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中의 상막장, 에반게리온 강철의 걸프렌드2nd - 아스카 편 게임의 추억

어이구 이걸 3만8천원이나 주고 산 내가 등신이지.



2006년 PS2와 PC로 발매된 어드벤처 게임, 신세기 에반게리온 - 강철의 걸프렌드 2nd.(이하 강철2)

세가에서 제작한 새턴용의 세 작품과 그외 N64용 액션, PC용 탈의마작과 어드벤처 강철의 걸프렌드, 그외 육성시리즈,PS2의 에반게리온2에 이은 작품으로서, 만화 연재와 함께 밝은 분위기의 학원물로서 발표 당시 공개된 여러가지 CG와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나온 작품은…10년전의 강철1편과 비교해 하나도 나아진게 없는 진상이었지요.

악명은 자자하되 자료는 적었는지라, 넷상에 돌아다니는 이미지들 보고 혹해서 브로마이드가 더해진 PS2용 한정판을 4만원 가까이 주고 산게 어제 도착해서, 곧바로 아스카 시나리오 엔딩을 보고 난 지금 심정은 이대로 뒷목잡고 쓰러지고파!!…입니다.




일단 패키지, 음 좋아 맘에 든다. 근데 브로콜리서 만들었다고? 디지캐럿 판타지 재밌게 했지 기대되는구만.

오프닝은 당연히 없네? 에이 뭐 이정도야.

대사 다시보기 없어? 대사 스킵도 없네? 에잇 난 15년전 PC98용 겜도 수도없이 즐겨본 사람이다 근성근성.

세이브할 때 시간표시라던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세이브1'이런 식이다. 슬슬 미간에 힘들어가네.

그나마 시나리오나 괜찮나 했더니 막판들어 날림이네 눈뜨고 못봐주겠다. 사도들이 무슨 원펀치 쓰리강냉이 아구지 하이킥 한방에 다 나가떨어지냐. 아담은 왜 쳐들어온건데? 에반게리온은 그냥 나쁜놈을 쳐부수러만든 정의의 슈퍼로봇이니? (←농담 아님)

엔딩까지 흔하디흔한 동영상 하나 안 넣어주는군. 그 저예산근성에 탄복했다. 엔딩곡은 좋구나.

아놔 진짜 오마케까지 막장이네. 사운드 다시듣기도 없고 꼴랑 앨범 하나냐? 근데 몇몇 그림은 다시 볼수도 없네? 이런 10달러8센트.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킨 상태에서 조용히 CD꺼내서 집어넣고…아…아…심호흡 두번하고.

가이낙스님들아, 당신들은 정녕 육성시뮬 말고는 게임 만드는 방법을 이다지도 모른단 말인가요? 아니 브로콜리도, 디지캐럿 판타지 만든 그 실력은 다 엿바꿔먹었니? 외주 작품이라 졸면서 만드셨어요? 10년전 세가의 어드벤처 '에반게리온 2nd 임프레션'이 100점 만점이라면 이건 -600점에 열배를 때려도 모자라겠다. 캐릭터와 CG말고는 시나리오, 인터페이스, 시스템의 모든 면에서 20년전 PC88용 에로겜보다도 못한 이 괴작을 어찌하나염.

…솔직히 심플 시리즈래도 믿겠다. 이걸 발매당시 일반판 5,800엔, 한정판 7,700엔에 팔아먹을 생각을 하고 꼴에 베스트판까지 내놨단 말이지…. 하긴 그 이후로도 명탐정 에반게리온과 배틀 오케스트라 등등으로 삽질을 거듭하고 있으니 뭐라 말을 못해드리겠사옵니다.

그나마 이성의 한자락으로 계속 플레이할 동기를 제공했던 아스카편의 이미지들입니다.

이 게임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프롤로그 첫장면입니다.
2인승 자전거를 타고 신지에게 앞을 보지 말라고 소리치는 아스카.


