

  • 오렌지대좌 2008/12/30 20:39 # 답글

    으음, 전 그 열기가 막 지나간 때 접했습니다.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바를 친구집에 가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정말로 말 그대로 컬쳐쇼크를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 MontoLion 2008/12/30 20:40 # 답글

    음... 저도 일단 그때는 직접 못 겪었지만... 개념 건담중 하나인 X가 그렇게 시청률0%로 발릴정도의 파워가 있었으니... [먼산]
  • 넥키바사라 2008/12/30 22:36 #

    에바는 재방송때부터 인기가 끌었습니다. 건담X가 시청률이 개박살로 떨어진것은 방송시간대가 새벽으로 이동되었기 때문입니다. 방송사 사장이 애니를 싫어서 그시간대로 옮겼다느군요.
  • 카구츠치 2008/12/30 20:44 # 답글

    에스카플로네가 x됐던 때였죠 아마...?
    지금에야 사골게리온이 돼버렸지만 그때는 정말 대단했지요.
  • 불신론자 2008/12/30 21:25 # 답글

    그리고 저는 아직 극장판도 안 봤지요.
  • kykisk 2008/12/30 21:26 # 답글

    저도 정말 빠져살았는데
    요즘 너무 우려먹는것같아서 점점 싫어지더군요..;;
    뭐 그래도 원작만큼은 훌륭한작품이라생각되지만말이죠..;
  • 靑山 2008/12/30 21:54 # 답글

    무서운건 더 우려먹을게 많을거 같다는 거죠
  • 무념무상 2008/12/30 22:09 # 답글

    전 친구 덕에 옆에서 간간히 접했죠.
    그 친구가 참으로 에바 광덕이라서...(...)
  • 캐스트럴 2008/12/30 22:22 # 답글

    중학교2학년떄 처음보고 한동한 신지신드롬에 빠져서 고생했었죠;;;;
  • 홍당 2008/12/30 22:26 # 답글

    한 세대를 사로잡는 컨텐츠의 무서움인거죠
  • 천미르 2008/12/30 22:31 # 답글

    ...결말이 병맛이네 어쩌네 하는 안티의 숫자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멋진 작품입지요.
  • dokio 2008/12/30 23:19 # 답글

    저는 제대로 본 건 극장판 서가 전부였지만, 참 특색있고 멋진 작품인 거 같더군요. 특히 캐릭터성은... 에바 이후에 레이와 아스카 형 미소녀가 대량 양산된 걸 떠올려보면...; 굳이 양산까지 아니더라도 그 영향을 받은 캐릭터가 아직도 보이고. 암튼 에바는 대단한 듯...
  • 서람 2008/12/30 23:37 # 답글

    사골게리온이라고 해도, 수익이 날 만큼 팔리니까 우려내는 거겠죠. 그것만 해도 대단하다고밖에는...
    새로운 팬들을 낚을-_; 여지도 있구요. 저만 해도 이번 극장판 서를 계기로 에바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거든요. 97년이면 저는 열 살도 안되었을 때니까요... -ㅂ-;;
  • esperos 2008/12/31 00:06 # 삭제 답글