등교길 아침에 신지의 옷깃을 매만져주는 아스카.


함께 인공진화연구소로 가는날 신지를 기다리다 삐진 아스카.


처음으로 에바를 접하고 기념사진을 찍어달라는 아스카.


사진이 맘에 안든다며 갑자기 옷을 훌렁 벗어제끼고 다시 포즈잡는 아스카.


실험이 끝나고 사복 차림으로 신지를 기다리는 아스카.


미소녀게임에 빠진 신지에게 진짜 여자애를 가르쳐주겠다는 아스카.


체육 시간. 바스트에서 레이에게 패하자 여자의 매력은 다리라고 주장하는 아스카.


저 꼬라지로 동굴탐사를 가겠다며 예쁘냐고 묻는 아스카.


동굴 안에서 무섭다고 손을 잡아달라는 아스카.


돌아가는 기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흔들린다고 안아달라는 아스카.


옷갈아입는 신지를 덮친 채로 유이의 편지를 읽어주는 아스카.


양가 부모님이 일로 자리를 비운 하루,
함께 밤을 보내기로 약속하고 들떠서 장을 보러 나온 아스카.


식사 이후 걸려온 레이의 만나자는 전화를 거절했을 때,
기뻐하며 신지를 올라타는(…) 아스카.


'이런걸 꼭 해보고 싶었다'며 남자애를 목욕탕으로 끌고 온 아스카.


온가족의 PS2에 도전하는 아스카.


신지와 알몸으로 나란히 한 침대에서 잠이 드는 아스카!!!


최종결전 이후 자신을 선택해준 신지에게 키스해오는 아스카.


엔딩. 독일로 떠나는 배안에서 신지의 품에 안겨 전송을 받는 아스카.


꼭 끌어안은 채로 안놔줘서,
결국 신지를 출발하는 배에서 못내리게 만든 아스카.
마지막 대사는 「이대로 둘이서 독일로 가버릴까.」




…레이편은 그렇다치고, 차마 카오루 엔딩까지 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아는 분이 이 게임을 발견하면 개인적으로 부수라고 권하고 싶군요.

가이낙스는 앞으로도 자체든 외주든 간에 어드벤처게임 만들 생각은 절대로 꿈에서도 하지 말아라.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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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일렉트리아 2007/11/16 22:21 # 답글

    ...아무리 여러사람이 그렸다지만 작화가 틀려도 너무 틀리군요;
  • 둘잇쿵 2007/11/16 22:23 # 답글

    가이[낚]스 이군요 ....
    전개가... 전개가...
  • 샌드맨 2007/11/16 22:23 # 답글

    작화가 좀..;;;
  • 밥상뒤집기 2007/11/16 22:25 # 답글

    랄까... ps2용으로 나온 에바는 제정상인게 하나도 없답니다 ;ㅁ;
  • 까초니 2007/11/16 22:25 # 답글

    그래도 아스카 좋잖아요 ㅠㅠ.. 저런 이미지가 나오면 근성으로 할만합니다..!!
  • 시대유감 2007/11/16 22:27 # 답글

    강철의 골프랜드 2....
    저도 아스카 떡밥만 믿고 잡았다가 눈물만 줄줄 흘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자유도는 약하다.
    동영상은 없다.
    유저 중심의 인터페이스는 거부한다.
    100% 리얼 로봇액션 에박.
  • 까초니 2007/11/16 22:27 # 답글

    그리고.. 신지와 알몸으로 나란히 한침대에서 잠이 드는 아스카!!! 이게 중요하군요...(뭣..!?)
  • 불신론자 2007/11/16 22:27 # 답글

    ...
    아(...)
    ...
  • 에스테 2007/11/16 22:34 # 답글

    결론은 아스카만 믿고 가야했다는 슬픈 이야기군요.. ㅠㅅㅠ
  • 가이우스 2007/11/16 22:36 # 답글

    pc판은 에로모드라도 있어서 다행..
  • 제노 2007/11/16 22:47 # 답글

    PC판으로 해봐서 아는데 이게 내용이 지랄맞죠.
    에바 5인전대에서 굴렀습니다
  • 다스베이더 2007/11/16 22:48 # 답글

    작화가 너무 미묘한데요...
  • 레아라 2007/11/16 23:01 # 답글

    아이쿠.....
  • 가이우스 2007/11/16 23:03 # 답글

    N64 에바도 있기는 하군요.. 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 kykisk 2007/11/16 23:42 # 답글

    나의 아스카는 이렇지않아!
  • 리볼빙 2007/11/17 00:48 # 답글

    결론: CG 보고 보지 마라
  • NRPU 2007/11/17 01:23 # 삭제 답글

    에바 게임중에 육성빼고 가장 개념있는 축에 속하는게 N64 에반게리온일겁니다-_-
  • 나이브스 2007/11/17 01:48 # 답글

    나의 아스카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 산왕 2007/11/17 02:23 # 답글

    어이쿠 이런 게임이 있었군요;
  • hidexg 2007/11/17 02:36 # 삭제 답글

    3류 야애니 작화... 군요(...)
  • 루리 2007/11/17 03:44 # 답글

    CG 수위가 참 대단하죠...(...)
  • John 2007/11/17 08:19 # 답글

    뭐랄까... 압박적인데요...
  • 그리버 2007/11/17 08:34 # 삭제 답글

    ....그냥 차라리 대놓고 18금으로 갔으면....

    좀 괜찮았을라나?
  • 아자토스 2007/11/17 09:31 # 삭제 답글

    레이엔딩 보고 못건드렸는데 이런 작붕이;;ㄷㄷㄷ
  • 푸른마음 2007/11/17 10:24 # 답글

    개낚스에 한표 orz
  • 오작서생 2007/11/17 12:08 # 삭제 답글

    이게 PS2까지 할 게 있더랍니까?(펜티엄1로도 돌아가겠다.)
  • 듀얼배드가이 2007/11/17 13:26 # 답글

    이후에 하나 더 나오지 않았더랬습니까 -_- 어제 방청소하다가 이 게임의 화보집이 있더군요, 무지 얕았습니다...
  • 월광토끼 2007/11/17 16:07 # 답글

    ..자전거에 탄 아스카 엉덩이만 좀 볼만하고 나머지도 그다지 -_- [.]

    '레이 옷 벗기기 플래쉬 게임' 이딴거가 차라리 나을지도 모릅니다.
  • 도로시 2007/11/17 21:44 # 답글

    어익후 뭔가 왠지 보면 안되는 것을 본 느낌입니다..;;;
  • fkdlrjs 2007/11/17 22:54 # 삭제 답글

    ....이럴까봐 제작발표 났을 때 제네큐나 만들라는 소리가 나왔구나...
  • 메리오트 2007/11/19 01:20 # 답글

    이미 온가족의 PS2를 초월한듯한..
  • lchocobo 2007/11/19 08:09 # 답글

    온가족의 PS2에 도전한 것이 그나마 기념비적이네요. (야)
  • milly564 2007/11/29 21:33 # 답글

    파닥파닥 당했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 이세리나 2007/12/01 03:22 # 답글

    ㄱ-...
  • 소우주11 2007/12/01 17:18 # 답글

    제가 이래서 에바가 나온 게임은 안사요 ㄱ-
  • 남기호 지방인 2009/10/25 14:54 # 삭제 답글

    쿼터 걸, 과학자들 맨정신으로 맹글지 않았을듯 ? (쿼터걸 이브 하프걸, 대전시대 과잉 애국심 결과 ? )
  • 남기호 지방인 2009/10/25 14:58 # 삭제 답글

    에반게리온 테레비 판, 극장 판 보다, 강철 걸프렌즈 시리즈가 몇 배 (열도)(전통)예술 답다고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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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 밖에 없다.