    에바가 기승을 부리던 당시에 저는 에스카빠로 애니계에 입문해서...(먼 하늘)
  • 나이브스 2008/12/31 00:07 # 답글

    저는 이걸로 사춘기를 보냈죠
  • 조슈아 2008/12/31 00:19 # 삭제 답글

    일본에서 95년도에 에반게리온이 첫 티비 방영을 했을때 시청률은 별 볼일 없었습니다. 인기도 없었고 몇몇 오타쿠들이나 보는 그들만의 애니였죠. 실제로 안노 히데아키는 시청률이 너무 안좋으니 시청률이 나올만한 발랄한 내용을 반드시 넣으라는 방송국의 압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티비 시리즈는 아스카가 등장하면서 '발랄하게' 수정을 가해야 했기때문에 결과적으로 결말이 파탄이 나 버렸죠. 나머지 내용들을 남은 회 동안 도저히 다 집어넣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에바 광풍은 그 이후입니다. 재방송이 시작되었고, 제대로 된 결말을 원하는 오타쿠들의 압박?으로 안노는 극장판을 만들었고, Death & Rebirth, End of Eva, 진심을 그대에게로 이어지는 에반게리온의 극장판 개봉 시기를 전후로 해서 에바는 그야말로 사회적인 신드롬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일본문화는 음성적인 루트로만 수입되었고,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문화를 개방하지 않았음에도 에반게리온의 열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대단했습니다. 극장판 원정 관람을 가고, 게임이나 만화관련 잡지 뿐만 아니라 제 기억으로는 일반 신문 문화면 (스포츠 찌라시가 아님) 에서도 에반게리온에 대한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스크랩 해놓은것도 있는데 ㅋㅋ 한마디로 대단했죠. 일본내에서는 우주전함 야마토, 건담 시리즈 그 다음을 잇는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곤 했습니다.

    저도 10년 넘게 애니 봐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에반만한건 없네요. 에바부터 보기 시작해서 그 이전은 잘 모르고 말이죠 ㅎㅎ
  • 比良坂初音 2008/12/31 00:26 # 답글

    전 TV판 방영되는걸 보았습니다만(일본서 비디오로 공수받아서;;)
    여러가지 의미로 충격적인 물건이었지요....
    정작 인기는 한참 나중에 폭발적이었다는게 깨긴 했습니다만;;;
    (그러고보니 신카이 마코토씨의 작품도 그랬었네요... 조그맣게 홈페이지 하나
    있던 시절부터 들락날락 했는데 정식으로 별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부터 폭발적이;;;)
  • hammer 2008/12/31 00:29 # 답글

    에바는 사골이니 어쩌니 해도 이미 레전드급으로 간것 같습니다.
  • 피오레 2008/12/31 00:36 # 답글

    일본은 건담의 뉴타입선언이니 뭐니 별별 거대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에바 신드롬 정도의 거대한 애니메이션 쇼크가 없었으니까 특히 기억에 남네요. 그러고보니 물건너에서도 재방송 부터 인기를 끌고 엔드 오브 에바로 폭탄을 떨군 시기와 한국에서 붐을 탄 시기가 일치해서 정말 양국이 에바 하나로 시끌시끌했었죠. 오타쿠 한정의 이야기지만;;
  • 류즈이 2008/12/31 01:12 # 답글

    입덕의 계기 입니다. -_-

    분명 멋진 작품이지만 입덕하게 만든거 생각하면 좀 증오스러운 작품이구만요
  • 청야적월 2008/12/31 02:01 # 답글

    중학교 방송실에서 틀어준 TV화면에서 일반적으로 보아왔던 용자로봇이 아닌 시퍼런 악역같이 생긴 로봇의 매끄러운 생물체 같은 움직임에 쇼크 받았었죠.
  • 듀얼콜렉터 2008/12/31 09:52 # 답글

    저도 직접 몸으로 겪어 봤습니다. 대학생인 형이 애니메이션 동아리에서 틀어준 에바를 보고 감명 받았던지 집에 와서 나보고 오프닝 싱글을 사라지 않나(그때는 북미에서 애니CD 사는게 힘든 시기) 일본 비디오 대여점 가서 그 주 상영분의 에바 테이프를 빌리라고 않나 고생 좀 했죠. 저도 그후 팬이 됐고 TV판의 결말에 의문을 품었었는데 그때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직접 북미에 온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극장판이 공개됐었고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팬들의 성원에 힘있어 만들었다'해서 전율한적이 있는데 나중에 극장판을 본후 좀 비뚤어 졌다는...(극장판의 결말이 개인적으로 싫었죠) 암튼 뭐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느걸 보면 대단한 작품이긴 합니다.
  • 아돌군 2008/12/31 10:06 # 답글

    답글을 쓰려다가 글이 좀 길어져서 트랙백합니다.
  • 魔神皇帝 2008/12/31 10:09 # 답글

    동세대 애니 본 사람들 중에 에바 영향 안받은 사람은 없었을 정도였죠^^;;;
  • 알트아이젠 2008/12/31 10:24 # 답글

    사촌형이 어렸을때 빌려준 비디오 테이프가 바로 에반게리온 데스 & 리버스죠.
  • スナヲ 2008/12/31 10:45 # 답글

    전 다 짤린 대원판으로 처음 접했다가 - TV 광고로 처음 알게되었음 - , 중딩때 원판을 접했을 때 느꼈던 컬쳐쇼크로 인해 지금 이모양 요꼴이 되었습[...]
  • 소우주11 2008/12/31 10:47 # 답글

    초등학교 3학년 때 빌려본 대원판 에반게리온의 비디오로 저의 인생은 180도 변했죠...지금은 에바 덕분에 애니메이션 대학에까지 들어갈려고 준비중이니 저에겐 에바란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죠
  • 캡틴터틀 2008/12/31 11:44 # 답글

    에바도 건담처럼 한 30년 가는거 아닐까요...
  • 닥슈나이더 2008/12/31 12:12 # 답글

    96년도 중순에 비디오로 돌려보면서... 90학번 형이 하신 한마디....

    와~ 이런걸 일본은 TV에서 해주니까... 애들이 정신을 못차리지....

    란 말씀을 하시고.. 정신을 못차리시면서.. 연작 시청을....
  • 젠키 2008/12/31 13:00 # 삭제 답글

    에바의 저력..이라고 하는것의 반정도는 윗글내용중의 감독의 의도니 뭐니 하면서 거창하게 부풀려댄
    낚시에 낚인자들의 지지랄까..남들이 좋다니까 그리 뵈는 층들도 적지 않을듯
  • Skibbe 2008/12/31 13:31 # 답글

    떡밥이 많아서 재밌긴 했지만;
    주인공이 병맛이어서 재밌게만도 보지는 못했던 애니죠;...수정펀치로 죽빵을 날려주고 싶은 찌질함이란;..
  • 벨제뷔트 2008/12/31 13:52 # 삭제 답글

    당시 대학가 축제마다 비디오에 자막 넣어 상영하고 상영하고...
    그랬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 전의 일이로군요, 휴우.
  • azurebird 2008/12/31 14:20 # 답글

    아시마 작전에서 민간인 대피시키는 장면이 쇼크였지요. 정말로 작전 짜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때처럼 애니하나에 몰두할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 oldman 2008/12/31 15:58 # 답글

    저도 에바를 통해 애니에 입문하였는데 벌써 10년이 넘은 세월이 흘렀네요...orz
  • 젠카 2008/12/31 18:49 # 답글

    이 애니 때문에 오덕의 길을 걷고 말았었죠; 온갖 상품을 사기 시작했던;;; 일본말도 모르면서 말이죠-_-
  • fkdlrjs 2009/01/01 16:01 # 삭제 답글

    강철의 걸프렌드는 '더빙만큼은' 좋았죠.
  • 열혈 2009/01/02 02:56 # 답글

    극장판 서 처럼 우려먹는 다면 얼마든지 당해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제타건담 극장판하고 너무 비교가 되더라는...
  • Zera 2009/01/03 02:39 # 답글

    아마 결혼해서 애를 키우고 있을 즈음도 우려먹을 것 같습니다
    뭐 그만큼 좋아하니까
  • Adam 2009/03/07 18:19 # 삭제 답글

    역시 에반게리온... 전 2005년에 중1때 처음 투니버스에서 몇번봤었죠.. 애니를 막 보기시작한 때라 별로 지식은 없었고 그냥 애니구나 하고 봤는데, 한두편 보고 완전 전율을 느껴서 인터넷 뒤져서 다봤죠..
    지금은 고2인데 매년 여름 방학 겨울방학때 한번씩 봐서 에반게리온 본편만 7번을 봤죠.
    앤드오브에바에서 "시크릿"에 관련된게 나오는데,,, 안노 감독도 시크릿을 알고 있었던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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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